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유통업 전망,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 하락
4분기 유통업 전망,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 하락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2.10.10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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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 분기 연속 10p 이상 하락세…“고물가․고금리 장기화 가능성에 위축”
2022년 4분기 업태별 소매 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 [그래프=대한상공회의소]
2022년 4분기 업태별 소매 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 [그래프=대한상공회의소]

2022년 4분기 소매 유통업체 체감경기가 지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수준으로 하락했다. 올해 2분기에서 3분기 15포인트(p) 하락에 이어 10p 이상 하락세가 계속됐다.

10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소매 유통업체 500개사를 대상으로 ‘4분기 소매 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를 조사한 결과 전망치가 73으로 집계됐다. 지난 3분기 84와 비교해 11p 하락했다.

이 전망치는 지난 2002년 집계 이래 코로나19 여파로 2020년 2분기(66)에 이어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09년 1분기(73)와 함께 두 번째로 낮은 수치다.

대한상의는 “고물가․고금리 상황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지며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RBSI가 100 이상이면 ‘다음 분기의 소매유통업 경기를 지난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다. 100 이하면 그 반대다.

업태별 전망을 살펴보면 백화점(94)만 선방했다. 대한상의는 “백화점 고객층은 근로소득이나 금융소득 등이 상대적으로 높아 경기 변화에 비교적 둔감한데다가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의류수요 증가, 가을 할인행사, 연말 특수에 대한 기대감이 긍정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대형마트(76), 편의점(60), 슈퍼마켓(48)은 다음 분기 경기 기대를 크게 낮췄다. 온라인쇼핑(80) 역시 본격적인 일상회복에 따라 오프라인 구매수요가 증가하며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대형마트는 고물가·고금리에 직접 영향을 받는 중산 소비자층이 많아 소비자 수 감소와 객단가 하락을 피할 수 없으며 엔데믹에 따른 사회활동 증가로 내식수요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전분기 103을 기록한 편의점은 업태 중 전분기 지수 하락 폭(43p)이 가장 컸다. 3분기에는 리오프닝과 여름 특수를 누렸지만 4분기가 편의점의 비수기라는 점에서 기대가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분석됐다.

슈퍼마켓은 업태 중 가장 낮은 전망치를 기록하며 부진의 늪을 빠져나오지 못할 것으로 예상됐다. 엔데믹으로 근거리 소비가 감소하고 대형마트·편의점·온라인과 경쟁에서도 밀리며 고전을 면치 못할 전망이다. 온라인쇼핑 역시 연말 특수, 온라인쇼핑 이용자 증가라는 호재에도 불구하고 물가상승과 경기침체를 빗겨가지 못할 것으로 전망됐다.

소매 유통업체들은 최근 경영 애로요인으로 소비 위축(30.2%), 비용 상승(18.6%), 상품매입원가 상승(16.4%), 소비자물가 상승(16.0%) 등을 차례로 들었다.

소비 활성화를 위해 가장 효과적인 방법에 대해서는 물가 안정(52.2%)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경기부양(16.2%), 가성비 좋은 상품·서비스 확대(9.4%), 가격할인·판촉행사 확대(6.0%)가 뒤따랐다.

장근무 대한상의 유통물류진흥원장은 “고물가와 고금리로 실질구매력이 감소하고 가계부채 부담이 가중되며 소비심리가 빠르게 냉각되고 있다”며 “코리아세일페스타와 같은 국가 차원의 대규모 쇼핑행사 등을 통해 얼어붙은 소비심리를 녹여주는 경제 활성화 정책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selee@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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