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신약, 블록버스터급 흥행…세계무대 호령 꿈꾼다
국산신약, 블록버스터급 흥행…세계무대 호령 꿈꾼다
  • 김소희 기자
  • 승인 2022.01.20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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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제미글로·보령 카나브·HK 케이캡 연 처방액 1000억↑
작년 허가 유한 렉라자·대웅 펙수클루, 성장 가능성 기대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 연구원들이 신약연구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사진=LG화학]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 연구원들이 신약연구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사진=LG화학]

LG화학 ‘제미글로’와 보령제약 ‘카나브’, HK이노엔(HK inno.N) ‘케이캡’ 등 3개 제품이 연간 처방액 1000억원을 넘기며 국산신약의 자존심을 세웠다. 여기에 유한양행 ‘렉라자’와 대웅제약 ‘펙수클루’ 등 새로운 국산신약들은 블록버스터급 흥행 후보로 거론되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연간 처방액 1000억원은 블록버스터급 기록으로 평가된다.

제미글로는 국산신약 중 처음으로 연 처방액 1000억원 고지에 오른 데 이어 카나브와 케이캡도 연 처방액 1000억원 대열에 합류했다.

당뇨치료제 제미글로(복합제 포함)는 2012년 말 출시된 국산신약 19호다. 제미글로는 출시 약 7년 만인 2019년 1008억원을 기록하며 대표 국산신약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이후 2020년 1163억원과 2021년 1303억원의 처방액으로 성장세를 잇고 있다.

LG화학은 지속적인 임상 데이터를 확보한 전략이 주효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실제 LG화학은 제미글로 출시 후에도 900억원 이상을 추가로 투자하며 경쟁 약물과의 비교 연구와 복합제 개발을 추진했다. 최근 제미글로와 최신 당뇨치료제 계열 성분을 합친 임상 3상을 완료하고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항고혈압제 카나브(복합제 포함)는 국산신약 15호다. 카나브는 발매된 2011년에 100억원의 처방액을 올렸으며 10주년이던 2020년 1075억원의 처방액을 달성했다. 2021년엔 전년 대비 13.5% 신장한 1220억원으로 기록을 갈아치웠다.

보령제약은 카나브와 관련해 115편의 논문과 약 5만9000례의 임상증례 등 국산신약 중 가장 많은 임상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그 결과 카나브 단일제는 물론 △카나브 플러스 △듀카브 △투베로 △듀카로 △아카브 등 5종의 복합제를 확보했다. 또 올해 ‘듀카브 플러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은 2019년 3월 등장한 국산신약 30호다. 케이캡은 출시 첫 해에만 309억원의 처방액을 기록하더니 2021년 1096억원으로 1000억원을 넘겼다. 이는 국산신약 중 최단 기간인 출시 3년 차에 이뤄낸 성과다.

HK이노엔은 적응증 확대 연구, 차별화 임상, 다양한 제형 개발 등으로 시장 지위를 더욱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올해 상반기 중 입에서 녹여 먹는 제형을 선보인 뒤 주사제·저함량 제제 등을 개발한다. 아울러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후 유지요법(장기복용) 적응증을 추가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자체 개발한 국산신약이 연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다는 건 기업의 연구개발 노력이 상업적 성과로도 이어지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업계 안팎에선 지난해 국산신약 31호와 34호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승인을 획득한 유한양행 ‘렉라자’와 대웅제약 ‘펙수클루’의 블록버스터 국산신약 4·5호를 기대하고 있다.

렉라자는 기존 EGFR(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 표적 치료제에 내성이 생긴 T790M 돌연변이 양성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에 사용 가능한 항암제로 지난해 7월부터 보험급여가 적용되고 있다. 해외에선 얀센 바이오텍이 2029년 36조원까지 성장할 글로벌 시장 진출을 목표로 렉라자 병용 3상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펙수클루는 지난해 12월30일 허가된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다. 올 상반기 국내 출시를 시작으로 약 40조원 규모의 글로벌 시장을 정조준한다는 구상이다. 펙수클루는 이미 미국·중국·중동·중남미 등에 약 1조100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을 성사시켰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관계자는 “제약사들의 지속적인 오픈 이노베이션과 연구개발 투자 확대는 앞으로도 신약개발 성과로 이어질 것”이라며 “국내 시장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해 연간 조 단위 매출의 글로벌 블록버스터급 탄생도 기대한다”고 말했다.

(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LG화학 당뇨치료제 '제미글로', HK이노엔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 보령제약 항고혈압제 '카나브'.[이미지=각 사]
(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LG화학 당뇨치료제 '제미글로', HK이노엔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 보령제약 항고혈압제 '카나브'.[이미지=각 사]

[신아일보] 김소희 기자

ksh333@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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