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금지 이후 예탁금 3조 증가…'테마주' 쏠림 조짐
공매도 금지 이후 예탁금 3조 증가…'테마주' 쏠림 조짐
  • 박정은 기자
  • 승인 2023.11.12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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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거래대금·시총 회전율 등락 반복 예의 주시 필요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공매도 금지 이후 투자자 예탁금이 3조원가량 늘었다. 특히 테마주에 다시 쏠림 현상이 보인다. 공매도 포지션을 청산하려는 매수가 유입된 것으로 분석되는 가운데, 증시 거래대금과 회전율은 등락을 오가고 있어 투자자 주의가 필요하다.

12일 금융투자협회 등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5일 임시 금융위원회의를 열고 공매도 전면 금지를 의결했다. 최근 주식 시장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외국 투자은행(IB)들의 불공정거래로 시장 질서를 공정하게 유지하기 어렵고 판단했다. 공매도는 특정 주식 가격이 단기적으로 과도하게 상승할 경우 매도 주문을 증가시켜 주가를 정상 수준으로 되돌리는 등 증권시장 유동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9일 기준 투자자 예탁금은 47조202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공매도 금지 시작 직전 거래일인 3일 44조6820억원보다 2조5203억원이 늘었다. 세부적으로 보면 공매도 금지 이후 투자자 예탁금은 △6일 47조4297억원 △7일 47조8100억원 △8일 47조8703억원 △9일 47조2023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테마주에 쏠림 현상을 보였다.

공매도 금지 첫날(6일) 거래대금 상위 종목 5개를 보면 POCSO홀딩스(1위), 에코프로비엠(3위), 포스코퓨처엠(4위), 포스코DX(5위) 등으로 2차전지 관련주들이 대부분 차지했다.

또 같은 날 의료 인공지능(AI) 업종인 루닛과 뷰노도 거래대금 상위 50위 안에 들었다. 루닛 거래대금은 6일 1543억원으로 전 거래일 대비 15.54% 줄었지만, 8일 2904억원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뷰노 거래대금은 1052억원으로 전 거래일 대비 1.83% 늘었으며 9일에도 1143억원으로 증가했다.

여기에다 공매도 금지와 맞물려 호실적과 신작 출시에 대한 기대감에 게임 관련주도 부상이다. 크래프톤은 6일 거래대금이 260억원으로 전 거래일 대비 20.37% 올랐다. 특히 8일에는 1782억원으로 공매도 금지 첫 날 대비 585.38% 늘었다. 또 같은 기준 위메이드 거래대금은 6일 791억원으로 전 거래일 대비 161.05% 올랐으며 8일에는 3797억원으로 커졌다.

이에 일각에선 과거 공매도 금지 전후 투자자 예탁금이 2배 가까이 늘었던 현상이 다시 나타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실제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중 공매도가 전면 금지되기 직전 거래일인 2020년 3월16일 국내 투자자 예탁금은 36조7189억원이었다. 공매도가 부분 재개된 2021년 5월3일 투자자 예탁금은 77조9018억원을 기록했다. 이 기간에 투자자 예탁금은 44조1829억원이 늘었다.

증권가는 최근 일부 업종에 자금이 쏠리는 상황을 공매도 금지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고 있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공매도가 금지되면 기존의 공매도 포지션을 청산하려는 매수(숏 커버링)가 유입된다"며 "최근 시장은 숏 커버링 영향력이 있을 것이며 시장 전반보다는 (공매도)잔고 수준이 높았던 종목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공매도 금지가 주가 하단을 견고히 할 수 있다는 인식이 작용한다면 개인의 '물타기' 수요가 유입될 수 있다"며 "주가가 바닥을 통과하면서 개인 매수의 상당수 2차전지 관련주에 집중됐으며 건강관리 등이 부각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증시 거래대금과 회전율도 등락을 반복하고 있어 투자자들은 예의 주시할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증시 거래대금은 그날 주식이 사고 팔리는 과정에서 오간 돈의 총 합을 말하며 회전율은 거래대금을 평균 시가총액으로 나눠 계산한 것으로 회전율이 높으면 주인이 바뀐 거래가 늘은 것으로 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증시 거래대금은 △6일 26조5600억원 △7일 23조6767억원으로 늘었지만 8일(15조9575억원)과 9일(14조6413억원), 10일(11조3229억원) 줄었다. 또 시가총액 기준 국내 증시 회전율은 △6일 1.10% △7일 1.01% △8일 0.69% △9일 0.53% △10일 0.49%로 나타났다. 특히 6일에는 지난 8월31일(1.14%) 이후 3개월 만에 처음으로 1%대를 넘어섰다.

him565@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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