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칼럼] 폐어망 자원순환, 지속가능한 바다 만든다
[금요칼럼] 폐어망 자원순환, 지속가능한 바다 만든다
  • 신아일보
  • 승인 2023.11.17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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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속가능경영협회 김영우 회장

'인사동시대'를 연 신아일보가 창간 20주년을 맞아 '문화+산업'이라는 새로운 형식의 칼럼을 기획했습니다. 매일 접하는 정치‧경제 이슈 주제에서 탈피, '문화콘텐츠'와 '경제산업'의 융합을 통한 유익하고도 혁신적인 칼럼 필진으로 구성했습니다.
새로운 필진들은 △전통과 현대문화 산업융합 △K-문화와 패션 산업융합 △복합전시와 경제 산업융합 △노무와 고용 산업융합 △작가의 예술과 산업융합 △글로벌 환경 산업융합 등을 주제로 매주 금요일 인사동에 등단합니다. 이외 △푸드테크 △취업혁신 △여성기업이란 관심 주제로 양념이 버무려질 예정입니다.
한주가 마무리 되는 매주 금요일, 인사동을 걸으며 '문화와 산책하는' 느낌으로 신아일보 '금요칼럼'를 만나보겠습니다./ <편집자 주>

 

플라스틱은 19세기 중반 영국에서 개발돼 수많은 종류로 발전해왔다. 다른 재질에 비해 저렴하고 대량생산이 쉬워 현대 문명에서 플라스틱이 가장 보편적으로 쓰이게 됐다. 가공성이 뛰어나고 전기절연성이 우수해 각종 가전제품의 부품에 사용할 수 있다. 금속이나 도자기에 비해 비중이 작기 때문에 가볍고 강한 제품을 만들 수가 있어 인류문명은 석기, 청동기, 철기에 이어 지금은 ‘플라스틱기’라고도 한다.

하지만 플라스틱은 다른 재질에 비해 쉽게 분해되지 않아 바다 생물들에게 심각한 폐해를 주게 된다. 나아가 플라스틱은 이후 점점 잘게 쪼개져 미세플라스틱으로 변하면서 바다생물의 몸속에 축적되고 결국 사람의 몸에도 쌓이게 된다. 또한 소각이나 매립 과정에서 환경호르몬이 생성되고 이는 인체에도 심각한 영향을 줘 각종 이상 증상을 유발한다고 알려져 있다.

오늘날 플라스틱 폐기물은 1분마다 19톤(t)씩 바다로 쏟아진다. OECD 보고서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년동안 플라스틱 생산량은 4억6000만t에 달했고 2050년 글로벌 플라스틱 생산은 매년 1억t을 넘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심지어 유엔(UN)에서는 2050년부터 바다에 물고기보다 폐기물이 더 많을 것이고 특히 폐어망과 같은 ‘산업용 플라스틱 알갱이(GPI)’가 환경오염의 주범이 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태평양에 떠 있는 ‘플라스틱 덩어리(Garbage Patch)’는 이미 한반도의 7배가 넘어 ‘제7의 대륙’이라 불린다. 상황이 이렇게 전개되자 작년 3월 유엔 회원국들은 플라스틱에 대한 국제협약을 체결하기 위해 정부간 협상 위원회(INC)를 설립했고 오는 19일까지 케냐 나이로비에서 제3차 회의(INC-3)가 진행중이다. 회원국들은 골칫거리가 된 플라스틱의 설계·생산·폐기를 포함한 전체 수명주기를 대상으로 내년까지 법적 구속력을 갖는 조약을 만들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협회에서 주최한 세미나에서 의미있는 발표를 듣게 됐다. 해양 폐기물의 99.9%를 차지하는 플라스틱 중에서 46%를 차지하는 폐어망 오염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방안에 대한 엔투비의 사례발표였다. 폐어망으로 인한 바다 오염이 심각한 상황임에도 아직 많은 나라들은 폐어망을 수거하는 표준화된 시스템을 마련하지 못해 페어망 처리와 자원화를 위한 초기단계에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었다.

엔투비에서는 모기업인 포스코가 해안에 위치한 점에서 착안, 지속가능한 바다를 위해 폐어망의 순환경제 모델을 개발했다. 종전 폐어망은 폐기물이라 일반 쓰레기 봉투에 담을 수도 없어 몰래 버리는 현실을 감안해 폐어망 수매를 지원하고 전문 협력업체와 함께 이를 재활용하는 프로그램을 개발, 연간 4400t의 폐어망 중에서 500t을 수거해 재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엔투비에서는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에 출연한 기금을 활용해 △폐어망 수매 △폐어망 적치장 환경 개선 △폐어망 분리수거 인력지원 △폐어망 인식개선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다양한 해양폐기물의 소각이나 매립과 같은 처리 방식이 아니라 이를 재활용해 지속가능한 ‘폐어망 자원순환 프로젝트’를 전국으로 확대해 폐기물 자원순환 밸류체인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특히 현재 추진 중인 포항시 프로젝트를 표준 모델화해 내년에는 폐어망 발생량 및 프로젝트 도입 의지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 속초, 여수, 인천을 거점으로 도입 지자체를 확대할 계획이다. 아직은 초기단계이지만 플라스틱 조약이 임박한 가운데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드문 폐어망 업사이클링을 통해 탄소저감과 순환경제를 실현하는 동시에 지속가능한 바다를 위한 큰 걸음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 김영우 (사)한국지속가능경영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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