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농민대통령 누가 될까…차기 농협중앙회장 4파전 '촉각'
새 농민대통령 누가 될까…차기 농협중앙회장 4파전 '촉각'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4.01.17 05: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5일 제25대 선거…17년 만에 직선제, 전체 조합 13% '2표' 행사
8명 등록…황성보·강호동·송영조 영남 3명, 조덕현 충남 1명 '각축'
차기 농협중앙회장 선거가 이달 25일 열리는 가운데 (사진 왼쪽부터 기호순) 황성보, 강호동, 조덕현, 송영조 후보 간 4파전 형국이 되고 있다. [사진=중앙선관위]
차기 농협중앙회장 선거가 이달 25일 열리는 가운데 (사진 왼쪽부터 기호순) 황성보, 강호동, 조덕현, 송영조 후보 간 4파전 형국이 되고 있다. [사진=중앙선관위]

‘농민대통령’으로 불리는 농협중앙회장 선거가 4년 만에 이달 치러진다. 농협은 206만명의 조합원을 둔 공정자산총액 71조원, 전체 10위의 대기업집단(공정위, 2023년)으로 분류된다. 농업계에선 ‘농협’이란 간판 하나로도 영향력이 무척 세다. 금융계에서도 농협금융지주는 국내 5대 금융지주 중 하나로 꼽힌다. 농협의 수장이 될 차기 농민대통령 선거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17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달 25일 서울 서대문 농협중앙회 대강당에서 제25대 농협중앙회장 선거가 진행된다. 

이번 선거는 전국의 농·축협에서 대의원 자격이 있는 조합장에 한해 투표하는 간선제가 아닌 조합장 1111명이 모두 참여하는 직선제로 방식이 바뀌었다. 2007년 이후 17년 만이다. 

또한 ‘1조합장 1표’가 원칙이나 조합원 수 3000명 이상인 조합 141곳(전체 조합의 12.7%)의 경우 2표가 부여돼 전체 표는 총 1252표다. 1차 투표에서 과반을 얻으면 당선되나 과반득표자가 없으면 득표 수 1·2위 후보 간 결선 투표가 진행된다. 지난 2020년 제24대 농협중앙회장 선거에선 총 10명의 후보가 등록했고 2차 결선 투표를 통해 이성희 현 회장이 당선된 바 있다. 

농협중앙회장은 비상근 명예직으로서 임기는 4년 단임제다. 하지만 농협중앙회 계열사 대표 인사권과 예산권, 감사권 등 막강한 권한을 행사할 수 있어 농민대통령으로 불린다.

제25대 농협중앙회장에는 총 8명의 후보가 등록했다. 기호 순으로 △1번 황성보(경남 동창원농협 조합장) △2번 강호동(경남 합천 율곡농협 조합장) △3번 조덕현(충남 동천안농협 조합장) △4번 최성환(부경원예농협 조합장) △5번 임명택(전 NH농협은행 언주로지점장) △6번 송영조(부산 금정농협 조합장) △7번 이찬진(전 여의도연구원 정책자문위원) △8번 정병두(전 국회의원 예비후보) 후보다. 

농협중앙회 본관. [사진=박성은 기자]
농협중앙회 본관. [사진=박성은 기자]

농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선거가 직선제로 투표 방식이 바뀌었고 전체 조합의 10%가량이 2표를 행사할 수 있는 만큼 예측이 쉽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또한 그동안 영·호남, 충청, 경기 등 권역별로 세(勢) 다툼이 컸던 반면에 이번에는 조합장 기준 영남권 3명, 충청권 1명이 표 대결을 벌이는 점도 흥미로운 대목으로 꼽힌다.

회장 후보군에서는 상대적으로 선거 경험이 있는 강호동 율곡농협 조합장을 비롯해 황성보 동창원농협 조합장, 조덕현 동천안농협 조합장, 송영조 금정농협 조합장 등이 두각을 보이는 상황이다. 

5선 조합장인 강호동 후보는 지난 24대 선거에서 3위를 기록했다. 이번이 두 번째 도전이다. 강 후보는 무이자자금 20조원 조성과 전 조합 지원, 상호금융 독립, 조합장 연봉 하한제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황성보 후보도 5선의 조합장이다. 황 후보는 지역 농·축협 중심의 조직 혁신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농협중앙회 조직 개편과 조합장의 연임 제한 폐지, 벼 매입자금 3조원 증액 등을 약속했다. 

3선의 조덕현 후보는 국내 최대 농민단체인 한국후계농업경영인 출신이다. 그는 조합장 이사 수 확대, 중앙회-농협경제지주 통합, 경제계열사 경영권 50% 조합장 이양 등을 공약으로 강조했다. 

6선의 송영조 후보는 우수 조합장의 중앙회 전면 배치, 중앙회 인력 효율화 및 불필요한 자산 매각, 생산·소비 혼합형 협동조합 추진 등으로 농협 전반의 혁신을 약속했다. 

parkse@shinailbo.co.kr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