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은석號' CJ제일제당, 고꾸라진 1Q 실적…바이오·FNT '악화'
'최은석號' CJ제일제당, 고꾸라진 1Q 실적…바이오·FNT '악화'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3.05.08 17: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한통운 뗀 영업익 1504억, 전년比 58.5% 감소 '반토막'
최 대표 공들인 신사업, 해외수요 줄고 원가부담 '역성장'
오너 3세 이선호 실장 맡은 글로벌 식품사업만 호조
최은석 CJ제일제당 대표. [사진=CJ제일제당]
최은석 CJ제일제당 대표. [사진=CJ제일제당]

국내 식품업계 1위 CJ제일제당의 올 1분기 수익성이 반 토막 나며 실적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최은석 대표 체제에서 성장을 지속하다가 올 들어 고꾸라지는 모습이다. 글로벌 식품사업은 성장을 이어갔으나 최 대표가 공을 들인 바이오와 FNT(Food&Nutrition Tech) 부문 실적이 뒷걸음친 건 아쉬운 대목이다.

CJ제일제당은 8일 올 1분기 실적(연결기준·잠정치)을 공시한 가운데 영업이익은 252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2.0% 감소했다. 순이익은 493억원으로 80.1% 급감했다. 매출액은 7조711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동기와 비교해 1.3% 소폭 증가했다. 

대한통운을 뗀 CJ제일제당 실적으로 보면 매출액은 4조4081억원, 영업이익은 1504억원이다. 매출은 전년보다 2.1%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58.5% 줄었다. 수익성이 반 토막 난 셈이다. 

구체적으로 식품사업은 2조7596억원의 매출과 134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은 5.8% 증가, 영업이익은 21.0% 줄었다. 이에 대해 CJ제일제당 측은 “원가 부담이 지속됐고 소비심리 위축에 따른 판매량 감소가 겹치며 수익성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식품사업은 호조를 이어갔다. 매출은 15%, 영업이익은 50% 이상 늘었다. 이에 따라 CJ제일제당의 전체 식품사업 매출에서 해외 비중은 49%로 내수와 거의 비등한 수준까지 올라갔다. 제일제당의 글로벌 식품사업은 CJ그룹 3세인 이선호 식품성장추진실장이 전반으로 챙기고 있다. 올 1분기에도 호조를 보이면서 이 실장의 존재감은 더욱 높아졌다.

다만 최은석 대표가 핵심 신사업으로 공을 들이고 있는 바이오와 FNT 사업은 역성장했다. 우선 사료첨가용 아미노산이 주력인 바이오 부문은 매출 8174억원, 영업이익 12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동기보다 각각 6.6%, 89.4% 줄어든 수치다. 

이 같은 실적 부진은 글로벌 축산시장이 충분히 회복되지 않아 수요가 낮고, 라이신 등 대형 제품 판매량 감소와 판가 하락 영향까지 겹쳤다는 게 CJ제일제당의 설명이다.

조미소재, 미래식품 소재 등을 주력으로 하는 FNT 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6.0% 줄어든 1745억원, 영업이익은 9.2% 감소한 503억원에 그쳤다.

FNT 부문은 이재현 그룹 회장이 강조한 ‘중기비전’ 일환으로 추진된 신사업이다. 최 대표는 지난해 조직개편을 통해 관련 사업부문을 신설했다. 

그는 당시 CEO 레터를 통해 임직원들에게 “그룹 4대 성장엔진인 ‘C.P.W.S(문화·플랫폼·웰니스·지속가능성)’ 기반의 미래혁신 성장 전략방향 아래 CJ제일제당이 크게 도전해 볼 분야로 이들 사업영역을 선정했다”며 “성장 잠재력이 매우 높을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미래 성장동력으로 만들고자 한다”고 얘기한 바 있다. 특히 2025년까지 관련 사업 매출을 2조원 이상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이 외 사료·축산 독립법인 CJ Feed&Care(피드앤케어)는 높아진 곡물가에 따른 원가 부담 가중으로 467억원 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매출은 4.8% 늘어난 6566억원이다. 

CJ제일제당은 글로벌 확장에 속도를 내며 실적 반등에 나설 방침이다. 식품에서는 GSP(글로벌전략제품) 품목 중심으로 K-푸드 영토 확장을 가속화한다. 국내는 차별화된 신제품 출시와 원가 혁신을 추진한다. 바이오 및 FNT 부문은 스페셜티 제품 판매를 확대하고 신규 솔루션 라인업을 늘려 사업 포트폴리오를 고부가가치 품목 중심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혁신제품과 핵심역량 기반의 구조적 경쟁력을 확보해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성장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parkse@shinailbo.co.kr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