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총선 누가 뛰나④] 野 '경기북부특자도' 추진... 與 '용산 참모진' 차출 맞불
[22대 총선 누가 뛰나④] 野 '경기북부특자도' 추진... 與 '용산 참모진' 차출 맞불
  • 진현우 기자
  • 승인 2023.10.0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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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소속 김동연 지사, 경기북부특자도 설치 위한 행정절차 돌입
경기 북부, 보수 지지 높은 지역... 與, 대통령실 출신 인사 공천 가능성
의정부시 전경 (사진제공=의정부시)
의정부시 전경 (사진제공=의정부시)

대표적 접경 지역인 경기 북부(의정부갑·을, 동두천·연천, 고양갑·을·병·정, 구리, 남양주갑·을·병, 파주갑·을, 양주, 포천·가평) 지역은 파주·남양주 등의 신도시 개발로 젊은 인구가 급속히 유입돼 2023년 8월 기준 주민등록 기준으로 404만 4286명의 인구를 보유하고 있다. 그만큼 국민의힘 등 보수정당에 유리했던 과거의 구도와는 달리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지지세가 큰 폭으로 늘어나 선거 결과를 쉽사리 예측할 수 없는 지역이 됐다.

이번 22대 총선에선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문제, 인구 증가에 따른 선거구 획정 문제, 광역급행철도(GTX) 사업 등 현안들이 지역 유권자 표심이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윤심(尹心)’을 등에 업은 인사들이 경기 북부 곳곳에서 출마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경기 북부 지역은 22대 총선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내세우는 경기북부자치도... 與, 대통령실 인사로 맞대응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지난 25일 ‘경기북부특별자치도(특자도) 비전 선포식’을 개최하고 특자도 설치를 위한 행정절차 돌입에 착수했다. 특자도 설치는 지역의 숙원 사업이다. 접경 지역이라는 이유로 경기 북부 지역 개발이 어려워 경기 남부 지역에 비해 경제성장이 더뎠기 때문이다.

김동연 지사는 특자도를 설치할 경우 대한민국 경제성장률이 연평균 0.31%p 증가하고 연간 6만 명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경기도는 내년 2월까지 특자도 설치를 위한 주민투표 실시를 중앙정부에 건의한 상황이다.

민주당의 움직임에 여권 인사들을 중심으로 전통적 강세지역인 경기 북부에서의 승리를 위해 대통령실 출신 인사들의 기용을 검토해야 한단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미 몇몇 인사들은 경기 북부 지역에서의 차기 총선 출마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표적으로 전희경 정무1비서관, 허청회 행정관 등이 출마 예정자로 꼽히고 있다.

지난 20대 국회의원을 지내기도 한 전희경 정무비서관은 유·청소년기를 보냈던 경기 의정부갑출마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역은 경기 북부 지역 ‘정치1번지’로 불리는 곳으로 민주당 소속 문희상 전 국회의장이 6선을 한 지역으로 민주당 세가 강한 곳이다. 22대 총선에선 기존 문희상 전 의장의 아들인 문석균 전 지역위원회 상임부위원장이 다시 한번 후보직을 노리고 있기도 하다.

여당 입장에선 전 비서관이 지난 20대 총선에서 역시 야당 강세 지역인 인천 동·미추홀갑에 출마해 42.17%란 의미 있는 득표율을 기록했던 것을 비춰봐 경기 북부 정치1번지인 의정부갑 지역에 출마해 여당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의정부갑의 또 다른 여권 유력 후보론 비례대표 최영희 의원이 꼽힌다. 최 의원은 최근 의정부갑 지역에서의 출마 의지를 굳힌 이후 지역 행사들을 찾아가며 표심 얻기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MBN 앵커 출신 정광재 전 기자도 이 지역 공천을 신청할 것으로 전해진다.

또 다른 대통령실 출신 출마 예상자로 거론되는 허청회 행정관은 고향인 포천·가평 지역 출마가 유력하다. 허 행정관은 포천에서 초·중학교를 나온 국회 보좌관 출신이다. 십수년간의 국회 경험을 바탕으로 뛰어난 정무 감각과 정책기획능력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20년 공천에서 현 최춘식 의원에게 져 고배를 삼켜야 했던 허 행정관은 지난해 지방선거에선 경기도지사직에 출마한 김은혜 현 대통령실 홍보수석의 캠프에도 핵심 책임자로 활동해 재기를 노린 바 있다. 지금은 휴일을 이용해 포천·가평 지역 지인들과 만나며 표밭 다지기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천·가평 지역엔 허 행정관 뿐만 아니라 권신일 코레일관광개발 대표, 김용호 변호사 등도 국민의힘 공천장을 받기 위한 도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정부의 ‘부동산 1타강사’로 불리는 국토교통부 원희룡 장관은 고양갑 지역 출마가 점쳐지고 있다. 이미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이 지역 출신인 정의당 심상정 의원과 신도시 개발, 전세사기, 대곡소사선 등의 여러 현안을 놓고 ‘설전’을 벌인 이유가 원 장관이 고양갑 출마를 염두했기 때문이란 세간의 분석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에선 김성회 ‘씽크와이’ 소장이 출마를 공식 선언한 상태다. 다년간의 국회 보좌관 생활과 미국 로스앤젤레스 등 민주당의 해외 당직자로 활동하면서 능력을 인정받았다. 특히, 여러 방송에 출연하면서 인지도를 높였다. 지난 7월엔 한 방송에 출연해 서울-양평 고속도로의 대통령 처가 개입 논란과 관련해 지난해 국정감사 회의록을 언급하며 고속도로 백지화 선언을 했던 원 장관을 반박해 주목을 받았다.

