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국감] "국가 망신" vs "정치감사"…여야, 文 정부 통계 조작 의혹 공방
[2023 국감] "국가 망신" vs "정치감사"…여야, 文 정부 통계 조작 의혹 공방
  • 남정호 기자
  • 승인 2023.10.19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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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중간발표 두고 국토위 부동산원 국감서 대립 지속
손태락 원장 "국민께 죄송…감사·수사 중이라 답변은 곤란"
손태락 부동산원장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국토위 국감에 출석해 업무 보고 했다. (사진=남정호 기자)
손태락 부동산원장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국토위 국감에 출석해 업무보고 했다. (사진=남정호 기자)

부동산원 대상 국토위 국감에서 문재인 정부 당시 집값 통계 조작 의혹과 관련해 여야가 공방을 벌였다. 국민의힘 위원들은 감사원 발표를 토대로 질타를 쏟아냈고 민주당 위원들은 해당 감사를 '정치감사'로 규정하며 반발했다. 손태락 부동산원장은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지만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질의에는 "감사와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 답변이 곤란하다"고 말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여야 위원들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한국부동산원과 HUG(주택도시보증공사)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부동산원의 집값 통계 조작 의혹으로 맞붙었다.

지난달 감사원은 문재인 정부 당시 청와대와 국토교통부가 집값 통계 작성 기관인 부동산원에 압력을 행사해 최소 94회 집값 통계를 조작했다고 발표했다. 

국민의힘 소속 위원들은 감사원 발표를 근거로 집값 통계 조작 의혹에 대한 질타를 쏟아냈다.

서일준 위원은 "특정 지역 아파트값 상승률이 높게 조사되면 해당 지역 부동산원 지사장이 국토부로 호출돼 소명해야 했고 나중에는 부동산 표본 조사하는 일선 조사원까지 국토부로 호출됐다고 한다"며 "감사원 발표 자료에 구체적 증언들이 포함돼 있고 '조작', '요구', '은폐'라고 적시된 만큼 문재인 정부 부동산 통계 조작은 사실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동만 위원도 "문재인 정부 시절 청와대와 국토부 압력을 받은 부동산원이 대대적으로 부동산 통계를 조작했고 통계법 위반 혐의로 지금 임직원 3명이 검찰에 수사 요청됐다. 국가적 망신"이라며 "국민을 속이고 시장을 왜곡시키는 문재인 정부 통계 조작은 일벌백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대식 위원은 "이 통계 조작은 국기문란이고 망국의 지름길이라 생각한다"며 "앞으로 어떤 외압에도 굴하지 말고 중립적이고 투명하게 본연의 업무를 수행해서 국민께 사랑받는 기관으로 거듭나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위원들은 감사원의 통계 조작 의혹 관련 감사를 '정치감사'라고 비판하며 여당 위원들과 대립각을 세웠다.

조오섭 위원은 "최종 감사보고서 공개 전에 중간 발표한 내역을 보면 이명박 정부 1건, 박근혜 정부 4건, 윤석열 정부는 1년 6개월밖에 안 지났는데 5건이나 된다"며 "감사는 유죄 여부를 판단하는 자료 조사 단계에 불과하며 위법 여부가 확정되지도 않았다. 그런데 판사가 판결 내리는 것처럼 공개하는 감사는 정치적 표적 감사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또 한준호 위원은 "4개 정도 집(표본)을 갖고 제본스지수와 칼리지수로 단순 계산해도 대략 10~11%p 정도 차이 날 정도로 두 지수는 큰 차이가 있다"며 "감사원의 이런 결과 도출은 단순히 수학을 산수로 보고 굉장히 무식하게 접근한 방식이다. 의도가 있을 것이라 판단한다"고 말했다.

허영 위원 역시 지난 2013년 ILO(국제노동기구)와 IMF(국제통화기금),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등이 공동 출간한 주택가격지수 핸드북 내용을 거론하면서 "정확한 자료 생산을 위해서는 조사 결과 그대로를 집계하는 것이 아니라 오류 수정과 지나치게 값이 높거나 낮은 이상치 처리 등을 위한 자료 처리 및 보정 과정을 거쳐야 한다"며 "이걸 조작이라고 정치 감사하고 감사 조작하고 있는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이 같은 통계 조작 의혹과 관련해 손태락 부동산원장은 "통계 작성 기관장으로서 이런 일로 심려 끼쳐 드린 점에 대해 국민들께 대단히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다만 통계 조작 의혹에 대한 각종 사실 확인 질의에는 "현재 감사와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기 때문에 답변하기 곤란함을 양해해달라"며 "책임질 부분이 있으면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south@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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