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칼럼] 이상 기후와 COP 28
[금요칼럼] 이상 기후와 COP 28
  • 신아일보
  • 승인 2023.12.22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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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속가능경영협회 김영우 회장

'인사동시대'를 연 신아일보가 창간 20주년을 맞아 '문화+산업'이라는 새로운 형식의 칼럼을 기획했습니다. 매일 접하는 정치‧경제 이슈 주제에서 탈피, '문화콘텐츠'와 '경제산업'의 융합을 통한 유익하고도 혁신적인 칼럼 필진으로 구성했습니다.
새로운 필진들은 △전통과 현대문화 산업융합 △K-문화와 패션 산업융합 △복합전시와 경제 산업융합 △노무와 고용 산업융합 △작가의 예술과 산업융합 △글로벌 환경 산업융합 등을 주제로 매주 금요일 인사동에 등단합니다. 이외 △푸드테크 △취업혁신 △여성기업이란 관심 주제로 양념이 버무려질 예정입니다.
한주가 마무리 되는 매주 금요일, 인사동을 걸으며 '문화와 산책하는' 느낌으로 신아일보 '금요칼럼'를 만나보겠습니다./ <편집자 주>

 

 

며칠 전 부산에서 벚꽃이 피었다는 뉴스를 들었다. 절기로 보면 대설이 지났는데 때아닌 반소매 차림이 등장하니 기후변화가 실감 난다. 얼마 전에는 한겨울에 호우 특보가 내리다 갑자기 영하 10도로 내려가는 한파 특보가 발령됐다. 이러한 이상 기후로 혼란스러운 가운데 최근 등장한 ‘기후 붕괴(climate break down)’라는 개념이 점점 설득력을 얻고 있다. 

유난히 더웠던 지난여름에 외신들은 경쟁하듯 세계적인 폭염을 전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지역은 54.4도나 됐고 당시 겨울이었던 아르헨티나도 30.1도를 기록했다. 올해 7월은 인류 역사상 가장 더운 달이었고 지구 평균 기온도 17.14도까지 올랐다고 한다. 북극의 빙하가 녹아 급속하게 바다로 변하면서 기후 붕괴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이런 가운데 COP28(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회의가 13일 막을 내렸다. 이번 회의는 지구 온난화의 가장 큰 요인인 화석연료의 단계적 폐지(phase-out)에 대한 합의 문제로 관심을 끌었다. 회의에서 미국과 EU, 도서국가연합(Alliance of Small Island States), 남미 국가들은 ‘단계적 폐지’를 강력하게 주장했지만 산유국들은 이에 반대해 힘겨루기가 치열했다. 진통을 거쳐 최종합의문에는 화석연료의 단계적 폐지 대신 '전환(transition away)'으로 봉합됐다.

많은 비판에도 COP28 회의는 역사상 처음으로 화석연료에서 벗어날 필요성을 명시했다는 점에서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국가별 온실가스 목표(NDC) 재설정(2025년) △탄소시장에 대한 국제기준 재정립(2030년) △재생에너지 용량 3배 확대(2030년) △메탄 배출량 80% 이상 감축(2030년) 등에 대한 합의가 이뤄진 것은 성과였다.

2018년에는 유엔 IPCC는 지구의 평균 온도상승을 1.5°C 이내로 제한해야 한다는 보고서를 발표했고 이에 모든 당사국들이 공감해 2030년까지 온실가스 연간 배출량을 40% 이상 줄이겠다는 파리협약이 있었다. 그러나 그 뒤 온실가스 배출량은 떨어지지 않고 계속 늘어나게 되자 이번 회의에서 ‘글로벌 이행 점검(Global Stocktake)’이 처음 도입되게 됐다.

이 점검은 각국이 파리협정의 목표를 향해 얼마나 진전을 이루고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 5년마다 국가별 배출량 감축 계획을 확인하는 메커니즘이다. 이에 따르면 지구 온도를 1.5°C로 제한하기 위해 2030년, 2035년,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9년 대비 각각 43%, 60%, 84% 줄여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회의의 합의문에서 강조한 화석연료의 전환만으로 목표 달성이 가능할지에 의구심이 생기고 있다.

COP28회의는 기대와 달리 지구 온난화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지 못했다. 지금 추세로 간다면 지구 평균 기온의 1.5도 상승은 예상보다 훨씬 앞당겨질 것이다. 중간 목표의 달성 기준인 2030년을 7년 앞둔 현재, 기후 붕괴를 우려하는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다. 지금 상황이 계속된다면 겨울에 폭우 특보는 더 이상 뉴스가 되지 않을 것이다. 기후 붕괴가 우려되는 절박한 시점에 더 많은 국민적 관심과 온실가스를 줄이는 노력이 요구된다. 어쩌면 기후 변화로 인해 이번 겨울이 가장 추운 해로 기억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 김영우 (사)한국지속가능경영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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