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206만명의 조합원을 둔 ‘농민대통령’ 농협중앙회장 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17년 만에 직선제를 도입한 이번 선거에서는 총 8명의 후보가 등록했지만 도중 1명이 하차하면서 7명으로 줄었다. 

농협 안팎에서 회장 자리를 두고 3파전, 4파전 양상의 관측이 많지만 ‘확실한 우세’는 보이지 않아 결국 2차 결선투표에서 가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2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25일 오후 서울 서대문 농협중앙회 총회 회의장(대강당)에서 ‘제25대 농협중앙회장’ 선거가 열린다. 선거는 이날 13시50분 후보자 소견발표 후 투·개표가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1차 투표에서 과반을 얻으면 당선자가 확정되지만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1·2위 후보 간 결선투표로 당선자를 가릴 전망이다.

선거에는 총 8명의 후보가 등록했다. 기호 순으로 △1번 황성보(경남 동창원농협 조합장) △2번 강호동(경남 합천 율곡농협 조합장) △3번 조덕현(충남 동천안농협 조합장) △4번 최성환(부경원예농협 조합장) △5번 임명택(전 NH농협은행 언주로지점장) △6번 송영조(부산 금정농협 조합장) △7번 이찬진(전 여의도연구원 정책자문위원) △8번 정병두(전 국회의원 예비후보) 후보다. 이중 4번 최성환 후보는 22일 공식 사퇴하면서 최종 7명(23일 17시 기준)이 선거를 치르게 된다. 

이번 선거는 2007년 이후 17년 만에 직선제로 실시된다. 전국의 농·축협 조합장 1111명이 모두 참여한다. 이전까지는 대의원 자격이 있는 조합장들만 투표하는 간선제였다. 앞서 2020년 1월에 치러진 제24대 농협중앙회장 선거는 간선제로서 총 1118명의 조합장 중 대의원 292명이 투표했다.  

또한 ‘1조합장 1표’가 원칙이나 조합원 수에 따라 투표권 차이를 두는 ‘부가의결권’ 도입으로 조합원 수 3000명 이상인 조합 141곳(전체 조합의 12.7%)의 경우 2표가 부여돼 전체 표는 총 1252표다. 

회장 유력 후보로는 기호 순으로 황성보 동창원농협 조합장(5선), 강호동 율곡농협 조합장(5선), 조덕현 동천안농협 조합장(3선), 송영조 금정농협 조합장(6선) 등 4명이 꼽힌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농협중앙회를 비롯한 조직 전반의 혁신, 조합장 지위 강화 등을 핵심 공약으로 내걸었다. 그간 영·호남, 충청, 경기 등 권역별로 세(勢) 다툼이 컸는데 이번에는 조합장 기준 영남권 3명, 충청권 1명이 표 대결을 벌이게 됐다. 

유권자 분포를 살펴보면 경북이 14.4%로 가장 많다. 이어 △경기 14% △전남 13% △충남 12.7% △경남 12% △전북 8.6% △강원 6.6% △충북 6% △제주 2.8% 등의 순이다. 

다만 선거 과정에서 이성희 현 회장이 특정 후보를 지지한다는 뒷말이 무성하자 이 회장이 최근 직접 중앙회 임원들에게 사실이 아니라며 설명하는 해프닝이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농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선거가 직선제로의 변화와 부가 의결권 도입, 여기에 확실한 우세 후보가 없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2차 결선투표까지 갈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선거 당일인 25일 저녁께 당선자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전직 농협 한 조합장은 “이번 선거는 직선제 등 이전보다 변수가 많고 우세가 뚜렷한 후보가 없는 게 특징”이라며 “경기와 호남이 캐스팅보트(대세를 좌우하는 세력)로서 어떤 후보를 지지하냐가 또 하나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아일보] 박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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