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희 회장, 주요 부문별 대표인선…농협 혁신 '급물살'
이성희 회장, 주요 부문별 대표인선…농협 혁신 '급물살'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0.03.24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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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두 달 중앙회 부회장·농업경제 대표 등 추천 마무리
지역안배·세대교체 속 지배구조 개혁·농가소득 안정 속도
지난 1월 말 당시 이성희 후보가 농협중앙회장에 당선된 후 인사말을 하고 있는 모습. (제공=농협중앙회)
지난 1월 말 당시 이성희 후보가 농협중앙회장에 당선된 후 인사말을 하고 있는 모습. (제공=농협중앙회)

취임 두 달을 맞은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은 부회장을 비롯한 주요 부문별 대표들의 인선을 사실상 마무리한 가운데, 조합 중심의 지배구조 개혁 등 농협 혁신사업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24일 농업계에 따르면 농협중앙회와 농협경제지주는 최근 인사(임원)추천인사위원회를 열고 논의 끝에 공석인 농협중앙회 부회장과 농협경제지주 농업대표, 농협 조합감사위원장, 상호금융 대표 등 부문별 최고위급 임원 추천을 완료했다.   

농협중앙회 부회장으로는 유찬형 농협자산관리 대표, 농협경제지주 농업경제 대표에는 장철훈 회원경제지원본부 상무가 내정됐다. 중앙회 부회장(전무)은 이성희 회장의 다음 자리로서 농협의 교육지원·경제·금융부문 등의 전반적인 사업을 총괄한다. 농업경제부문 대표는 비료·농약·농기계 등 영농자재 공급과 산지유통 등 농협 경제사업의 핵심을 담당한다.

유찬형 부회장 후보자는 중앙회에서 충남지역본부장, 회원종합지원본부 상무 등을 거쳐 올 1월부터 농협자산관리 대표를 맡고 있다. 장철훈 농업경제대표 후보자는 농협경제지주 경제기획부장, 중앙회 기획실장 등을 역임했다. 

전국의 농·축협 회원조합 업무를 지도·감사하는 조합감사회원회를 이끄는 조합감사위원장에는 김용식 농협케미컬 대표가 내정됐다. 김 대표는 농협경제지주 사업지원본부와 회원경제지원본부의 본부장을 거쳤다. 조합의 금융 지원을 담당하는 상호금융 대표로는 중앙회 준법지원부 준법감시인과 대구지역본부장 등을 역임한 이재식 농협 미래경영연구소장이 내정됐다. 

이들은 모두 단독 후보로 추천됐다. 중앙회 부회장과 조합감사위원장, 상호금융 대표는 25일 정기 이사회와 26일 대의원회 투표를 거쳐 선출될 예정이다. 농업경제 대표는 이달 말 예정인 주주총회를 통해 선임된다. 

이 회장은 농협이 전국의 1118개 농·축협을 회원 조합으로 두고 있는 만큼, 지역 안배를 고려해 인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유 후보자 경우 충청남도, 장 후보자는 전라남도, 김 후보자는 충청북도, 이 후보자는 경상북도 태생이다. 이 회장은 선출직 기준 경기도 출신의 첫 농협중앙회장이다.

이들 후보자는 1960년대 초반 출생이라는 공통점도 갖고 있다. 이전 대표들 대부분이 1950년대생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 회장이 나름의 세대교체를 염두에 두고 인사를 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회장은 취임 후 첫 임원 인사를 단행하면서, 자신이 밝혔던 농협 혁신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이 회장은 지난 회장선거 경선 때와 취임사를 통해 조합장 중심의 농협 지배구조 개혁 등 핵심사업 추진을 약속하면서, 농협의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고 수차례 강조한 바 있다.

특히 그는 농협의 지역본부 기능을 조합장이 수행하는 한편, 조합장의 경제지주와 자회사 경영 참여를 대폭 확대하는 등의 조합 중심의 농협 지배구조 개혁을 약속했다. 이를 위해 농협의 모든 사업을 지역 농·축·원예·인삼 협동조합 중심으로 재편해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조합상호지원자금은 재해 지원 등 최소한만 남겨두고 시도·품목별로 자율 배분해 조합장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또 농업인 월급제와 농민수당, 농업인 퇴직금 등 농가소득의 안정된 체계 구축과 함께 중앙회 재무구조 개선 차원에서 상호금융의 전문성과 생산성, 리스크 관리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에 따라 이 회장은 중앙회 안살림을 맡고, 사업 전반을 총괄할 유찬형 부회장 후보자를 중심으로 장철훈 농업경제대표 후보자, 이재식 상호금융대표 후보자 등 각 부문별 대표를 앞세워 농협 사업구조 재편에 나설 것으로 풀이된다.

농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 회장이 오랜 조합장 경력을 가진 인물인 만큼 현장의 고충과 요구사항을 농협 사업에 최대한 반영하려고 할 것”이라며 “앞으로 농협 내 조합장들의 목소리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