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지키자’ 체포동의안 부결 조짐... 민주당 ‘중대 기로’
‘이재명 지키자’ 체포동의안 부결 조짐... 민주당 ‘중대 기로’
  • 진현우 기자
  • 승인 2023.09.13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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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식 14일째’ 이재명, 건강 악화로 당 대표실로 옮겨
정청래 “이재명 죽이기는 김대중, 노무현 죽이기와 닮아"
이번주 구속영장 청구할 듯…추석 전 21·25일 표결 전망
단식 14일째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3일 국회 사무실에서 경제민주화와 평화통일을 위한 국민연대(민평련) 소속 의원들을 만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단식 14일째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3일 국회 사무실에서 경제민주화와 평화통일을 위한 국민연대(민평련) 소속 의원들을 만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3일 단식 장소를 국회 본청 앞 천막에서 본청 안 당 대표실로 옮겼다. 단식 14일째에 접어들면서 이 대표 몸 상태가 악화한 데 따른 것이라고 민주당은 설명했다. 지난 9일과 12일 두 차례에 걸쳐 검찰에 출석해 조사받는 등 스트레스까지 가중돼 상태가 더 안 좋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도 불참했다. 

이 대표 단식이 장기화하면서 당내에서는 단식을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당내 최대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와 초선 의원 모임인 '더민초', 당내 김근태계 모임인 민평련(경제민주화와 평화통일을 위한 국민연대) 소속 의원들은 이날 잇달아 이 대표를 찾아 단식 중단을 촉구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현 상황에서 단식을 중단할 의지가 없다고 민주당은 전했다.

박성준 대변인은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대표실로 단식장을 옮긴 데는 단식을 더 이어가겠다는 이 대표의 결연한 의지가 담겼다"고 설명했다.

당 내부에서는 이 대표에 대한 검찰의 영장청구가 임박해졌다고 보고 본회의에서 체포동의안을 부결시켜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검찰은 이르면 이번주 말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과 백현동 특혜 의혹을 엮어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게 되면 체포동의안은 다음 주 초 국회로 송부될 것으로 보인다.

당 최고위원들은 본격적으로 '이재명 지키기'에 나서며 지지층 결집을 위한 강한 메시지를 발신하고 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재명 죽이기는 김대중 죽이기, 노무현 죽이기를 닮았다"며 "이재명 죽이기에 맞서 민주당부터 이재명 대표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 싸우는 것이 급선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찬대 최고위원도 "물증도 없는 수사를 반복한단 사실을 감추려고 특정 언론에 공무상 비밀 누설하며 범죄자 낙인찍기를 반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범계 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장도 지난 12일 의원총회에서 “절대 이 대표를 저들의 아가리에 내줄 수 없다”는 격한 표현까지 써가며 체포동의안 부결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 대표의 단식에 동정론이 일며 체포동의안 부결로 무게추가 기울고 있지만, 비명(비이재명)계는 "다시 '방탄 지옥'으로 가면 안 된다"고 맞서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단식 이후 분위기가 친이재명(친명)계와 비명계 중간에 있는 인사들도 제대로 목소리를 못 내는 상황이 됐다. 이 대표를 위해서도 검사 탄핵이나 체포동의안 부결은 좋을 게 없다”고 우려했다.

hwji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