이재준 전 고양시장이 고양갑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고양특례시청 신청사 후보지를 고양갑 소속 덕양구 주교동에서 일산동구 백석동으로 이전한단 계획이 발표되자 지역 주민과 함께 반발하기도 했다. 지난 20~21일 ‘여론조사꽃’이 실시한 조사에서도 원 장관(27.1%)에 0.5% 앞선 27.6%의 지지율을 나타내는 등 후보 경쟁력도 갖췄단 것이 당내외 평가다.

이 전 시장과 함께 출마할 것으로 보이는 문명순 고양갑 지역위원장도 지역 내에서 기반이 탄탄하다.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소속 고양시의원 6명을 배출하는 등 지역 내 성과가 좋단 평가다.

◇‘이재명 저격수’ 조광한, 보수 험지서 출마 준비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각을 세워오던 조광한 전 남양주시장은 국민의힘에 입당해 총선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조광한 전 시장은 지난 2020년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가 도내 31개 시·군에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하라고 독려했으나 조 전 시장은 “현금 지원은 필요한 곳에 적정하게 나눠쓸 수 있다”며 반대의 뜻을 밝혔다.

앞서 지난 2019년엔 경기도 계곡 불법영업에 대한 단속에 나서면서 ‘전국 최초’를 강조하자 조 전 시장이 자신이 전국 최초로 시도했다며 반발하기도 했다. 경기도와 남양주시 긴 감사 거부 논란까지 겹치며 조 전 시장은 결국 민주당을 탈당했다.

조 전 시장은 남양주병 지역 출마가 유력한 상황이다. 이 지역은 기존 보수세가 강했으나 다산신도시 입주 이후 민주당 지지도가 크게 증가했다. 조 전 시장이 시장 재임 시절 다산신도시에 지지기반을 다져놓았고 인근 주민들의 호응도 또한 좋다. 현재 이 지역구엔 친명계 김용민 의원이 포진하고 있다. 총선 기간 중 충분한 이슈메이킹도 가능한 상황이다.

여권에선 이진호 변호사와 김미연 전 민주평통 남양주시협의회장의 출마도 유력한 상황이다. 이진호 변호사는 남양주시복지재단 감사를 맡고 있고 지역 내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며 지역 내 기반을 넓혀가고 있다. 김미연 전 협의회장은 새누리당 중앙여성위원회 부위원장, 바른정당 남양주병 당협위원장 등을 지내며 지역 내 문화, 여성, 예술 분야에 폭넓은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키즈’에서 ‘장례지도사’로... 손수조, 동두천·연천 출마 준비

지난 2012년 19대 총선 당시 새누리당(현 국민의힘)의 부산 사상 지역 총선에 출마한 손수조 후보(현 리더스클럽 대표)는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함께 ‘박근혜 키즈’로 이름을 날렸다.

문재인 후보에 맞서 박근혜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이 ‘자객공천’한 부산 사상 지역에서 손 후보는 문 후보에게 패배하긴 했지만 43.75%란 높은 득표율을 보이며 자신의 보폭을 넓혀갔다. 하지만 지난 2016년 20대 총선에서의 실패와 뒤이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손수조’란 이름은 잊혀져 가는 듯 했다.

현실 정치에서 거리를 둔 지난 7년의 시간이 지나 손수조란 이름은 다소 의외의 공간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다름 아닌 장례지도사 팀장으로 활동하고 있단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지금은 후불제 상조회사 총괄이사로 재직하며 사회연구기관인 ‘리더스클럽’ 대표직을 맡고 있다.

그녀는 장례지도사 활동을 이억나가고 있는 동두천·연천 지역 출마를 선언헀다. 3년 가까이 이 지역에서 장례를 관리하면서 지역민들과 가족처럼 지낸단 것이 손 대표가 강조하고 있는 부분이다. 거처도 최근 동두천 지역으로 옮긴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함께 경기 북부 지역의 의료 사각지대와 규제 혁신 등 각종 지역 현안에 대한 비전을 밝히기 시작했다. 11년 만에 1세대 청년정치인이었던 손 대표가 여의도 입성이 가능할지 주목받고 있다.

[신아일보] 진현우 기자

hwji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