'非明횡사' 공천에... 원로들도 “불공정 공천 강한 유감”
'非明횡사' 공천에... 원로들도 “불공정 공천 강한 유감”
  • 진현우 기자
  • 승인 2024.02.21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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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관위, 18곳 공심 결과 발표… 친명 대거 단수 공천·비명 지역구선 경선
후보 적합도 조사 공정성 논란… “영입인재에 유리한 결과 조성 목적”
김부겸·정세균 등 당 원로들 긴급 회동… “불공정 공천… 강력 유감”
임혁백 더불어민주당 공관위원장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공천심사결과를 발표를 마친 뒤 밖으로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임혁백 더불어민주당 공관위원장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공천심사결과를 발표를 마친 뒤 밖으로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지도부의 ‘공천학살’ ‘자객공천’ 논란이 확산되면서 계파 갈등이 극으로 치닫고 있다. 급기야 김부겸·정세균 전 국무총리 등 당 원로들까지 나서서 이 대표의 불공정 공천에 유감을 표명했다. 

당 공천관리위원회가 현역 평가 '하위 20%' 개별 통보에 들어간 가운데, 최하위권 명단에 비이재명계가 대거 포함되면서 '공천 학살' 논란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비명계 송갑석·박영순·김한정 의원은 ‘하위 10·20%'에 속했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당이 '이재명 대표의 사당(私黨)'이 되고 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김영주·박용진·윤영찬 의원에 이어 하위 20% 평가를 받은 비명계 의원들이 줄지어 '커밍아웃'에 나서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아울러 친명계가 대거 단수공천에 포함되고, 비명계 현역 의원과 경선을 치르는 곳도 늘어나면서 ‘사천’ 논란은 더 확산될 조짐이다.  

이날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가 발표한 4차 공천 심사결과를 보면 선거구 18곳 가운데 10곳이 단수공천, 8곳은 2·3인 경선이 치러진다.

서울 금천에선 최기상 의원과 이 대표의 ‘대장동 사건’ 변호를 맡은 조상호 민주당 법률위원회 부위원장이 맞붙고 광주 광산갑은 이용빈 의원과 박균택 당대표 법률특보가 경쟁한다. 경기 용인병에선 재선 정춘숙 의원과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이 경선을 치르게 됐고 남양주갑에선 최민희 전 의원과 임윤태 전 민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이 맞붙는다. 

비명계 현역 의원은 빼고 친명계 인사를 넣어 돌린 ‘지역구 후보 적합도 조사’도 논란이다. 당 안팎에서는 이미 비명계 하위20% 명단을 만들어놓고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친명계에 유리하게 몰아주기로 여론을 왜곡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일례로 지난 17일 인천 부평을에서는 친문 4선 홍영표 의원을 후보군에서 제외하고 친명(친이재명)계 이동주 의원과 최근 민주당에 '인재'로 영입된 박선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 등 두 사람에 대해서만 경쟁력을 묻는 전화 여론조사가 진행됐다.

서울 마포갑에서도 지난 17일부터 18일까지 2개의 전화 여론조사가 진행됐는데, 하나는 민주당 영입인재 인사 2명을 국민의힘 예비후보와 가상대결한 조사였고, 다른 하나는 민주당 노웅래 의원과 7명의 예비후보를 이름만 나열해 적합도를 묻는 조사와 노웅래 의원과 국민의힘 신지호 예비후보와의 가상대결 조사였다.

한 민주당 예비후보는 “누가 하는지도 모르는 여론조사에서 8명의 예비후보의 적합도를 묻곤 뜬금없이 노웅래와 신지호의 가상대결 질문이 나오는 것은 누가 봐도 노웅래 의원이 공천된 것으로 착각하게 만들었다”고 강하게 토로했다.

그러면서 “후보가 많은 지역에 있는 예비후보들에게도 1차 컷오프 후 본선경쟁력 조사 기회를 줘야 한다”며 “영입인재에게만 유리한 결과를 만들어주기 위한 목적이라면 어느 누구도 동의할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홍익표 원내대표는 여론조사 불공정성 논란과 관련해 “당에서 실시한 것은 사실관계를 파악할 수 있도록 관련 내용을 밝히고 (논란이)반복되지 않게 조치하겠다”며 “최고위원회에서 (이 문제를) 이야기하고 문제 있는 여론조사기관을 제외시키겠다”고 밝혔다.

원로들도 이 같은 당 공천 상황에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이재정·김원기·문희상 전 국회의장 등 당 원로들은 이날 오전 서울 모처에서 회동을 갖고 이 대표의 불공정한 공천에 대한 강력한 유감을 표시하며 공정한 공천을 촉구했다.

hwjin@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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