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날개 단 대기업③] LG, 혁신신약 개발 '뚝심'
[바이오 날개 단 대기업③] LG, 혁신신약 개발 '뚝심'
  • 김소희 기자
  • 승인 2023.08.2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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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톱30 제약바이오 기업 도약…'아베오' 인수효과 기대
세포치료제 포함 40여개 연구…5년간 R&D에 2조 이상 투자

바이오헬스 산업은 고령사회로 접어들며 더욱 주목받고 있는 첨단지식 기반 산업 중 하나다. 특히 바이오헬스 산업은 고부가가치 창출이 기대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핵심 전략 산업으로 자리 잡았다. 자본력을 갖춘 대기업들은 바이오헬스 산업을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하기 위한 차세대 동력으로 낙점하고 페달을 밟고 있다. <신아일보>는 주요 대기업들의 바이오헬스 사업 현황과 전략을 짚어본다. <편집자 주>

LG화학 마곡R&D캠퍼스 전경.[사진=LG화학]
LG화학 마곡R&D캠퍼스 전경.[사진=LG화학]

LG화학은 제약은 물론 바이오를 미래 사업 포트폴리오의 한 축으로 키워 글로벌 톱(Top)30 제약바이오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포부다. 이를 위해 글로벌 의약품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혁신신약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또 인수합병이나 선도기술 선점 등을 위한 투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의 제약바이오 사업은 생명과학사업본부가 담당한다. LG화학은 신약개발 투자·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 2017년 LG생명과학을 흡수 합병했다. LG생명과학은 1984년 LG그룹 지주사인 (주)LG가 1984년 신설한 의약사업부가 전신이며 2002년 인적분할로 설립됐다.

LG화학은 그간 제약사업 중심으로 성장했다. 연구개발(R&D)·생산·판매까지 전 밸류체인 역량을 확보하고 오랜 업력과 글로벌 허가 취득 경험이 기반이 됐다.

이런 가운데 LG화학은 미래 성장동력으로 낙점한 ‘바이오’ 육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가장 주목받고 있는 분야인 세포치료제 개발에 집중한다. R&D와 생산이 까다로운 만큼 상업화가 더뎌 전통 강자와 도전자 간 격차가 크지 않아서다.

LG화학은 그 일환으로 올 1월 미국 아베오 파마슈티컬스를 인수했다. LG화학은 글로벌 임상개발·허가·영업·마케팅 등 항암시장에 특화된 역량을 보유한 아베오를 통해 혁신신약 개발의 실행력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아베오는 2021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신장암을 표적으로 하는 치료제 ‘포티브다(FOTIVDA)’의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 직원들이 신약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사진=LG화학]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 직원들이 신약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사진=LG화학]

LG화학은 최근 바이오 R&D에 향후 5년간 2조원 이상을 투자해 2030년까지 FDA 승인 신약을 5개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LG화학은 지난해 기준 생명과학사업본부 매출의 30%인 2800억원을 R&D에 투자했다. 올해는 이 비중을 35% 수준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LG화학 관계자는 “신약개발은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 어려워도 인류의 삶에 기여하기 위해 꼭 필요한 일로 뚝심 있게 투자해 성과를 내겠다. 이를 바탕으로 대규모 R&D 투자를 이어가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LG화학은 현재 세포치료제, 면역관문억제제 등 항암신약을 전임상(동물실험) 단계에서 자체 개발 중이다. LG화학은 2024년 미국에서의 임상 진입을 목표로 동종유래 CAR-T 치료제 ‘LR19023’을 연구하고 있다. LG화학이 보유한 전체 신약 파이프라인은 40여개며 이 중 임상(1~3상)단계에 진입한 파이프라인만 20여개에 달한다.

대표 파이프라인으로는 △요산생성 저해 기전 경구용 통풍치료 신약 ‘티굴릭소스타트’ △희귀비만증 치료제 ‘LB54640’ △퇴행성관절염 치료제 ‘LG34053’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치료제 ‘LG303174’ △당뇨병 치료제 ‘LC542019’ 등이 있다. LG화학은 10여개국에서 3000여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티굴릭소스타트의 대규모 임상을 직접 주도해 진행하고 있다. 연내 유럽에서도 시험계획을 신청할 방침이다.

LG화학 관계자는 “내수·신흥국 시장 중심의 기존 사업영역을 미국·유럽 등으로 대폭 확장하기 위해 미국 등에서 직접 임상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글로벌 임상을 지속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 매출은 올해 2분기 성장호르몬 내수 시장점유율 상승과 당뇨병 치료제 ‘제미글로’ 성장 지속, 아베오 매출 상승세 등에 힘입어 처음으로 3000억원을 돌파했다. 영업손익의 경우 아베오 인수에 따른 일회성 비용, 아베오 신장암 치료제 ‘포티브다’ 무형자산 상각 영향 등으로 9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LG화학은 다만 아베오 관련 비용을 제외하면 7% 수준의 사업 영업이익률을 달성한 만큼 향후 수익성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아베오 인수, 티굴릭소스타트 글로벌 임상 등으로 당분간 저수익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베오 사업이 흑자전환할 올해 4분기부터는 수익성이 개선돼 1조20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ksh333@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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