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최태원, 이번엔 네덜란드행…반도체 활로 뚫는다
이재용·최태원, 이번엔 네덜란드행…반도체 활로 뚫는다
  • 장민제 기자
  • 승인 2023.12.10 08: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1~14일, 윤석열 대통령 순방동행…첫날 ASML 방문
방위산업‧원전‧첨단과학기술, 다양한 분야 협력 예상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각사]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각사]

이재용·최태원 회장을 필두로 한 재계 총수들이 윤석열 대통령과 네덜란드로 건너가 ‘반도체 동맹’을 강화한다.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산학연 전방위 협력을 확대하고 우군 확보로 돌파구를 찾는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오는 11~14일 예정된 윤 대통령의 네덜란드 국빈방문에 동행한다. 정부는 윤 대통령의 이번 방문을 계기로 네덜란드 첨단 장비와 한국의 첨단 제조역량을 결합해 반도체 가치사슬의 상호보완성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윤 대통령은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 간 회담 및 업무 오찬 등에서 반도체를 중점 논의한다. 또 반도체 대화체 신설, 양해각서(MOU) 체결, 공동사업 발굴 협의 등도 추진한다.

재계 총수들은 이번 네덜란드 행에서 정부가 구상 중인 산학연 반도체 동맹 구축방안에 힘을 실을 예정이다. 특히 이 회장과 최 회장은 순방 첫날부터 양국 정상과 함께 네덜란드 남동부 벨트호벤에 위치한 반도체 장비 기업 ASML 본사를 방문, 내년에 출시될 최신 노광장비 생산 현장을 시찰한다.

ASML은 반도체 초미세 공정에 필수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생산하는 기업이다. ASML은 대당 2000억원에 달하는 EUV 노광장비를 연 40대 내외로 제작 중이다. 현재 생산시설을 확대 중이며 2026년까지 EUV를 연 90대로 늘릴 계획이다. 또 2나노 이하 미세공정 반도체 구현에 필요한 차세대 장비 '하이(HIGH)-NA EUV 노광장비'도 양산을 준비 중이다.

첨단 반도체 공정의 필수장비 제조사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입장에선 필수 협력사인 셈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시장 1위 전략을 추진 중인 만큼 최우선 협력기업으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6월 세계 최초로 3나노 공정 양산을 시작하며 파운드리 시장에서 속도를 내고 있지만 대만 파운드리 업체 TSMC와 격차를 좁히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TSMC는 올 3분기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점유율 57.9%로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특히 점유율을 전분기 대비 1.5%p(포인트) 끌어올렸다. 삼성전자는 2위를 유지했다. 그러나 점유율은 같은 기간 0.7%p 증가한 12.4%에 불과했다.

이 회장은 이번 방문에서 ASML 경영진을 직접 만나 장비 공급과 협력 관계 강화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꾸준히 ASML 경영진과 협력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해 6월 유럽 출장서 ASML 본사를 찾아 경영진들과 회동했다. 같은해 11월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의 공식 방한 당시엔 페터르 베닝크 ASML CEO와 차담회를 가졌다.

베닝크 CEO는 당시 경기도 화성에서 열린 ASML ‘뉴캠퍼스’ 착공식에 참석해 2400억원대 투자도 공식화했다. 뉴캠퍼스는 첨단 노광 장비 재제조시설과 트레이닝센터 등으로 구성된다. 베닝크 CEO는 “향후 한국에 대한 연구개발(R&D), 생산 설비 구축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 정상의 네덜란드 국빈 방문은 1961년 한국·네덜란드 수교 이후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이번 순방에서 반도체 외 방위산업, 원전, 첨단과학기술 등 다양한 분야의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또한 양국은 '한-네덜란드 비즈니스 포럼'도 개최, 기업 및 기관 간 첨단산업·기술 협력 등에 대한 MOU를 체결할 전망이다.

jangstag@shinailbo.co.kr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