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리스크'에 '노조리스크'…이재용, 등기이사 다시 수면 아래로
'사법리스크'에 '노조리스크'…이재용, 등기이사 다시 수면 아래로
  • 장민제 기자
  • 승인 2024.02.20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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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개최, 사외이사·감사 선임안만 상정…3월20일 주총
삼성, 리스크 관계 없이 미래준비 전념…현장경영 박차가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사진=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사진=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가 무산됐다. 최근 ‘부당합병·회계부정’ 사건 1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았지만 검찰의 항소로 사법리스크가 지속된 영향이다.

삼성전자 이사회는 20일 회의를 열고 오는 3월20일 경기도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제55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키로 결정했다.

이번 주주총회에선 △재무제표 승인 △사외이사 신제윤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조혜경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유명희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정관 일부 변경의 안건이 상정될 예정이다.

관심을 모았던 이재용 회장의 등기이사 선임은 주총안건으로 선정되지 못했다. 등기이사는 이사회가 후보를 정해 주총 상정안건으로 올리면 주총에서 주주들의 결의로 최종 선임된다.

이 회장은 지난 2016년 10월 삼성전자 등기이사로 선임된 후 국정농단 사태에 2019년 10월26일 임기를 끝내고 무보수로 근무 중이다. 이에 책임경영 차원과 급변하는 경영환경을 헤쳐 나가기 위해 이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가 필요하다는 요청이 많았다. 이달 5일 ‘부당합병·회계부정’ 사건 1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은 점도 이 회장의 등기이사 재선임에 힘을 실었다.

그러나 검찰 항소가 이어지며 사법리스크를 완전히 벗지 못하자 등기이사 복귀도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 2심 기간 3~4년에 상고까지 진행될 경우 재판은 총 5~7년간 진행될 수 있다.

재계는 삼성의 경영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관측이다. 특히 이 회장은 지난 19일 삼성그룹 첫 통합노조 공식출범으로 ‘노조 리스크’까지 떠안게 됐다.

이날 출범을 알린 ‘삼성그룹 초기업 노조’는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화재,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계열사 4곳의 노조가 뭉쳤다. 이들은 정치색을 배제하고 구성원들의 권익향샹에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첫 시작은 1만5000여명 규모며 5월경 삼성전기 노조가 합류할 예정이다.

다만 이 회장은 리스크 관계없이 주력사업을 챙기며 미래 준비에 전념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경기악화와 대외 불확실성이 증대되는 만큼 생존을 위한 변화의 속도를 늦출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위기극복이 과제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은 지난해 업황 악화로 연간 15조원에 달하는 적자를 냈고 배터리 사업도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에 따른 타격이 예상되고 있다.

이 회장은 올해초 국내외 주요 계열사 사업장을 방문하며 현장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달 삼성리서치를 찾아 차세대 통신기술 분야를 점검했고 이달 9일엔 말레이시아 스름반의 삼성SDI 배터리 공장을 들렀다. 또 지난 16일엔 삼성바이오로직스 인천사업장을 방문해 ‘미래 향한 도전’을 강조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2020년부터 주주들이 주주총회에 직접 참석하지 않아도 사전에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전자투표 제도를 도입했다. 주주들은 3월10일 오전 9시부터 19일 오후 5시까지 전자투표에 참여할 수 있다.

jangstag@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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