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회장이 이끄는 롯데그룹은 과감한 인적쇄신으로 재도약 발판을 마련했다. 또 조직개편으로 책임경영·실행력 제고는 물론 사업군별 시너지 창출을 도모한다는 방침이다.

롯데는 25일 롯데지주 포함 38개 계열사의 이사회를 열고 2022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 방향은 변화와 혁신을 주도할 ‘초핵심 인재 확보’다. 신 회장은 어떤 인재든 포용할 수 있는 개방성과 인재들이 변화를 시도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갖춘 조직을 강조했다.

롯데는 각 분야 전문성을 갖춘 외부 인재를 적극 수혈했다. 김상현 전 DFI리테일그룹(홍콩 소매유통회사) 대표와 안세진 전 놀부 대표를 각각 유통과 호텔 사업군 총괄대표로 선임했다. 기존 강희태 부회장과 이봉철 사장은 경영일선에서 물러난다.

김상현 총괄대표(부회장)는 글로벌 유통 전문가로 한국 P&G 대표와 동남아시아 총괄사장, 미국 P&G 신규사업 부사장을 거쳤다. 이후 홈플러스 부회장을 지냈으며 2018년부터 DFI 리테일그룹 동남아시아 유통 총괄대표, H&B 총괄대표를 역임했다.

롯데는 김상현 총괄대표가 국내외에서 쌓은 전문성과 이(e)커머스 경험을 바탕으로 롯데의 유통사업에 혁신과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안세진 총괄대표(사장)는 신사업 전문가로 글로벌 컨설팅 회사 커니 출신이다. 안 총괄대표는 2005년부터 2017년까지 LG그룹과 LS그룹에서 신사업·사업전략을 담당했고 2018년부터 모건스탠리PE에서 놀부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롯데는 안세진 총괄대표가 신사업·경영전략, 마케팅 등 경영 전반에 대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호텔 사업군의 브랜드 강화와 기업가치 개선을 주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롯데는 화학군 총괄대표인 김교현 사장과 롯데지주 대표인 이동우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켰다. 이들 부회장은 각각 코로나19 이전으로 실적을 회복한 성과, 그룹 신성장동력 발굴과 변화, 혁신을 주도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식품군 총괄대표는 이영구 사장이 맡는다. 이 사장은 롯데제과 대표도 겸직한다.

롯데쇼핑 신임 백화점사업부 대표는 신세계 출신의 정준호 롯데GFR 대표가 내정됐다. 롯데GFR 대표는 롯데쇼핑 백화점사업부 상품본부장인 이재옥 상무가 보임됐다.

또한 고정욱 롯데캐피탈 대표가 부사장 승진 후 롯데지주 재무혁신실장으로, 추광식 롯데지주 재무혁신실장이 롯데캐피탈 대표로 자리를 맞바꿨다. 김용석 롯데이네오스화학 대표는 부사장 승진 후 롯데정밀화학 대표에, 정승원 롯데케미칼 전략본부장이 전무 승진 후 롯데이네오스화학 대표에 각각 임명됐다.

이 외에 최병환 CGV 전 대표가 롯데컬처웍스 부사장 대표, 정봉화 신한DS 디지털본부장은 롯데멤버스 상무 DT전략부문장으로 각각 영입됐다.

롯데는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맞춰 빠른 변화관리와 실행, 미래 관점에서의 혁신 가속화를 위해 기존 비즈니스 유닛(BU) 체제 대신 헤드쿼터(HQ) 체제를 도입했다.

롯데는 출자구조와 사업 공통성 등을 고려해 식품·쇼핑·호텔·화학·건설·렌탈 등 6개 사업군으로 계열사를 유형화했다. 이 중 주요 사업군인 식품과 쇼핑, 호텔, 화학 사업군은 HQ 조직을 갖추고 1인 총괄 대표 주도로 면밀한 경영관리를 한다. IT와 데이터, 물류 등 그룹의 미래성장을 뒷받침할 회사들은 별도로 두고 전략적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HQ는 기존 BU 대비 실행력이 강화된 조직으로 거듭난다. 사업군·계열사의 중장기 사업 전략을 수립하는 것뿐만 아니라 재무와 인사 기능도 보강해 사업군의 통합시너지를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구매, IT, 법무 등의 HQ 통합 운영도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각 그룹사의 자율경영, 책임경영을 강화함에 따라 롯데지주는 그룹 전체의 전략 수립·포트폴리오 고도화, 미래 신사업 추진, 핵심인재 양성 등 지주사 본연의 업무에 더욱 집중한다. 지주사와 HQ·계열사 간 커뮤니케이션 강화를 위해 롯데지주 ESG경영혁신실 산하 사업지원팀도 신설됐다.

롯데는 “이번 조직개편으로 더욱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해져 조직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계열사 책임경영과 컴플라이언스가 강화됨에 따라 그룹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쟁력도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신아일보] 김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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