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컷오프 속 민주당 잔류… 이재명 “尹 심판 힘 합치자”
임종석, 컷오프 속 민주당 잔류… 이재명 “尹 심판 힘 합치자”
  • 진현우 기자
  • 승인 2024.03.04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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任, 짤막하게 “당 결정 수용하겠다”… 탈당설 선 그어
총선 후 비명계와 도모 관측… ‘당권 겨냥’ 전략적 선택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사진 왼쪽)과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 (자료사진=연합뉴스)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사진 왼쪽)과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 (자료사진=연합뉴스)

그동안 서울 중성동갑 지역구 출마 의지를 굽히지 않았던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4일 더불어민주당 전략공천관리위원회(전략공관위)의 ‘컷오프’(공천 배제) 결정을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당초 임 전 실장이 민주당을 탈당해 이낙연 공동대표가 이끄는 제3지대 정당인 새로운미래에 합류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으나 임 전 실장이 직접 일축하면서 이른바 ‘비이재명(비명)연대’의 앞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임 전 실장은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짤막한 글에서 "당의 결정을 수용합니다"라고 밝혔다. 앞서 당 전략공관위는 지난달 27일 임 전 실장이 출마 의사를 밝힌 서울 중성동갑 지역구에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을 전략공천했다.

이에 대해 임 전 실장은 지난달 28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당 전략공관위의 결정에 반발했고 저녁엔 홍영표·윤영찬·송갑석 의원 등 이른바 '하위 10%' 명단 통보를 받은 비이재명(비명)계 의원들의 지원을 받아 거리 유세에 나섰다.

이어 지난 2일엔 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와 만나 거취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민주당을 탈당할 것이란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직접 당에 남겠단 뜻을 시사하며 자신을 둘러싼 각종 설(說)들을 단번에 일축했다. 

새로운미래 측은 임 전 실장의 이날 입장 발표에 당혹감에 감추지 못한 모습이다. 이석현 새로운미래 고문은 이날 오전 BBS라디오에서 “지난 3일 저녁에 이낙연 대표가 임 전 실장한테 전화했을 때도 (임 전 실장이) 탈당하겠다고 약속을 했다”며 “(4일) 아침에 전화를 안 받는데 페이스북을 보니까 민주당에 남는다고 기사가 뜬 상황”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임 전 실장이 당에 잔류할 뜻을 시사하자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당의 결정을 존중하고 수용해준 것에 대해 매우 고맙게 생각한다”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당 최고위원회의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나 “(임 전 실장이) 정권 심판이라고 하는 현재 우리 시대 가장 중요한 과제를 해결하는데 함께 힘을 합쳐주시면 더욱 고맙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임 전 실장의 이날 잔류 선언은 당내 친이재명(친명)계를 견제하는 세력을 구심점으로 향후 당권을 노리겠단 분석으로 읽힌다.

최근 당 지지율이 심상치 않은 하락세를 보이면서 이 대표를 향한 ‘총선 책임론’이 제기될 수 있는 만큼 당내 비명계를 결집해 오는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자신의 세력을 키우겠단 선택으로 읽힌다.

한편, 친문재인(친문)계 좌장 격인 홍영표 의원은 이날 오전 MBC라디오에 출연해 “탈당하게 되면 함께할 수 있는 분들을 넓게 모으는 것은 기본”이라며 임 전 실장의 잔류와 관계없이 비명계 탈당파 중심 세력 확장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hwji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