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속 행보' 한진 조현민, 물컵 딛고 이사회 '진입'
'초고속 행보' 한진 조현민, 물컵 딛고 이사회 '진입'
  • 최지원 기자
  • 승인 2023.03.23 14: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18년 갑질 사건 이후 3년 만에 복귀…지난해 사장 승진
노 대표도 재신임, '비전 2025' 발표…영업익 2000억 제시
조현민 한진 사장.[사진=한진]

조현민 한진 미래성장전략 및 마케팅 총괄 사장이 이사회에 진입했다. 경영 일선 복귀 3년, 사장 취임 1년 만의 초고속 행보다. 오너 경영진의 이사회 입성으로 한진의 신사업 전개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한진은 23일 서울 중구 한진빌딩 본관에서 제67기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조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을 비롯해 △재무제표 승인 △정관 일부 변경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 총 4건 안건을 원안대로 의결했다.

조 사장은 2015년 대한항공 전무로 발탁되며 국내 100대 기업 최연소 임원 타이틀을 얻었다. 하지만 2018년 광고대행사 직원에게 물을 뿌린 이른바 ‘물컵 갑질’ 사건으로 물의를 일으키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이후 2020년 9월 한진 마케팅총괄 임원으로 선임되며 복귀했다. 2021년 1월 부사장으로 승진, 1년 만인 2022년 사장으로 승진했다. 조 사장이 상장사 등기임원으로 신규 선임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010∼2016년 진에어 사내이사를 지냈지만 진에어 상장 시점은 2017년이다.

한진은 조 사장의 이사회 참여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활동에 있어 신속하고 전략적인 의사결정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조 사장은 지난해 6월 ‘한진 비전 2025’를 통해 창립 80주년을 맞게 되는 2025년까지 매출 4조5000억원, 영업이익 2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여기에 물류(로지스틱스)와 엔터테인먼트를 결합한 ‘로지테인먼트’ 개념을 소개하며 물류 혁신에 대한 포부도 드러냈다.

이날 주총을 통해 노삼석 대표이사 사장은 조 사장과 함께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다. 업계에서는 조 사장이 사내이사회 진입을 첫 단추로, 앞으로 노 사장과 함께 ‘투톱’ 공동대표 체제를 구축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한진은 올해 매출 3조700억원, 영업이익 1400억원을 영업목표로 수립했다. 한진은 이같은 목표 달성을 위해 △수익성 중심 영업 △자동화와 장비 최신화를 통한 생산성 제고 △해외진출 확대 및 현지 물류사업 개척 △디지털 플랫폼 비즈니스 육성 등을 집중 추진하며 기업가치 제고한다는 계획이다.

한진은 이날 주총에서 지난해 매출 2조8494억원, 영업이익 1145억원 주요 경영 실적을 보고했다. 역대 최대 매출로 △해외법인의 신규 사업 활성화에 따른 수익성 강화 △컨테이너 터미널 자회사의 견조한 실적 유지 △택배사업의 신규 고객사 확보 △국내외 물류 인프라와 자동화 투자 △해외 거점 확대 집중 추진 등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노 사장은 “지난해 유가 급등과 국제운임의 급등락 등 불안정한 경제상황과 사업환경이 지속된 한 해”였다며 “그럼에도 한진은 전 임직원이 수익원 확대와 원가 개선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세계적 스태그플레이션이 지속되고 글로벌 수요 감소에 따른 운임하락까지 동시에 진행돼 복합 위기가 전망된다”며 “어려운 상황임이 분명하지만 ‘퍼스트 무버 DNA’를 바탕으로 위기 속에서 새로운 기회를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frog@shinailbo.co.kr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