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총선 누가 뛰나①] 서울 동부권 여야 극명한 지지 구도…'강남3구' 거물급 등판 주목
[22대 총선 누가 뛰나①] 서울 동부권 여야 극명한 지지 구도…'강남3구' 거물급 등판 주목
  • 진현우 기자
  • 승인 2023.09.28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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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히 제기되는 한동훈 출마설... 상대 아성 무너뜨리기 위한 움직임도
‘친윤’ vs ‘친이준석’ 대결도... 동지에서 적으로 상대하는 지역구도 등장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7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7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동부 지역(중·성동갑을, 광진갑·을, 동대문갑·을, 중랑갑·을, 성북갑·을, 강북갑·을, 도봉갑·을, 노원갑·을·병, 강남갑·을·병, 서초갑·을, 송파갑·을·병, 강동갑·을)은 크게 한강 이남과 이북으로 나눠 여야 간 지지세가 극명히 갈리고 있다.

흔히 ‘강남 3구’로 부르는 강남, 서초, 송파 지역구들은 국민의힘 지지세가 막강하고 반대로 한강 이북 지역구들은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편이다. 하지만 이른바 ‘빅네임’들이 전략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서울 동부 지역은 22대 총선에서도 치열한 승부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엇갈리는 한동훈 출마 예상지... ‘검사내전’ 가능성도

한동훈 법무부장관의 정치 입성은 여의도를 달구는 뜨거운 이슈다. 특히, 한 장관 자신이 나고 자란 지역인 강남권에서의 출마 여부에 대한 관심이 높다. 벌써 거론된 지역만 해도 강남갑·서초을·송파갑·송파병 등 네 곳이다. 한 장관 본인과 윤석열 대통령 측근인 신평 변호사는 총선 출마 가능성이 없다고 주장하지만 ‘윤심(尹心) 공천’의 정점은 한 장관의 공천이란 것이 중론이다.

현재로서 가장 출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되는 곳은 송파갑이다. 이 지역은 한 장관처럼 검사 출신의 국민의힘 김웅 의원이 지역구로 있는 곳이기도 하다. 한 장관이 해당 지역구로 출마를 결심하면 공천 과정에서 이른바 ‘검사내전(內戰)’이 벌어질 수 있어 국민의힘 관계자들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또 서초을과 강남갑 역시 한동훈 장관의 출마 가능성이 고려되는 지역이다. 서초을의 경우 대검찰청을 비롯한 검찰청사들이 위치해 있어 법조1번지로 꼽히는 곳이다. 여기에 윤 대통령의 사저 또한 이곳에 위치해있다. 강남갑은 한 장관이 졸업한 압구정고등학교가 위치해 있다. 

송파병의 경우엔 앞선 세 지역구보단 출마 가능성이 낮지만 꾸준히 출마 예상지역으로 언급되는 곳이다. 당초 한 장관이 송파병 지역으로 이사했단 설이 돌았지만 한 장관은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 지역엔 김근식 당협위원장이 지난 총선에 이어 두 번 연속 해당 지역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호남 출신이기도 한 김근식 위원장은 자신이 중도 확장의 적임자란 점을 강조하며 강남 3구 중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송파병 지역을 공략하고 있다. 위례신도시 교통문제를 비롯해 옛 성동구치소 부지 개발 등 지역 현안들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준석·홍익표, 상대방 아성 무너뜨리기 위한 도전

내년 총선에선 거대양당의 거물급 인사들이 상대방 아성을 무너뜨리기 위한 ‘험지’ 출마 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그 중 대표적 인물은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다.

이준석 전 대표는 민주당게 정당 지지도가 강한 노원병 지역에 지난 2018년 재보궐선거까지 포함하면 네 번째 도전에 나선다. 당초 당내외에서 대구, 제주 등에서의 출마가 꾸준히 거론돼 왔으나 이 전 대표는 “서울 노원병에 집중할 것”이라며 부인했다. 다만, 노원병 지역구가 인구 감소로 인해 노원을 지역구와의 통합 가능성이 꾸준히 거론되는 것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될 경우 우원식 의원 등 민주당 거물들과의 정면 승부가 불가피해진다.

민주당에서도 홍익표 원내대표가 일찌감치 민주당 험지 중 한 곳인 서초을 출마를 선언했다. 대선과 지방선거 등 굵직한 전국단위 선거에서 민주당이 연달아 패배하자 본인의 희생을 통해 당을 개혁하겠단 의도였다.

친이재명(친명)계이기도 한 홍 원내대표는 지난 26일 원내대표 선출 이후 몸값을 더욱 키우고 있다. 하지만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출마설이 유력하게 나오고 있는 지역이고 강석훈 산업은행장 등 여권 내 다른 거물급 인사도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홍 원내대표 입장에선 쉽지 않은 승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친윤 vs 친이 대리전... 동대문을에서 벌어지는 당 주도권 경쟁

동대문을은 대표적 친윤 인사로 꼽히는 김경진 당협위원장과 대표적 친이준석계로 분류되는 비례대표 허은아 의원이 정면승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이들은 지난해 당협위원장 직을 두고 신경전을 벌인 바 있다. 당 주류의 핵심 인물과 비주류 핵심 인물 간의 대결에서 김경진 위원장이 승리하자 당시 허 의원은 자신이 동대문을 당협위원장에서 탈락하자 “친윤이 아니면 다 나가라는 것인가”라고 공개적으로 반발하기도 했다.

이번 총선에서도 두 사람은 동대문을에 출마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두 인사 모두 추석연휴 기간 중 지역을 돌아다니며 얼굴 알리기에 나서고 있다. 경선 과정에서부터 계파간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친윤 대 비윤' 구도의 핵심 지역인 서울 동대문을에 여당은 물론 야당도 주목하고 있다. 

◇동지에서 적으로 갈라진 임종석·추미애... 吳心 둘러싼 경쟁도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은 문재인 정부에서 중용 받아 친문계 대표 인사로 불렸다. 하지만 이들의 관계는 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가운데 두고 걷잡을 수 없이 멀어졌다. 임 전 비서실장은 지난해 7월 이재명 당시 고문의 당대표 출마를 놓고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패배해 당을 위태롭게 만들고 반성은커녕 되레 당을 장악하려는 부끄러운 짓을 한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반면, 추 전 장관은 지난 2020년 장관직 사퇴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물러나 달라'고 나한테 말했다”고 폭로하는 한편 “이재명 대표가 고립되지 않게 힘을 실어야 한다"며 사법리스크에 갇힌 이 대표를 옹호하고 나섰다.

이 둘은 내년 총선에서 서울 중·성동갑 출마가 유력한 상황이다. 과거 임 전 비서실장은 성동구 지역이 단일 지역구였던 시절에 국회의원을 두 차례 역임한 바 있다. 추 전 장관 본인의 모교인 한양대학교가 위치한 중·성동갑 지역 출마설이 나오고 있다. 다만, 역시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인 고민정 의원의 광진을 지역 출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향후 움직임이 주목된다.

광진을 지역엔 오세훈 서울시장의 최측근이었던 인물들도 출마를 결심했다. 오신환 전 정무부시장과 김도식 전 정무부시장이 경쟁적으로 출마 의사를 드러냈다. 공교롭게도 이 둘은 유승민계와 안철수계를 대표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오세훈’하면 떠오르는 지역인 광진을 지역에서의 오심(吳心)을 놓고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해보인다.

이렇게 민주당 내 공천 경쟁에서부터 추 전 장관의 ‘참전’, 오심 경쟁까지 겹치면서 광진을 지역은 서울 동부권 지역구 중 최대의 이목을 끌 것으로 보인다.

hwji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