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총선 누가 뛰나⑤] '총선 바로미터' 인천.. '친윤' vs '친명' 불꽃 대결 주목
[22대 총선 누가 뛰나⑤] '총선 바로미터' 인천.. '친윤' vs '친명' 불꽃 대결 주목
  • 진현우 기자
  • 승인 2023.10.07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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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1번지 남동갑... '진윤' vs '인천시 간부' 공천 경쟁 전망
'대통령실 핵심 인사' vs '진박' 연수을... 언론사 선후배 맞대결
이재명 구속 위기 면하자 '친명' 인천 총출동... '비명' 정면 겨냥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전경 (자료사진=연합뉴스)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전경 (자료사진=연합뉴스)

인천광역시(중·강화·옹진, 동·미추홀 갑·을, 연수갑·을, 남동갑·을, 부평갑·을, 계양갑·을, 서구갑·을)는 지난 9월 기준 등록 인구가 298만 7918명에 달해 300만명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2035년엔 기존 제2도시인 부산광역시를 제치고 새롭게 국내 제2의 도시 반열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그만큼 인천이 가지는 정치적 상징성 또한 특별하다. 

인천은 그동안 전국 단위 선거에서 민심의 풍향계라고 불렸던 지역이다. 최근 국회의원 총선거에선 인천의 판세가 곧 전국 판세로 이어지기도 했다. 지난 2012년 19대 총선에서 여당은 152석을 확보해 간신히 과반을 넘겼는데 인천 역시 배분 의석 12석을 새누리당과 제1야당 민주통합당이 각각 6석씩 나눠가졌다.

2016년 20대 총선에서도 인천에선 새누리당이 6석, 민주당 7석을 획득했는데 전국 결과 역시 새누리당이 122석, 민주당이 123석을 차지했다. 당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위성정당 획득 의석까지 합쳐 180석을 가져가며 완승했던 2020년 21대 총선에서도 인천에선 민주당이 11석, 미래통합당이 2석을 획득해 전국 결과를 그대로 반영했다.

이번 총선은 변수가 많은 만큼 섣불리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만큼 인천 지역에서도 공천을 받기 위한 원외 인사들의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특히, 중앙 낙점 인사와 지역에서 탄탄한 기반을 다져놓은 인사 간의 불꽃 튀기는 대결이 예상된다.

△인천 정치1번지 남동갑, 與 경쟁 치열

인천 남동갑 지역은 인천광역시청과 인천광역시교육청이 소재하고 있어 인천의 ‘정치1번지’로 불리는 곳이다. 그만큼 여당과 야당 모두 인천 지역 중에서도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곳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여당 내에선 현재 해당 지역구의 당협위원장이 공석인 상황이라 공천장을 받기 위한 경쟁에 불이 불었다. 전략공천 지역으로 지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해당 지역구는 유정복 현 인천시장의 지역구이기도 했다. 여당 내에선 이완구 법제처장의 이름이 가장 먼저 거론된다. 인천에서 고등학교까지 마쳤고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020년 검찰종장 재직 시절 직무정지 집행정지 심판에서 변호인을 맡아 윤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로 분류되기도 한다.

이 법제처장은 지난 6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총선에 출마하겠다는 생각을 해본 일이 없다. 대통령이 맡겨준 법제처장 직무에 충실하고자 할 따름”이라며 세간의 출마설을 부인하고 있지만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가 낮은 상황에서 여당에서 인천 지역 민심을 얻기 위한 카드로 내세울 수 있단 관측도 나온다.

이 밖에도 국토교통부 원희룡 장관, 국민의힘 이철규 사무총장 등 정부·여당 인사와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 김종필 인천시설관리공단 이사장도 남동갑 출마가 유력하다. 지난해 지방선거 당시 남동구청장 후보 경선에서 나섰으나 탈락의 쓴맛을 마셨던 김 이사장은 일찌감치 유정복 당시 후보 지지를 선언하면서 ‘유정복 라인’에 탑승하기도 했다. 유 시장의 지역구이자 인천시장 소재지인 남동갑 지역에서 김 이사장의 출마 여부 또한 관심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현직 인천시 소속 인사들의 출마 선언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SBS 아나운서 출신인 손범규 홍보특보가 남동갑 지역에서 출마 전 표심 다지기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 특보는 지역구 내 각종 행사를 돌아다니면서 유권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단 이야기가 들려오고 있다. 손 특보의 아들이 인천 소재 인하대학교 소속 탁구 선수인 손석현 선수란 점이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MBC 기자 출신인 고주룡 인천시 대변인도 출마를 저울질 하고 있다. 고 대변인 역시 당초 남동갑 출마가 유력했으나 최근 남동을 지역구도 선택지에 포함시켜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동을 지역에선 현재 이원복 전 의원이 당협위원장을 맡아 지난 21대 총선에 이어 다시 한번 공천장 획득에 나선다.

