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칼럼] 부산에 마이스가 필요한 이유
[금요칼럼] 부산에 마이스가 필요한 이유
  • 신아일보
  • 승인 2023.12.08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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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열 고양컨벤션뷰로 사무국장

'인사동시대'를 연 신아일보가 창간 20주년을 맞아 '문화+산업'이라는 새로운 형식의 칼럼을 기획했습니다. 매일 접하는 정치‧경제 이슈 주제에서 탈피, '문화콘텐츠'와 '경제산업'의 융합을 통한 유익하고도 혁신적인 칼럼 필진으로 구성했습니다.
새로운 필진들은 △전통과 현대문화 산업융합 △K-문화와 패션 산업융합 △복합전시와 경제 산업융합 △노무와 고용 산업융합 △작가의 예술과 산업융합 △글로벌 환경 산업융합 등을 주제로 매주 금요일 인사동에 등단합니다. 이외 △푸드테크 △취업혁신 △여성기업이란 관심 주제로 양념이 버무려질 예정입니다.
한주가 마무리 되는 매주 금요일, 인사동을 걸으며 '문화와 산책하는' 느낌으로 신아일보 '금요칼럼'를 만나보겠습니다./ <편집자 주>

 

 

지난 11월 말 세계박람회 사무국이 있는 프랑스 파리에서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다. 범정부 차원의 최선의 노력에도 부산은 결국 짧은 준비 기간과 오일머니를 앞세운 사우디아라비아의 파상공세에 무릎을 꿇었다. 필자는 이번 실패에도 엑스포 유치를 향한 부산의 노력을 응원하며 부산과 같은 도시가 엑스포 같은 대형 MICE(마이스·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 행사를 유치하려는 이유와 그 효과들에 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엑스포는 3개월에서 6개월 동안 전 세계 150~200여개국으로부터 수천만명이 찾는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MICE 행사다. 가장 최근 엑스포를 개최한 두바이 엑스포는 2021년 10월부터 6개월 동안 192개국으로부터 2300만명이 참가했다. 유치 및 개최에 드는 예산 역시 천문학적이다. 언론 보도 등에 따르면 두바이 엑스포의 경우 엑스포 준비 및 개최에 151억달러(약 17조원)가 투입됐다. 사우디아라비아도 2030년까지 사우디아라비아 전역에 3조3000억달러(약 4300조원)를 투자하며 엑스포 유치 및 개최에만 78억달러(약 10조원)를 투입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역시 성공적 유치가 이뤄졌다면 행사의 유치 및 개최에 3~4조원 이상이 소요되는 것으로 예상했다고 한다.

이같은 천문학적 예산이 요구되는 엑스포 행사 개최를 부산이 추진해야 하는 이유와 행사를 통해 부산이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전 세계 MICE 관련 단체들의 협의체인 GMIC(Global Meeting Industry Council)은 MICE 행사가 도시에 미치는 유산들을 빙산(Iceberg)에 비교하며 MICE 행사는 표면에 나타나는 이벤트적 속성 외에도 방문객들의 직접적 소비를 통한 지역경제에 미치는 긍정적 파급효과, 개최도시의 자연, 문화적 경험을 통해 관광 산업 발전 기여, 학술 대회 및 콘퍼런스를 통한 최신 지식과 기술의 전파 및 지속 가능 MICE 개최를 통한 도시 환경 보호 및 지역 사회 발전에 기여와 같은 더 큰 유의미하고 긍정적 효과들을 포함한다.

최근 부산은 대한민국 제2의 도시로서의 위상을 잃어가고 있다는 보도와 지표들이 등장하고 있다. 2020년 10월 27일 부산일보에 실린 칼럼의 제목은 '부산은 노인과 바다의 도시인가'였다. 글은 오랜 불황과 지속적인 인구 감소 탓에 젊은 청년들은 수도권 등 타지로 떠나고 도심은 갈수록 쇠락해 결국 노인과 조용한 바다만 남을 거라며 자괴감을 표하는 시민들의 수가 늙고 있다고 전한다. 실제 통계청 발표 2021년 시도별 경제 성장률 비교를 보더라도 부산의 경제 성장률은 1.9%로 전국 평균인 4.3%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경남과 제주를 제외하면 가장 하위권에 있었다. 

GMIC가 언급한 MICE의 빙산 효과는 엑스포와 같은 세계적 행사에서 더욱 커서 현재 부산이 겪는 어려움에 대한 근본적 해결책을 제시함과 더불어 부산의 미래를 만들어 가는 데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엑스포 현장에서 이뤄지는 참가국 간 국제 무역 협상 및 투자 유치를 통해 경제 활성화를 도모할 수 있고 엑스포를 통해 유입된 인구는 지역 인구 증가 및 노령화율 감소에도 이바지할 수 있다. 엑스포에 대한 국제적 주목과 관심은 부산시 관광 산업에 관한 관심으로 이어져 관광산업수입 증대로 이어진다.

또한 행사의 성공적 개최를 통해 강화된 도시의 국제적 이미지와 국제 비즈니스 목적지로서의 인식을 통해서는 해외 기업 투자증가 역시 기대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엑스포는 세계적인 기술과 혁신의 전시장으로서 국제적인 기술 협력을 촉진하고, 연구개발투자 통한 기술 혁신 또한 가능해져 첨단산업 육성 및 산업 구조 고도화 역시 가능해질 것이다.

엑스포와 같은 대규모 MICE 행사 유치는 큰 기회비용과 긴 시간이 필요하고 유치가 됐다고 해도 두바이 경우처럼 코로나와 같은 위험 요인들이 상시 존재한다. 하지만 성공적 개최가 되었을 경우 얻게 될 혜택은 그 모든 것들을 상쇄할 만큼 크다. 도시가 MICE 행사를 개최하는 가장 큰 이유다. 이번 실패를 교훈 삼아 좀 더 전략적이고 체계적인 준비를 통해 유치에 성공함으로써 부산시가 미래에 걸친 지속적 성장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상열 고양컨벤션뷰로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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