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총선 누가 뛰나②] 마포·용산·종로 모인 '서부 벨트'…중진의 귀환
[22대 총선 누가 뛰나②] 마포·용산·종로 모인 '서부 벨트'…중진의 귀환
  • 강민정 기자
  • 승인 2023.09.29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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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총선서 국힘 2곳 vs 민주 20곳… 이번엔
與 '중진 러시' 野 '노무현 사위' 곽상언 등 주목

서울 서부 지역(강서 갑·을·병, 관악 갑·을, 구로갑·을, 금천, 동작갑·을, 마포갑·을, 서대문갑·을, 양천갑·을, 영등포갑·을, 용산, 은평갑·을, 종로)에는 '핫'한 지역구가 대거 포진해 있다. 최근 부동산 시장에서 많은 관심을 받는 마·용·성(마포·용산·성동) 가운데 두 곳이 포함돼 있을뿐 아니라 국회가 있는 여의도부터 '정치 1번지' 종로, 대통령실이 있는 용산 등 정치적으로도 의미가 깊은 지역이다.

◇설욕전 나선 與… '터줏대감' 다시 돌아온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민 주거 안정을 위한 주택공급 활성화 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민 주거 안정을 위한 주택공급 활성화 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서부 지역 총선은 한마디로 '탈환이냐, 수성이냐'의 문제다. 총 22개 지역구 가운데 국민의힘은 단 2곳(용산·종로)에 승기를 꽂는데 그쳐 대다수 지역을 민주당에 내줬다. 22대 총선에서는 이를 만회하려는 듯 지역 사정에 밝은 인사들이 전면 등판할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지역은 동작을과 강서을이다. 동작을에서는 나경원 전 의원의 출마가 거의 확실시됐다. 4선 중진인 나 전 의원은 동작을에서만 재선을 지냈다. 21대 총선에서도 해당 지역에서 3선에 도전했지만 민주당 이수진 의원에게 밀려 고배를 들이켰다. 

이후 정치적 파워가 주춤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당내 당대표 선거 등에서 존재감을 드러냈고 다음달 열리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선거대책위원회 상임고문을 맡는 등 다시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다. 나 전 의원은 최근 추석을 앞두고 시장을 돌며 접촉면을 넓히는 등 지역 민심을 다지고 있다.

강서갑 당협위원장인 구상찬 전 의원이 다시 저력을 발휘할지도 관건이다. 구 전 의원은 18대 강서갑에 당선된 후 19·20·21대 총선에서 매번 출마했지만 아직 재선을 달성하지 못한 상태다. 구 전 의원이 22대 총선에서 재선을 달성할 수 있을지가 백미다.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김태우 후보자(오른쪽)와 김성태 전 의원의 모습(사진=김성태 전 의원 페이스북)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김태우 후보자(오른쪽)와 김성태 전 의원의 모습(사진=김성태 전 의원 페이스북)

김성태 전 의원은 자신의 '홈 그라운드'인 강서을로 복귀한다. 김 전 의원은 강서을에서만 내리 3선을 지냈는데, 그만큼 지역구 관리와 조직력에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전 의원이 지난달 31일 강서을 당협위원장을 맡게 되면서 22대 총선 출마를 사실상 기정사실화했다는 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금배지' 도전하는 구청장 출신 여야 인사

채현일 전 영등포구청장(사진=채현일 전 구청장 페이스북)

 

지역 사정에 밝다는 강점을 가진 구청장 출신 인사들이 22대 총선에 도전하는 것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채현일 전 영등포구청장은 지난 7월 "새로운 영등포,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가는 첩경이고 변화와 혁신의 탁트인 정치를 이뤄내는데 구민과 함께 힘차게 나아가겠다"며 출마 의사를 분명히 했다. 

채 전 구청장은 7·8기 민선에서 민주당 소속 재선 영등포구청장으로 구정을 돌봤다. 박원순 서울시장 재임 시절 서울시 정무보좌관으로 저근거리에서 보좌했고, 문재인 정부 출범 초창기에는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행정관을 지낸 바 있다.

유종필 전 국회의원
국민의힘 관악갑 지역위원장인 유종필 전 국회의원

관악갑에는 해당 지역에서 국회의원과 구청장을 모두 지낸 유종필 전 의원이 다시 출마 의지를 내비쳤다. 

유 전 의원은 17대 총선에서 관악을 지역구 의원을 지냈고, 제5·6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관악구청장에 당선됐다. 다만 특이 사항은 새천년민주당, 민주당, 새정치민주연합 등 진보 진영에서 활동했던 그가 무소속을 거쳐 '국민의힘' 인사로 총선 출마 가닥이 잡혔기 때문이다. 현재 국민의힘 관악갑 당협위원장인 유 전 의원이 22대 총선에서 '민주당'이 아닌 '국민의힘' 의원으로서 금배지를 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윤석열의 남자', 이젠 여의도 출격하나

