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극복 열쇠는 혁신과 인재"…식품업계 갑진년 경영 키워드
"위기극복 열쇠는 혁신과 인재"…식품업계 갑진년 경영 키워드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4.01.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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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대상·동원·농심 등 대형 식품사 녹록지 않은 경영환경 전망
조직 혁신·인재 양성·지속가능한 성장·내실 강화·재도약 주문
(왼쪽부터) 손경식 CJ그룹 회장, 김남정 동원그룹 부회장, 김윤 삼양그룹 회장, 김정수 삼양라운드스퀘어 부회장. [사진=각 사]
(왼쪽부터) 손경식 CJ그룹 회장, 김남정 동원그룹 부회장, 김윤 삼양그룹 회장, 김정수 삼양라운드스퀘어 부회장. [사진=각 사]

식품업계 수장들은 새해 갑진년(甲辰年) 경영환경을 작년 못지않게 녹록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럼에도 ‘혁신’과 ‘인재’ 육성을 발판으로 ‘글로벌’과 ‘신사업’으로 돌파구를 찾아 재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CJ와 대상, 동원, 농심 등 대형 식품사 수장들은 신년사를 통해 올해 경영 목표를 제시했다. 이들 모두 올해도 경제 위기가 지속되면서도 변화의 바람이 클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조직 혁신과 유능한 인재 육성을 과제로 삼고 사업다각화와 해외 진출에 드라이브를 걸며 난관을 극복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CJ 손경식 회장 '위기·성장·인재' 재차 강조 
매출액 기준 국내 최대 식품사 CJ제일제당을 주력으로 하는 CJ그룹 손경식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위기, 성장, 인재 등을 반복해서 강조하며 올해 반등을 위한 임직원들의 노력을 당부했다. 손 회장의 신년사에서 위기는 7회, 성장 7회, 인재 4회가 언급됐다. CJ그룹은 지난해 핵심 계열사인 CJ제일제당, CJ ENM 등이 실적 부진을 겪으면서 그룹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좋지 않다. 임원인사도 아직 단행하지 못한 상황이다. 더욱이 올해는 오너인 이재현 회장이 제시한 ‘중기비전’ 4년차로서 확실한 성과들이 시급하다. 

손 회장은 “우리는 사상 초유의 위기상황에 직면했다”며 “지금의 위기는 현실 안주와 자만심 등 내부적 요인에 의한 것으로 더 심각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핵심가치인 ‘온리원(ONLYONE)’ 정신이 희미해졌다면서 임직원 모두가 1등을 하겠다는 절실함을 다시 회복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손 회장은 올해 경영목표로 △수익성·재무구조 개선 △2426 중기계획 퀀텀점프 플랜 수립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조직의 근본적인 혁신과 최고인재 양성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장기 계획 하에 내부 인재를 꾸준히 육성하고 적재적소에 배치해 성과 달성 시 파격적인 보상을 하는 한편 달성하지 못할 경우 반드시 책임지는 문화를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원 김남정 "모두가 리더", 대상 임정배 "질적 성장", 농심 이병학 "전심전력"
동원그룹 김남정 부회장은 임직원에게 ‘혁신’을 주문했다. 동원그룹은 재작년 동원산업을 지주사로 하는 지배구조 개편 이후 한국맥도날드, 보령바이오파마를 시작으로 국내 최대 해운선사 HMM까지 크고 작은 인수전에 참전했지만 결과적으로 무위에 그쳤다. 

김 부회장은 “변화와 성장을 위해서는 혁신과 스피드가 필요하다”며 특히 리더, 즉 인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리더는 넓은 시야로 문제를 구체화하고 다방면의 지식을 동원해 혁신 방향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경험이 적더라도 시도하지 않았던 것들을 고민하고 실행하는 사람이라면 모두 리더”라며 “모두가 리더라는 마음을 갖자”고 당부했다. 

대상 임정배 대표는 올해 저성장이 예상되는 가운데 ‘성장’과 ‘인재’를 경영 키워드로 제시했다. 임 대표는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쉽게 해소되지 않아 저성장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며 “어려운 상황일수록 내실을 다지고 역량을 확보해 어려움을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질적 성장’과 ‘최고 인재 확보’가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기존 방법으로는 성장하기 어렵다”며 “사업구조 고도화와 함께 제품 고부가가치를 위해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의지와 역량이 있는 인재에게 많은 기회와 공정한 경쟁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K라면 선도기업이자 실적 경신이 확실시되는 농심 이병학 대표는 올해 경영지침을 ‘전심전력’으로 제시하고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 공략 강화를 주문했다. 이 대표는 “현재 성과에 자만하면 안 된다”며 “국내에서의 성공 경험을 해외에 똑같이 적용하지 말고 새로운 시각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 방정식을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건강기능식품, 스마트팜 등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신사업 확장을 강조하면서 M&A(인수합병), 스타트업 투자·제휴 추진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올해 뉴(New) 농심을 향한 발걸음을 내딛자”고 독려했다.    

◇삼양·하이트진로 '100주년'…아워홈·삼양라운드스퀘어 '도약'
올해 창사 100주년을 맞는 삼양그룹과 하이트진로는 그 어느 때보다 뜻 깊다. 삼양 김윤 회장은 올해를 ‘뉴 삼양’ 원년으로 선포하고 새로운 100년을 시작하는 해인만큼 목표 달성을 강력히 주문했다. 김 회장은 “글로벌 스페셜티 사업 중심의 포트폴리오 전환, 캐시플로우 경영 강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가속화는 3대 핵심 경영방침”이라며 “회사에서 준비하고 있는 새로운 기업미션과 경영철학 등의 체계가 완성되면 모두가 내재화해 변화의 원동력으로 삼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하이트진로 박문덕 회장도 “제2의 도약을 위해 큰 걸음을 내딛어야 한다”며 올해 해외 생산기지 건립, 통합 연구소 및 증류소 건설 등으로 미래 청사진을 그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경영 내실화에 따른 재도약의 발판 마련도 주문했다. 박 회장은 “100년 후까지 큰 계획이라는 백년대계(百年大計)를 통해 다시 한 번 영광스러운 미래를 맞이하자”고 독려했다.

아워홈, 삼양라운드스퀘어 등 여성 식품 리더들은 혁신과 인재에 중점을 뒀다. 아워홈 구지은 부회장은 올해를 뉴 아워홈으로 도약하기 위한 변곡점의 한 해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구 부회장은 “AI(인공지능), 빅데이터, 푸드테크 등으로 식음산업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일하는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위기의식에 기반한 파괴적 혁신과 변화 △주인의식과 책임감 △데이터에 기반한 업무 추진 △소통의 조직문화 강화를 제시했다. 

지난해 비전 발표와 사명 변경을 단행한 삼양라운드스퀘어 김정수 부회장은 글로벌 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을 위해 인재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김 부회장은 ‘인재 밀도’라는 표현을 쓰면서 비전 실현 핵심은 ‘삼양의 미래를 공유할 사람’이라며 인사 전략을 구체화해 조직과 개인이 최대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parkse@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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