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 회장, '바이오' 승부수 던졌다…"10년간 2.5조 투자"
신동빈 롯데 회장, '바이오' 승부수 던졌다…"10년간 2.5조 투자"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2.05.14 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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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러큐스 BMS 생산공장, 1억6000만달러 인수 계약
지난 4월 직접 방문…"CDMO 시장서 빠르게 안착"
2030년까지 글로벌 톱10 위탁개발생산 기업 목표
이달 말 지주 산하 ‘롯데바이오로직스' 신설
신동빈 롯데 회장. [사진=롯데지주]
신동빈 롯데 회장. [사진=롯데지주]

신동빈 롯데 회장은 신성장동력으로 추진하는 ‘바이오 의약품’ 사업에 10년간 약 2조5000억원을 투자한다. 이를 위해 미국의 바이오 의약품 생산공장 인수 계약을 체결하고, 이달 말 롯데지주 산하에 자회사 ‘롯데바이오로직스’를 신설한다. 2030년까지 글로벌 톱(Top)10 바이오 CDMO(위탁개발생산) 기업이 목표다. 

14일 롯데지주에 따르면, 이 회사는 앞서 13일 이사회를 열고 미국 뉴욕주 시러큐스 시 소재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Bristol-Myers Squibb, BMS)’의 바이오 의약품 생산공장 인수를 의결했다. 항체 의약품 시장 진출을 목적으로 이뤄진 이번 인수 규모는 1억6000만달러(약 2000억원)다. 

롯데의 BMS 인수는 바이오 의약품 사업 진출의 본격적인 신호탄이다. 롯데지주는 이번 인수가 최소 2억2000만달러(약 2800억원) 규모의 바이오 의약품 위탁 생산계약도 포함돼 공장 인수가 완료된 후에도 BMS와 협력 관계를 이어간다고 설명했다.

신동빈 롯데 회장은 이사회에서 “BMS 시러큐스 공장의 우수한 시설과 풍부한 인적자원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며 “지속적인 투자를 바탕으로 롯데와 시너지를 만들어 바이오 CDMO 시장에서 빠르게 자리 잡길 바란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앞서 지난 4월 미국 출장 중 시러큐스 공장을 직접 둘러본 것으로 알려졌다.

420명의 시러큐스 공장 인력들은 64개국 이상의 GMP(우수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 Good Manufacturing Practice) 승인을 통해 대량 생산 시스템에서도 의약품 품질과 안정성을 유지하는 기술 역량을 갖췄다. 

롯데는 이를 바탕으로 기술이전과 시험생산, 규제기관 허가 등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항체 의약품 사업을 빠르게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러큐스 공장에서는 총 3만5000리터(ℓ)의 항체 의약품 원액(DS, Drug Substance) 생산이 가능하다. 롯데는 신규 제품 수주와 공정 개발 등 역량 강화를 위해 시러큐스 공장에 대한 추가 투자도 할 방침이다. 항체 의약품 CDMO 사업 확장은 물론 완제의약품(DP, Drug Product)과 세포·유전자 치료제(Cell·Gene Therapy) 생산이 가능한 시설로 전환한다. 

최근 1억6000만달러 규모로 인수 계약을 체결한 미국의 시러큐스 공장 전경. [사진=롯데지주]
최근 1억6000만달러 규모로 인수 계약을 체결한 미국의 시러큐스 공장 전경. [사진=롯데지주]

롯데는 시러큐스 공장 운영과 바이오 제약사가 밀집된 북미지역 판매 영업을 위한 미국법인 설립과 10만ℓ 이상 규모의 생산공장 건설도 계획 중이다.

이원직 롯데지주 신성장2팀장은 “시러큐스 공장은 임상·상업 생산 경험이 풍부해 즉시 가동할 수 있는 공장으로 진입장벽이 높은 바이오산업에서 롯데가 빠르게 성과를 낼 수 있는 최적의 매물로 판단했다”며 “사업 초기 항체 의약품 CDMO 집중을 통해 바이오 사업자로서 역량을 입증하며 사업 규모와 범위를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 세계 바이오 의약품 시장은 2020년 3천400억달러에서 2026년 6천220억달러로 연 12%이상의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롯데가 진출하는 항체 의약품 시장은 바이오 의약품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며 꾸준한 신약 개발이 이어지고 있는 주력 시장이다. 

parkse@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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