다음 공천을 두고 '용산 공천', '검사 공천' 등 여러 가지 이야기가 정치권에서 흘러나오면서 '윤심(尹心)'을 얻은 윤석열의 남자가 총선에 얼마나 차출될지도 시선이 쏠린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민 주거 안정을 위한 주택공급 활성화 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민 주거 안정을 위한 주택공급 활성화 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먼저 '양평 고속도로 전면 백지화'로 이슈 한 가운데 섰었던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경우 노량진으로 주거지를 등록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동작갑 출마설이 탄력을 받고 있다. 이 밖에도 자신이 국회의원을 지낸 양천갑에도 무게가 실린다. 다만 양천갑 경우 현재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이 열심히 표밭을 갈고 있고, 정미경 전 의원이 출마를 노리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영등포을은 금융권을 중심으로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의 출마설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이 원장이 검찰 출신이라는 점도 '공천설'이 계속 제기되는 배경 중 하나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이 지난 12일 서울 중구 한국관광공사에서 열린 사단법인 문화자유행동 창립기념 심포지엄 및 창립총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이 지난 12일 서울 중구 한국관광공사에서 열린 사단법인 문화자유행동 창립기념 심포지엄 및 창립총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은 고향인 경북 예천 출마가 거론됐었지만 다시 '마포갑' 출마설이 떠오고 있다. 강 수석은 18대 총선에서 마포갑에 승기를 꽂은 바 있다. 

마포갑은 현재 여권 내에서 가장 주목받는 지역구다. 지역 맹주인 민주당 노웅래 의원이 사법 리스크를 지게 되면서 '노른자위'라고 판단한 이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당내에서는 소상공인 출신 최승재 의원(비례대표)과 호남 지역에서 무소속 파워를 보여준 이용호 의원이 수도권 진출 교두보로 보고 출마를 검토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국민의힘과 합당한 시대전환 조정훈 의원 역시 마포갑 출마 유력 후보 가운데 한 명이다. 

만일 대통령실 출신 인사들이 다음 총선에서 역할을 한다면 강 수석 역시 수도권에서 선거를 이끌며  '윤심을 지닌 후보'라는 것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정치 1번지' 종로·용산… 거물급 총망라

예로부터 종로는 정치 1번지로 불렸다. 대선주자는 물론 대통령을 다수 배출한 지역이었고, 청와대와 주요 기관이 다 몰려있기 때문이다. 종로가 지닌 상징성 때문에 여야는 늘 종로에 무게감 있는 인사를 전진 배치했다. 현재 종로 지역구 의원은 국민의힘 최재형 의원으로, 야당인 민주당에서 큰 인물을 배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욱 크다.

더불어민주당 종로 지역위원장인 곽상언 변호사(사진=곽상언 변호사 페이스북)
더불어민주당 종로 지역위원장인 곽상언 변호사(사진=곽상언 변호사 페이스북)

현재 종로구 출마 가능성이 가장 큰 민주당 인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인 곽상언 변호사다. 

곽 변호사는 그간 정치와 거리를 두고 공익 변호 활동 등 자신의 일에 몰두해 왔지만, 지난 21대 총선을 기점으로 정계 입문 의사를 밝히고 민주연구원 부원장 등 정치 활동을 해 오고 있다. 앞서 충북 지역에 출마한 것과 달리 지난해 7월 서울 종로구 지역위원장에 지원하면서 수도권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곳은 노 전 대통령이 1998년 국회의원 배지를 단 곳으로, 다음해 총선에서 곽 위원장이 당선된다면 그 뒤를 잇는 셈이다.

최근 미국 유학을 한 뒤 한국으로 돌아온 이낙연 전 대표도 종로 출마가 거론된다. 

이 전 대표는 21대 총선에서 해당 지역에 당선됐지만 제20대 대통령선거 당내 경선 준비를 위해 스스로 물러났다. 그러나 귀국 후 종로에 사무실을 차렸단 이야기가 들려오면서 총선 물밑 준비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시각이 제기된다.

문재인 청와대에서 국무총리를 맡고 당대표 등 진보 진영에서 요직을 두루 거쳐 온 인사로, 이 전 대표가 22대 총선에서 직접 선수로 나설지 당 선거를 후방 지원하는 역할을 맡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7일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로 출근하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구속영장 기각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7일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로 출근하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구속영장 기각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용산은 대통령실 이전으로 급부상하는 지역이다. 그런 만큼 윤석열 정부의 간판 스타인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차출설이 언급되는 지역 중 하나다. 한 장관은 정치인은 아니지만 민주당과 대립각을 세우며 자신의 영역을 넓혀 가고 있고, 이같은 행보가 윤석열 대통령과 유사하다는 의견이 많다.

민주당에서는 강태웅 용산 지역위원장이 다시 도전장을 내민다. 강 위원장은 용산중·고등학교 출신으로 지역 연고가 깊다. 행정고시 합격후 공직 생활을 하며 서울시 행정1부시장을 지냈다. 

이 밖에도 친노 대표인사인 이광재 사무총장을 비롯해 임종석·이종걸 전 의원 등의 이름이 거명된다. 진보·중도 인사로 평가받는 김부겸 전 의원의 출마 여부도 관심사다. 

mj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