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단식장소 당대표실로 이동.. 野 최고위원·초선의원단, 단식 만류
이재명 단식장소 당대표실로 이동.. 野 최고위원·초선의원단, 단식 만류
  • 진현우 기자
  • 승인 2023.09.13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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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절대 왕정국가로 복귀하는 거 같아"... 단식 지속 의지 결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단식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13일 국회 민주당 원내대표회의실에서 최고위원회의가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단식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13일 국회 민주당 원내대표회의실에서 최고위원회의가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3일 단식 농성장을 국회 내 당대표실로 옮겼다. 단식 14일차에 접어들면서 이재명 대표의 건강 상태가 눈에 띄게 악화되면서 단식을 중단해야 한단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이 대표는 "절대 왕정국가로 복귀하려 한다"며 단식 중단 의사가 없음을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부터 국회 본청 당대표회의실에 마련된 농성장에서 단식을 이어가고 있다. 당초 회의실에서 있던 책상들은 치워졌고 대신 천막 농성장에서 사용했던 작은 탁상과 장판이 배치됐다.

이 대표는 이날도 당내 주요 인사를 접견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자리에 누워서 지냈다. 특히 단식 보름째에 접어들면서 수척한 모습을 보이며 당내 일부 인사들은 눈물을 훔치는 경우도 목격됐다.

이날 오전엔 민주당 최고위원단이 방문해 이 대표에게 단식 중단을 권유하기도 했다. 지난 2014년 8월 세월호 참사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24일간 단식을 진행한 적이 있는 정청래 최고위원은 "2주 지나면 단백질과 지방질이 태워지기 시작한다"며 "장기까지 태워질 수도 있어 굉장히 위험하다. 의원들의 바람이 빨리 (단식이) 정리됐으면 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대표 몸이 제일 걱정"이라며 "(여당) 이정현 전 대표도 몸 생각하라 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이날 예상되는 개각 등 현안에 대한 이야기도 교환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최고위원들이 국방부 장관에 국민의힘 신원식 의원, 여성가족부 장관에 김행 전 청와대 대변인,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유인촌 문화체육특별보좌관이 언급된다고 하자 "참 훌륭한 분들이 온다"며 윤석열 대통령을 꼬집기도 했다.

최고위원단에 이어 당내 최대 의원모임인 '더좋은미래'와 초선의원단도 당대표실 농성장에 연이어 방문해 이 대표를 격려하면서도 단식 만류를 거듭 요청했다.

의사 출신이기도 한 이용빈 의원은 "(이 대표가) 지금은 국민 항쟁이라 표현한 것처럼 이 대표 중심으로, 국민의 삶을 중심으로 민주당이 똘똘 뭉쳐야한다고 온 몸으로 말하는 것 같다"며 "초선의원들이 그 중심에 서서 민주당이 똘똘 뭉치도록 싸워가겠다. 단식 끝내고 싸움의 승리를 위해 선봉에 서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재명 대표는 "절망이라고 할 정도로 너무 암울하다"며 '모든 게 다 무너지고 이게 절대왕정국가로 복귀하는 거 같다"며 단식 지속 의사를 밝혔다.

박성준 대변인은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대표실로 단식장을 옮긴 데는 단식을 더 이어가겠다는 이 대표의 결연한 의지가 담겼다"고 설명했다.

hwji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