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투신·딸 친구 살해… '어금니 아빠' 미스터리 풀릴까?
아내 투신·딸 친구 살해… '어금니 아빠' 미스터리 풀릴까?
  • 박고은 기자
  • 승인 2017.10.09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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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 범행 방법·과정 등 '묵묵부답'… "이씨 딸 조사에 주력"
중학생인 딸의 친구를 살해하고 야산에 유기한 혐의를 받는 이모 씨가 8일 오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 중랑경찰서를 나와 북부지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중학생인 딸의 친구를 살해하고 야산에 유기한 혐의를 받는 이모 씨가 8일 오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 중랑경찰서를 나와 북부지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1년 전 희귀 난치병인 ‘거대 백악종’을 부녀가 함께 앓는다는 게 세상에 알려져 ‘어금니 아빠’로 불려온 이모(35)씨의 대한 수많은 미스터리가 풀릴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씨가 앓고 있는 거대 백악종은 치아와 뼈를 연결하는 백악질에 종양이 자라는 희소병으로 그의 딸과 같은 병을 앓는다는 사실이 지난 2006년 12월 한 방송사 다큐멘터리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이씨는 계속된 얼굴 수술로 치아 중 어금니만 남아 많은 사람들로부터 ‘어금니 아빠’로 불렸고, 방송 이후 전국적으로 성금 운동이 활발히 이어졌다.

이씨 역시 국토 대장정을 하고 ‘어금니 아빠의 행복’이라는 책 출간 등을 통해 딸의 수술비 마련에 힘쓰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2008년 성탄절 불우아동에게 선물을 주는 등 선행을 베풀기도 했으며, 이듬해 미국 시애틀과 로스앤젤레스 한인타운에서 전단을 나눠주며 모금활동을 벌여 더욱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10여년 만에 언론에 다시 등장한 이씨는 여중생을 살해한 용의자로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지난달 30일 딸 이모(14)양의 친구인 A양을 살해한 뒤 시신을 강원도 영원의 야산에 유기한 혐의로 지난 8일 구속됐다.

여기에 이씨의 아내 최모(32)씨가 지난달 5일 망우동 집에서 투신자살한 사실, 경찰이 최씨의 자살을 방조한 혐의와 최씨를 폭행한 혐의로 이씨를 내사하고 있었다는 사실 등이 추가로 알려졌다.

또한 최씨가 이씨 모친과 사실혼 관계에 있는 지인으로부터 2009년부터 8년간 수차례 성폭행당했다며 강원 영월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한 사실도 알려졌다.

이와 함께 ‘이씨가 고급 외제차를 소유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로 인해 인터넷과 SNS상에는 그가 재산을 불린 사연 등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떠돌고 있다.

이런 수많은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선 이씨의 진술이 필요한 상황이다.

일단 경찰은 전날 이씨를 소환해 그동안 확보한 여러 증거를 근거로 딸의 친구를 살해한 동기와 방법 등을 캐물었다.

그러나 이씨는 사체 유기 혐의만 인정할 뿐 여전히 살인과 관련한 범행 방법·과정 등에 대한 물음에는 어떠한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딸의 친구가 중랑구 망우동 집에 놀러 와서는 자신이 자살하기 위해 준비해놓은 수면제를 잘못 먹어서 사망했고, 이후 시신을 어찌할지 몰라 야산에 유기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피해자 시신에서 목이 졸린 흔적 등 살인 흔적이 발견된 만큼, 경찰은 이씨와 함께 수면제를 복용한 상태로 발견된 딸이 깨어나는 대로 딸을 상대로 한 조사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CCTV를 통해 이씨의 행적을 확인했지만, 구체적인 살해 동기와 방법 등은 이씨의 진술을 통해 확인해야 할 부분”이라며 “이씨뿐 아니라 딸도 함께 조사해봐야 현재 언론에서 미스터리라고 하는 부분의 전말을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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