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남매 숨진 광주 화재' 친모 "불길 번져 아이들 못 구해"
'3남매 숨진 광주 화재' 친모 "불길 번져 아이들 못 구해"
  • 양창일 기자
  • 승인 2018.01.01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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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오전 2시 28분께 광주 북구 두암동 한 아파트에서 불이 나 5살·3살 남아, 15개월 여아가 숨졌다.(사진=광주 북부소방서 제공)
31일 오전 2시 28분께 광주 북구 두암동 한 아파트에서 불이 나 5살·3살 남아, 15개월 여아가 숨졌다.(사진=광주 북부소방서 제공)

친모가 피던 담배 때문에 화재가 발생해 3남매가 숨진 광주 화재사건의 구체적 정황이 추가로 드러났다.

광주 북부경찰서는 담뱃불을 이불에 비벼꺼 불이 나게 해 삼 남매를 숨지게 한 혐의(중과실 치사·중실화)로 조사를 받던 친모 A(22)씨가 "작은 방문을 닫고 들어갔다"는 진술을 했다고 1일 밝혔다.

진술에 따르면 A씨는 사고 당시 만취해 귀가해 추운 날씨로 베란다가 아닌 거실 작은방 입구 앞에 놓여있던 냉장고에 기댄 채 담배를 피웠다.

그러던 중 작은 방에서 자고 있던 15개월 딸이 잠에서 깬 소리가 들렸고, A씨는 덮고 있던 이불에 담뱃불을 비벼 끄고 작은방 문을 닫고 들어가 딸을 안고 달래다 잠이 들었다.

20여분 후 잠이 깬 A씨는 매캐한 연기 등에 이상한을 느끼고 문을 여는 순간 작은방 입구와 거실 쪽에 불이 붙은 것을 발견했다.

당시에는 불길이 3남매가 자고 있던 작은 방까지 번지지는 않은 상황이었다.

갑작스런 화재에 당황한 A씨는 자녀들에게 이불을 덮어주고, 작은 방에서 뛰쳐나와 베란다에서 남편에게 전화를 걸어 불이 난 사실을 알려 신고하도록 했다.

이후 3남매에게 다시 돌아가려 했으나 불길이 작은 방 안 내부로 번져 진입이 불가능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아이들을 구하려다 양팔과 다리에 2도의 화상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A씨의 진술을 있는 그대로 믿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며 "A씨를 상대로 화재 발생 당시의 정황을 상세하게 조사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지난 31일 오전 2시 26분께 광주 북구 두암동 한 아파트 11층 주택에서 불이 나 한방에 자고 있던 4세·2세 남아, 15개월 여아 등 3남매가 숨지고 친모 A씨는 양팔과 다리에 화상을 입었다.

화재로 숨진 3남매에 대한 부검은 오는 2일 진행된다. 국과수는 보름 이내에 화재원인에 대한 결과를 내놓을 예정이다.

[신아일보] 양창일 기자 ciy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