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닭'이 쏘아올린 K소스 기세 좋다
'불닭'이 쏘아올린 K소스 기세 좋다
  • 정지은 기자
  • 승인 2024.03.2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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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수출량 13만1824t '역대 최고'…7년 만에 79%↑
삼양식품 불닭소스 해외 40여개국 진출, 성장세 지속
CJ·동원·대상·오뚜기 라인업 확대…교촌 아마존 입점
불닭브랜드 해외 프로모션. [사진=삼양식품]

‘불닭’을 필두로 한 K소스가 해외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식품업계는 한식의 특징인 ‘매운맛’을 살린 소스를 중심으로 비건, 저칼로리 등 라인업을 강화하며 소스 수출에 힘을 주고 있다.

26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소스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고 관련 사업을 강화하는 업체가 늘고 있다. 이는 해외에서 K소스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서다. 실제 양념소스와 전통장류 등 K소스 수출량은 지난해 13만1824t을 기록했다. 전년(12만8873t) 대비 2.3% 늘며 사상 최대 규모를 달성했다. 2016년(7만3698t)과 비교하면 7년 만에 78.9% 급증한 수치다.

K소스 열풍을 이끄는 대표주자는 삼양식품 ‘불닭’이다. 삼양식품은 대표 K라면 중 하나인 ‘불닭볶음면’ 인기에 힘입어 2018년 ‘불닭 오리지널 소스’를 정식 출시했으며 이후 ‘까르보불닭소스’, ‘핵불닭소스’ 등 총 6개 제품을 지난해 말 기준 아시아·북미·남미·유럽·중동아프리카 권역 40여개 국가에 수출하고 있다. 삼양식품은 미국 전용 ‘불닭스리라차 소스’도 판매 중이다. 그 결과 삼양식품 소스부문의 2023년 수출액은 전년 대비 35% 늘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올해는 제품 확대 등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할 계획”이라며 “슈퍼마켓, 전통시장 등 전통채널 및 에스닉 채널(특정 국가 및 인종을 위한 마켓) 중심에서 주류 채널로 판로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형 식품사들의 해외 소스시장 공략도 활발하다. CJ제일제당은 7대 글로벌 전략 제품(GSP) 중 하나로 소스를 선정하고 북미를 포함해 유럽과 호주 등 해외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기업 간 거래(B2B)를 통해 K소스를 납품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영국의 퀵서비스 레스토랑 체인 ‘잇슈’와 손을 잡고 매장 80여곳에 쌈장을 납품한다. 또 일식 체인 ‘와가마마’ 160여개 매장은 CJ제일제당의 돼지고기 양념장으로 햄버거 패티 양념을 만들고 있다. CJ제일제당의 지난해 소스류 해외 매출은 전년 대비 10% 성장했다.

이달 12일부터 16일까지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에서 열린 '국제 자연식품 박람회'에서 한 외국인이 동원홈푸드 전시 부스를 찾아 비비드키친 소스를 시식하고 있다. [사진=동원그룹]
이달 12일부터 16일까지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에서 열린 '국제 자연식품 박람회'에서 한 외국인이 동원홈푸드 전시 부스를 찾아 비비드키친 소스를 시식하고 있다. [사진=동원그룹]

동원F&B 계열의 동원홈푸드는 이달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에서 열린 ‘국제 자연식품 박람회’에 참가했다. 동원홈푸드는 박람회에서 저칼로리, 비건, 한식 등 3가지 테마의 소스를 선보였다. 이중 김치와 고추장, 간장 등을 활용한 한식 소스가 관람객들로부터 호응을 얻었다. 동원홈푸드는 미국·유럽을 시작으로 소스 수출을 본격화 할 계획이다.

국내 소스시장 점유율 1위의 대상은 김치·김·간편식에 이어 소스를 4대 글로벌 전략 제품으로 선정했다. 대상은 ‘오푸드’라는 해외 전용 브랜드를 내세워 ‘매콤달콤 고추장’, ‘스모키 K-BBQ’ 등 K소스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대상의 지난해 소스 수출액은 580억원으로 5년 전인 2018년 320억원보다 약 77% 늘었다.

오뚜기는 케첩, 마요네즈 등 국내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 중인 K소스를 60여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특히 마요네즈는 러시아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으면서 지난해 전체 매출 중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외식기업에서는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가 눈에 띈다. 지난 1월 글로벌 이커머스 아마존을 통해 ‘K1 핫소스’를 선보였다. 첫 판로로 국내가 아닌 미국을 택한 것이다. K1 핫소스는 ‘레드 갈릭 핫소스’, ‘김치 트러플 핫소스’, ‘베리베리 핫소스’ 등 3종으로 구성됐다. 모두 교촌 시그니처인 레드소스 주재료인 국내산 청양고추를 사용해 알싸한 매운맛을 강조했다.

식품업계는 앞으로도 K소스 인기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이에 발맞춰 상품군을 확대할 방침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해외에서 K푸드 인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K소스도 덩달아 관심이 높아진 상황”이라며 “한국을 대표하는 매운맛뿐만 아니라 현지에 맞는 다양한 소스 라인업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love1133994@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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