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길은융합-가전편②] 쿠첸 박재순, 소믈리에 통해 미국입맛 잡는다…해외 공략
[살길은융합-가전편②] 쿠첸 박재순, 소믈리에 통해 미국입맛 잡는다…해외 공략
  • 김태형 기자
  • 승인 2023.08.25 05: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현지쌀' 최적화기술 탑재, '121밥솥'·'더핏듀얼프레셔' 전진배치
건강한 식문화 트렌드 이끌 주방가전 브랜드 입지 강화 계획

산업계 ‘융합’이 전염병처럼 확산되고 있다. 기업의 정통 사업 경계는 이미 허물어졌다. 기업들은 협력과 신사업을 통해 새로운 융합형 비즈니스 기회를 만든다는 전략이다. 살기 위한 미래 생존법이다. <신아일보>는 2021년부터 진행한 업종별 ‘융합시리즈’ 3탄을 마련, ‘살길은융합’ 연중기획편을 계속 이어간다. 기업별 CEO 경영스타일을 분석, 이에 맞춘 융합 전략과 미래사업을 파악해 보는 시간이다.
이번 시리즈에서는 가전업종 CEO를 파헤친다. <편집자 주>

박재순 쿠첸 대표가 지난해 천안공장 신축 준공식에서 기념사를 통해 쿠첸의 미래 비전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쿠첸]
박재순 쿠첸 대표가 지난해 천안공장 신축 준공식에서 기념사를 통해 쿠첸의 미래 비전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쿠첸]

박재순 쿠첸 대표가 맛과 건강, 편리함을 고려한 혁신 밥솥으로 미국 시장까지 공략한다. 한국을 넘어 현지 입맛까지 사로 잡는다는 구상이다. 

24일 쿠첸에 따르면, 박 대표는 주력 상품인 '121 밥솥'을 무기로 국내 시장을 잡고 해외 진출을 본격화 한다. 121 밥솥은 판매량 기준 쿠첸 인기 밥솥 제품 중 단기간 가장 가파른 상승치를 기록한 제품이다. 

실제 121 밥솥은 출시 5개월(2021년 12월)만에 총 7만대가 팔렸고 2023년 7월 기준으로는 약 42만대가 판매됐다. 121 밥솥은 2021년 7월 사전 예약 판매 당시에도 목표치의 235%를 달성하는 기록을 세웠다.

삼성전자 출신의 전문 경영인 박 대표는 2020년 쿠첸에 와서 한 우물만 판다는 신념으로 밥솥 분야만 집중, 121 밥솥을 탄생시켰다. 밥솥을 연구하는 인력을 전진 배치해 한국뿐만 각국 현지인 입맛까지 고려한 제품을 개발한 것이다.

미국에서 출시되는 121 밥솥의 경우 쿠첸 밥맛연구소의 밥 소믈리에들이 연구한 끝에 개발된 제품이다. 이들은 미국에서 생산되는 대표적인 미디엄쌀 품종인 칼로스쌀을 직접 구매해 최적의 취사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제품에 적용했다. 미국 소비자들의 취향에 맞는 밥맛을 구현하기 위해 현지에서 밥맛 블라인드 테스트를 진행해 알고리즘을 수정∙보완하는 과정도 거쳤다. 121 밥솥은 다양한 품종의 쌀을 소비하는 미주 소비자들의 요구에 맞춰 찰진 백미뿐 아니라 롱그레인, 칼로스쌀, 가바쌀 모두 취사가 가능하다. 

쿠첸의 '더핏 듀얼프레셔'도 밥 소믈리에들의 노력 산물이다 더핏 듀얼프레셔는 미국 현지 쌀에 최적화된 밥맛을 구현하기 위해 찰진백미와 롱그레인, 콘지(죽) 기능을 탑재해 출시됐다.

박 대표는 나아가 소비자들이 미국 현지 메뉴를 보다 쉽게 요리할 수 있도록 미주 전용 레시피를 개발하는 데 집중했다. 전용레시피는 쿠첸 미국 공식 온라인몰에서 다운로드가 가능하다. 

쿠첸 제품은 현재 쿠첸 미국 공식 온라인몰과 아마존 등의 온라인 플랫폼에서 판매되고 있다. 오프라인은 한인시장부터 점유율을 확대한 뒤 아시안마켓, 코스트코, 월마트와 같은 현지 마켓까지 확장해 나갈 예정이다.

쿠첸 121 밥솥. [사진=쿠첸]
쿠첸 121 밥솥. [사진=쿠첸]

박 대표는 향후 쿠첸을 소비자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며 건강한 식문화 트렌드를 이끄는 프리미엄 주방가전 브랜드로 입지를 강화해나갈 계획이다. 

박 대표는 과거 코로나19 기간에도 건강에 대한 관심 증가로 잡곡밥 수요가 높아졌지만 잡곡 불리기가 번거롭다는 의견에 주목해 121 밥솥을 선보였다. 121 밥솥은 잡곡밥을 불림없이 부드럽게 익혀준다. 국내 최초로 2.1 초고압 기술을 탑재한 제품이다. 취사 온도를 121도까지 끌어올려 잡곡의 수분 흡수율이 높아져 곡물을 속까지 골고루 익혀준다. 잡곡을 몇 시간 동안 불리지 않아도 백미처럼 빠르고 부드러운 식감으로 취사할 수 있다. 

또 박 대표는 또 1인 가구, 캠핑족 증가 등 다양해진 소비자 생활 패턴을 고려해 밥솥 라인업을 다각화한다. 6인용, 10인용 위주로 출시됐던 밥솥을 3인용, 1.5인용 등 여러 규격으로 선보여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혔다. '쿠첸 트리플' 밥솥을 시작으로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해 국내 밥솥 기업 최초로 스마트싱스를 연동하는 등 신기술 접목에도 나섰다. 

박 대표는 고객의 세분화된 입맛을 겨냥한 제품 개발에도 나선다. 쿠첸은 쌀 품종별, 잡곡 종류별로 맞춤형 취사 알고리즘을 탑재한 '브레인' 밥솥을 선보였다. 압력에 따른 차별화된 밥맛을 넘어 쌀 품종과 기능성 잡곡에 최적화된 알고리즘으로 개인 취향에 맞는 밥맛을 선사하기 위해서다. 

박 대표는 "쿠첸은 매년 트렌드에 발맞춘 뛰어난 품질의 제품을 출시했으며 빠르게 변화하는 주방가전 시장에서 앞서가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그 덕분에 국내 최초 2.1초고압 밥솥, 가변압 트리플 밥솥 등을 선보이며 '국내 최초'라는 타이틀과 함께 대한민국 대표 밥솥 브랜드로 거듭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도 프리미엄 주방가전기업으로서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에서도 K-밥맛의 대표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thkim7360@shinailbo.co.kr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