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블랙홀’에..민주 ‘텃밭’ 호남·수도권 민심 ‘술렁’
‘이재명 블랙홀’에..민주 ‘텃밭’ 호남·수도권 민심 ‘술렁’
  • 진현우 기자
  • 승인 2023.09.27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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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지지율, 李체포안 가결 이후 호남서 상승세, 수도권은 하락세
‘검찰의 부당한 정치수사’ 호남 58% VS '검찰의 정당한 수사‘ 서울 61%
‘민주, 새 인물 공천해야’ 호남·수도권 한 목소리...전문가들 “중도 확장 모색해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6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을 받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6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을 받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번 추석 밥상머리 메가톤급 이슈는 단연 ‘이재명 블랙홀’ 정국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가결 이후 여야 정당 지지율이 적잖이 출렁거리고 있다. 이 대표의 거취 문제가 국민의힘과 민주당 정당 지지도에 직격탄이 될 것이란 얘기다. 

◆ 민주 전통 텃밭 호남서 지지율 상승....수도권은 소폭 하락

체포동의안 가결 이후 민주당 심장부인 호남 지지층은 빠르게 결집하고 있는 모양새다. 뉴스토마토가 26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광주 등 호남 지역의 민주당 지지도는 66.9%로 나타났다. 여당인 국민의힘이 기록한 9.1%보다 7배 이상 차이가 나는 수치다.(지난 23~24일 조사,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p)

리얼미터가 지난 25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선 검찰의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가 부당한 정치 탄압이라고 생각하는 호남 지역 응답자가 58%로 전국 주요 지역 중에서 가장 높았다.(지난 21~22일 조사,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p) 

검찰의 이 대표를 겨냥한 수사가 정치적이란 판단과 그에 따른 민주당 지지층 결집세는 그대로 내년 총선에서의 표심으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특히, 호남 지역 중에서도 민주당 지지세가 가장 강한 광주·전남 지역에서 이러한 경향은 더욱 뚜렷하다.

KBC 광주방송 여론조사 결과, 내년 4월에 치러지는 22대 총선 정당투표에서 민주당에 투표를 하겠다고 답변은 광주 5개 선거구와 전남 4개 선거구에서 각각 62.8%, 62.9%로 나타났다.(광주지역 지난 21~22일 조사·전남지역 지난 22~23일 조사,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광주지역 ±2.0%p·전남지역 ±2.2%p) 

반면, 민주당의 또 다른 주요 지지기반인 서울 등 수도권에선 민주당 지지율이 심상치 않다. 광주 등 호남 지역과는 다르게 체포동의안 가결 이후 민주당 지지도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리얼미터에 따르면 체포동의안 가결 이후인 지난 21~22일 기준 서울 지역의 민주당 지지도는 42.5%로 전주 대비 7.3%p 하락했다. 인천·경기 지역의 민주당 지지도는 49.9%로 2.1%p 오르는 데 그쳤다. 특히, 서울 지역 국민의힘 지지도는 서울에서 14.5%포인트가 올라 46.7%로 조사됐다. 서울 지역에선 여당이 오차범위 안에서 민주당을 앞서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서울과 인천·경기에선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가 검찰의 정당한 수사 절차라고 생각하는 비율이 각각 61%와 44%로 서울 지역에선 오차범위 밖에서, 인천·경기 지역에선 오차범위 안에서 앞서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불체포특권 포기와 동료 의원들에게 부결을 호소한 이재명 대표의 이중적 태도가 수도권 지역에서 부정적으로 작용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일부 당원들은 "이 대표의 '부결 호소' SNS 글이 패착이었다고 본다"며 "결국 저게 본심이었냐고 실망한 당원도 많았다"고 지적했다.

◆ 내년 총선 화두는 ‘물갈이론’...호남·수도권 모두 ‘새 인물 공천’ 갈망

하지만 호남과 수도권 지역 유권자 모두 내년 4월 총선에서 새 인물을 공천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참신하고 도덕성 높은 인물을 뽑자는, 이른 바 ‘현역의원 물갈이론’이 내년 총선 화두가 될 가능성이 높다.

26일 KBC 여론조사를 보면 여론조사를 실시한 광주 5개 지역구 중 송갑석 전 최고위원(재선·광주 서구갑)과 이용빈 의원(초선·광주 광산갑)을 제외한 3개 지역구의 현역 의원들이 모두 다른 후보들에게 밀리는 양상인 것으로 드러났다. 전남 지역 역시 현역 의원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광주의 경우 친명계로 알려진 원외 출마 예정자들의 약진이 두드러져, 그동안 현역교체 요구가 높았던 시민여론이 현실로 반영된 결과로 분석되고 있다.

수도권은 호남 지역보다 새 인물을 갈망하는 비중이 더 높았다. 25일 경인일보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내년 총선서 다른 인물을 뽑겠다고 한 응답자가 인천 지역에선 55.6%, 경기 지역에선 52.0%로 높게 나타났다.(지난 21~22일 조사,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5%p)

향후 총선 과정에서의 변수는 이 대표의 거취에 따른 민주당의 분당 가능성, 친명계 원외 인사 등 신진세력의 약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hwji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