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영업익 63% 다운…테슬라 중국 생산 차질
SK온, 대규모 공장부지 투자금 반영…2000억 손실
국내 배터리 3사의 올해 2분기 실적 전망이 엇갈렸다. 업계 1·2위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글로벌 리스크와 대규모 투자비용이 실적에 반영돼 추락한 성적표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삼성SDI는 유일하게 2분기에도 견조한 수익성을 이어간다.
4일 증권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올해 2분기 배터리 3사 중 가장 많은 영업이익을 올릴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애프앤가이드는 삼성SDI가 2분기 매출액 4조6524억원, 영업이익 3984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년 동기대비 매출액은 39.5%, 영업이익은 34.9% 증가했다. 이는 역대 2분기 최대 매출이다.
이는 유럽 시장 비중을 늘린 영향이다. 지난해 양산을 시작한 삼성SDI 차세대 배터리 ‘젠(gen)5’는 각종 유럽 전기차에 탑재되며 판매량을 개선했다. 삼성SDI 전기차 배터리 제품 중 ‘젠5’ 매출 비중은 2분기 20%에서 오는 3∼4분기 25%로 상승할 전망이다. 또 자동차 생산 지연으로 고전한 전기차 배터리 대신 중·소형전지가 호실적을 견인했다.
LG에너지솔루션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5.6% 줄어든 4조8435억원, 영업이익은 63.65% 감소한 2633억원으로 추정됐다. 중국 상하이 봉쇄로 인한 테슬라 중국 생산 차질 여파가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테슬라는 LG에너지솔루션의 주요 납품 고객사다.
아울러 LG에너지솔루션은 앞서 미국 애리조나에 예정했던 1조7000억 규모 배터리 공장 건설을 최근 전면 재검토키로 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환율 불안 등으로 공장 건설과 운영 투입 비용이 지속 늘어난다는 판단에서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이에 대해 “지난해 2분기 실적에는 일회성으로 SK이노베이션 소송 합의금이 반영됐다”며 “실제 영업이익은 2500억원 안팎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는 차량용 반도체 부족과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국가별 봉쇄, 물류 차질 등 악재가 많은 상황이었다”며 “올해 2분기 수치를 단순하게 ‘전년 동기 대비’로 하면 대폭 떨어진 것처럼 보이는 시장의 오해가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SK온은 2분기 2000억대 규모 영업손실이 예상된다. 유럽·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연구개발·생산 라인 확대로 인한 대규모 투자비용이 고스란히 실적으로 직결됐다. SK온은 현재 배터리 3사 중 유일하게 적자를 기록 중이다.
다만 업계는 SK온이 빠른 시일 내 흑자로 전환하긴 어렵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초기 선제 투자 효과가 차츰 나타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1분기 양산에 들어간 유럽 헝가리 제2공장과 미국 조지아 제1공장 가동률과 수율이 개선되면서 SK온 적자 폭은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은 지난 3월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배터리 사업 흑자전환 시점은 분기 기준으로는 올해 4분기, 연간으로는 내년 이후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하반기에 접어들며 원자재 가격 상승, 상하이 봉쇄 등 대외적 리스크가 어느정도 해소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하반기는 3사 모두 상반기 대비 견조한 실적을 유지하겠지만 중국이 다수를 차지하는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어떻게 늘리며 경쟁력을 확보할 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