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펜션사고' 원인 규명 속도…보일러 설비 부실 '무게'
'강릉 펜션사고' 원인 규명 속도…보일러 설비 부실 '무게'
  • 박선하 기자
  • 승인 2018.12.19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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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관 비정상 연결·가스누출경보기 없어…국과수 감식 예정
10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강릉시 경포의 A펜션 2층 발코니에서 18일 밤 국과수와 경찰 관계자들이 가스보일러 연통을 조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0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강릉시 경포의 A펜션 2층 발코니에서 18일 밤 국과수와 경찰 관계자들이 가스보일러 연통을 조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찰이 '강릉 펜션사고'의 정확한 원인 규명을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19일 경찰 등에 따르면 현재 경찰은 강원도 강릉 A펜션에서 고등학생 10명이 사상한 사고의 원인이 보일러 설비 부실에 따른 일산화탄소 노출일 수 있다고 추측하고 있다.

펜션 내에 설치된 가스보일러와 배기구를 연결하는 연통은 실내에서 실외로 빠져나가는 구조로 건물 2층 발코니 끝 쪽 보일러실에 위치해 있었다.

하지만 경찰은 사고현장을 감식하는 과정에서 연통이 제대로 연결되지 않은 상태였고, 가스누출경보기도 없었던 것을 확인했다.

배관과 연통이 정상적으로 연결되지 않은 채 어긋나면서 LP가스가 연소되면서 발생한 일산화탄소가 건물 내부로 유입됐을 가능성이 유력한 셈이다.

실제로 학생들 구조 당시 소방당국이 펜션 내 일산화탄소(CO) 농도를 측정한 결과 150~159ppm으로 정상 수치(8시간 기준 20ppm)보다 높게 나오기도 했다.

게다가 펜션 관계자가 학생들을 발견한 당시 환기가 됐고, 문이 개방된 상태에서 구조 활동을 벌이면서 또 환기를 한 점을 최초 발견 전 일산화탄소 농도는 더 높았을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정확한 원인 규명을 위해 이날 펜션 내 가스보일러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정밀 감식할 예정이다.

원인 수사와 함께 경찰은 숨진 학생들 부검 여부도 유가족 등과 협의해 진행하고, 피해자 보호에도 최선을 다할 방침이다.

수능시험을 마친 서울 대성고 남학생 10명은 지난 18일 오후 1시 12분께 강릉 경포 A펜션에서 3명이 숨지고, 7명은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고압산소 치료를 받는 학생 7명은 상태가 호전되고 있다. 현재 부상 학생 5명은 강릉아산병원에서, 2명은 원주기독병원에서 고압산소 치료를 받고 있다.

강릉아산병원 관계자는 "환자들이 의식이 없는 게 아니라 대화가 안 될 정도로 의식이 떨어져 있는 상태로 들어올 때보다는 약간 호전 추세"라면서 현재 상태에서 사망 가능성은 없어 보이나 합병증 때문에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sunh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