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 4명 사망' 이대목동병원 관리부실 도마위
'신생아 4명 사망' 이대목동병원 관리부실 도마위
  • 문경림 기자
  • 승인 2017.12.18 14: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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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진 회진에도 집단사망 발생해 의구심 증폭
사망 후엔 보건소에 늑장신고… 유족 소통도 미흡
17일 오후 전날 오후 9시부터 11시까지 2시간 동안 인큐베이터에 있던 신생아 4명이 잇따라 숨진 사건이 발생한 서울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 적막감이 감돌고 있다.
17일 오후 전날 오후 9시부터 11시까지 2시간 동안 인큐베이터에 있던 신생아 4명이 잇따라 숨진 사건이 발생한 서울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 적막감이 감돌고 있다.

신생아 4명이 잇따라 숨진 서울 이대목동병원이 환자 관리에 소홀했을 뿐 아니라, 사건 발생 후 '늑장 대응'을 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8일 의료계 등에 따르면 이대목동병원이 전날 공개한 사망사건 경위서를 보면, A 환아에게 1차 심폐소생술이 이뤄진 시간은 오후 5시 44분∼오후 6시 4분이다. 이 환아는 오후 8시 12분 2차 심폐소생술을 받았으나 오후 10시 10분에 끝내 숨졌다.

B 환아에 대한 심폐소생술은 오후 7시 23분∼오후 9시 32분, C 환아는 오후 9시∼오후 10시 31분, D 환아는 1차 오후 9시 8분∼오후 9시 10분, 2차 오후 9시 11분∼오후 10시 53분에 각각 진행됐지만 모두 숨졌다.

현재 유족 측은 신생아들이 배가 볼록했고 호흡곤란 증세를 보였다며 의료진 과실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고 당일 신생아중환자실 실장을 맡은 조수진 교수는 오전 11시, 오후 4시께 회진을 했으나 사망 사고를 막지는 못했다. 병원 측 대응과 환자 관리에 대한 의구심이 커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이대목동병원은 또 이번 사망사고와 관련해 보건소 신고도 늦었다는 점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유족들은 동시 다발적 사망 사고가 발생한 후 약 14분 뒤인 16일 오후 11시7분께 경찰 신고를 했지만, 양천구보건소에 신고 접수가 들어간 시점은 약 2시간 이상 지난 시점인 17일 오전 1시께였다.

17일 오후 서울 이대목동병원에서 정혜원 병원장(오른쪽 두 번째) 등 관계자들이 전날 오후 9시부터 11시까지 2시간 동안 이 병원 인큐베이터에 있던 신생아 4명이 잇따라 숨진 사건이 발생한 것과 관련해 브리핑하며 사과의 절을 하고 있다.
17일 오후 서울 이대목동병원에서 정혜원 병원장(오른쪽 두 번째) 등 관계자들이 전날 오후 9시부터 11시까지 2시간 동안 이 병원 인큐베이터에 있던 신생아 4명이 잇따라 숨진 사건이 발생한 것과 관련해 브리핑하며 사과의 절을 하고 있다.

유족과의 소통 문제도 미흡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대목동병원은 전날 기자브리핑을 진행했지만, 이는 유족과 전혀 상의하지 않고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한 유족은 “병원에서 우선순위로 챙기는 대상이 언론사인지 유가족인지 묻고 싶다”며 “왜 유가족한테는 아무에게도 연락하지 않고 언론 브리핑을 하느냐”고 지적했다.

정혜원 원장을 비롯한 주요 보직자들이 거듭 공개사과를 했지만 이번 파문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한수 병원 홍보실장은 “이번 사태에 대해서 유족과 국민에게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과한다”며 “보건소·경찰 등 관계 기관과 긴밀히 협조해 이른 시일 내 사태 발생 원인을 규명하고 후속 조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대목동병원에서 사망한 신생아 4명의 부검은 이날 양천구 신월동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서울과학수사연구소에서 진행 중이다.

부검에서는 신생아들의 배가 볼록했고 호흡곤란 증세가 있었다는 유족 측 주장, 각종 바이러스·세균 감염 여부, 인큐베이터 오작동, 의료과실 가능성 등을 염두에 두고 사망 원인을 밝히는 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과수는 부검의 5명을 부검에 투입했으며 유족 면담과 의무기록 등 자료 검토도 병행했다.

양경무 서울국립과학수사연구소 법의조사과장은 "부검이 굉장히 지연되고 있다"며 "유족을 면담했고, 의무기록도 추가로 많이 확보해 검토하면서 들어가고 있다. 얼마나 걸릴지는 확실히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최종 부검 결과는 한 달가량 지나야 나올 전망이다.

[신아일보] 문경림 기자 rgmoon@shinailbo.co.kr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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