야권에선 정의당 배진교 원내대표가 남동을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것이 눈에 띈다. 10대 남동구청장 출신이자 현재 당 남동구지역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배 원내대표는 현역 지역구 의원인 무소속 윤관석 의원의 민주당 돈봉투 사건 연루 의혹에 따른 이탈층과 국민의힘에 반감을 가진 유권자를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연수을, 언론사 선후배간 맞대결 연출 가능성

최근 대통령실 김기흥 부대변인의 인천 연수을 차출설이 거론됐다. KBS 기자 출신인 김 부대변인은 윤 대통령의 정치 참여 선언 당시부터 각종 현장을 함께 누비며 ‘윤석열의 입’이라고 불렸던 핵심 인사이기도 하다. 

지난해 윤 대통령의 당선 이후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부대변인을 지냈고 대통령실 입성 이후엔 행정관을 거쳐 지난 8월부터 부대변인을 맡고 있다. 일각에선 이르면 오는 10월 중 대통령실을 떠나 본격적인 총선 준비에 돌입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처럼 윤 대통령의 높은 신임을 받고 있고 10여년 전부터 인천 송도에 살고 있는 김 부대변인이 자신의 거주지 연수을지역 출마를 고심하면서 같은 지역에서 오랫동안 활동했던 민경욱 전 의원과의 정면 승부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벌써부터 민 전 의원은 김 부대변인 견제에 나선 모양새다. 최근 지역구 내 자신의 사무실을 인천 송도 드림시티로 이전한 민 전 의원은 지난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당랑거철(螳螂拒轍, 분수를 모르고 강한 상대에게 무모하게 덤벼든다)”이라며 “연고를 잘 찾아갔으면 좋았을 텐데 그러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깝다”고 비판했다. 특히 김 부대변인이 입사 면접 당시 민 전 의원 자신을 본받고 싶어 KBS에 지원했단 내용까지 언급하며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못했다.

민 전 의원은 대표적인 ‘친박근혜(친박)’ 인사로 불린다. 이와 함께 동인천중-송도고 출신의 인천의 대표적 여권 인사로도 꼽히고 있다. 대통령실 출신 김 부대변인까지 가세하면서 연수을 지역루를 둘러싼 여권 경선 구도는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여권에선 두 인사 외에 민현주 전 의원과 김진용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도 경선에 출마할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 친명계 원외 인사 도전 거셀 전망 

제1야당인 민주당에선 친이재명(친명)계 원외 인사 또는 비레대표 의원들의 인천 지역내 총선 출마 선언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인천 계양을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이재명 대표가 체포동의안 가결로 촉발된 구속 위기를 면하고 이에 따른 당내 ‘비명계’ 인사 색출 움직임과 맞물려 ‘친명의 반란’이 인천 지역에서 시작될 수 있단 관측이 나온다.

대표적인 지역구가 부평을이다. 비명계의 좌장 격이라 할 수 있는 홍영표 의원이 5선을 노리고 있는 지역으로 많은 친명계 인사들이 홍 의원과의 공천 경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현재 공식적으로 출마를 표명한 인사는 유길종 정책위 부의장이다. 유 부의장은 지난달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대표에 대한 부당한 체포동의안에 찬성표결을 한 '해당 행위자'들을 도저히 그대로 둘 수는 없다"며 부평을 지역에서 출마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지난해 대통령선거와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이 대표를 근거리에서 보좌한 유 부의장은 이 지역의 상징인 대우자동차 공장 노동자 출신이기도 하다. 잇따른 '철수설'이 나오고 있는 한국GM(구 대우자동차) 부평 공장을 존치시키고 인천, 부평 지역의 경제 회생에 나서겠단 각오다. 이와 함께, 2차전지 등 국가 신성장동력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또 다른 친명 인사인 비례대표 이동주 의원도 부평을 지역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대 재학 시절 학생운동을 경험한 후 자영업계에 뛰어든 이 의원은 십수년간 부평 지역에서 치킨호프집과 세탁소 등을 운영했다. 이후 21대 국회에 입성해 당 소상공인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았을 정도로 '정책통'으로 유명하다.

이 의원은 부평 지역 행사에 자주 등장하며 지역민들과 인사를 나누면서 점차 보폭을 넓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 서구을에선 이렇다 할 당내 경쟁자가 없던 3선 신동근 의원을 상대로 김종인 전 인천시의원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김 전 시의원은 지난달 21일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 당시 신 의원이 찬성표를 행사했단 소문이 돌자 자신의 페이스북에 "검찰 독재에 맞서 싸우는 당대표 등에 칼을 꽂았다"며 "이에 궐기해 서구을에 총선 출마를 선언한다"고 밝혔다.

8대 인천광역시의회 후반기 민주당 원내대표를 맡을 정도로 탄탄한 기반을 마련한 김 전 시의원은 지난해 6·2 지방선거에선 서구청장 후보로도 나서기도 했다. 지역 관내에 있는 수도권매립지의 조기 종료와 원도심과 신도심의 도시균형발전을 핵심 공약을 내걸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강성 친명계 지지자들의 향방에 따라 더 많은 친명계 원외 인사들의 출마 선언이 이어질 것으로 보여 인천 지역 정가의 눈이 민주당 경선 과정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hwji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