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은 시대상을 반영한다. '살기 좋은 집'에 대한 인식 변화와 보폭을 맞춰 공공주택도 계속 진화한다. 공공주택은 더 이상 획일적이지 않다. 끊임없이 새로운 기능과 디자인을 추구한다. 국민에게 보편적 주거복지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미래 주거 문화를 제시한다. 올해 LH 현상설계공모 당선작을 통해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간 공공주택의 모습을 들여다봤다. <편집자 주>

해마종합건축이 올해 LH 공공주택 설계공모를 통해 자연 담은 친환경 주거를 제시했다. 숲세권 입지를 갖춘 남양주왕숙2 A1블록에 도시와 자연경관이 조화를 이룬 공동주택을 계획했고, 고양장항 S-1블록에서는 주변 경관과 단지를 잇는 친환경 보행로와 저탄소 커뮤니티로 자연과 가까운 마을을 제안했다.

29일 LH(한국토지주택공사)에 따르면 올해 '남양주왕숙2 A1블록 공동주택' 설계공모와 '고양장항 S-1블록 공동주택' 설계공모에서 각각 '해마종합건축사사무소-종합건축사사무소 창 컨소시엄'과 '해마종합건축사사무소-아이원건축사사무소 컨소시엄'이 당선작을 냈다.

남양주왕숙2 A1블록에는 전용면적 59㎡ 450가구와 74㎡ 100가구, 84㎡ 250가구 등 총 800가구 규모 공동주택이 들어서고 고양장항 S1블록에는 전용 60㎡ 미만 100가구와 60~85㎡ 769가구가 공동주택이 지어진다.

해마종합건축은 남양주왕숙2 A1블록 설계에 도시와 자연경관 간 융합을 추구하는 건축 철학을 담았다고 밝혔다. 숲과 언덕으로 둘러싸인 지형을 고려해 자연 친화적 구릉지 단지 '어라운드 힐'을 콘셉트로 잡고 자연과 문화를 복합적으로 담아낸 주거 공간을 구현할 계획이다.

세부적으로는 자연으로 열린 단지 '컨택트힐'과 도시의 새로운 풍경이 되는 입체적 경관 '랜드마크힐', 삶의 품격이 높아지는 생활 문화 공간 '라이프힐'을 테마로 정했다. 사방으로 열린 전망과 동서 방향 녹지 축, 오름·정원·마당 등을 활용한 부대 시설 배치로 자연 친화성을 극대화했다.

또 단지 경계에서 세대 내부까지 바이러스로부터 입주자를 보호하는 친환경 기술 도입을 제안했다. 자연을 집안으로 끌어오는 '바이오필릭' 디자인을 접목해 각 세대를 왕숙지구만의 문화 공간으로 연출했다. 단지 중앙 나무쉼터는 작은 공연장과 미술관 등 문화 기능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계획했다.

세대 내에는 가변적인 포켓 공간 '맞이룸'을 계획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안전하게 대면하고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제안했다. 맞이룸은 생활 양식에 따라 수납공간과 클린현관, 딜리버리룸, 파티룸 등으로 활용할 수 있게 했다.

이와 함께 해마종합건축은 고양장항 S-1블록을 '다채로운 색상으로 물드는 마을'로 그려냈다. 주변 색상으로 물드는 조화로운 커뮤니티와 자연 경관을 담아낸 새로운 생활 양식을 제안했다. '끊임없이 새로운 색을 담을 수 있는 팔레트'를 주제로 다양한 사람들과 기술을 오롯이 담으면서도 각자의 색을 내며 어우러졌을 때 새로운 색을 창조할 수 있는 유연한 주거 플랫폼을 제시했다.

생활 가로와 자연을 잇는 사잇길 교차 구간에 자연 친화적 보행로를 계획하고 커뮤니티 중심 가로에 친환경 공간 '스마트팜'과 '블루밍 식물원'을 배치해 저탄소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게 설계했다.

단위 세대에는 개인 생활 패턴의 중요성이 커진 뉴노멀 시대에 대응해 입주자의 필요에 따라 공간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컬러하우징 계획'과 가변형 벽체를 이용한 '멀티공간 계획',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복층형 스마트가든 하우스'를 제안했다. 또 다양한 입면 효과 연출과 세대 구성 변경이 가능한 스마트 하우징 계획으로 새로운 공간 조합이 가능하도록 계획했다.

[신아일보] 서종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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