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은의 SWOT] 교촌 권원강의 피보팅, 성장동력 포석 될까
[박성은의 SWOT] 교촌 권원강의 피보팅, 성장동력 포석 될까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4.04.01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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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지날·레드·허니' 치킨 대박에 8년간 부동의 1위, 가맹점 수익 최우선
시장 포화 속 한식전문점 등 외연 확장 '의지'…배달비 논란, 더딘 해외사업
권원강 교촌에프앤비 회장. [사진=교촌에프앤비]
권원강 교촌에프앤비 회장. [사진=교촌에프앤비]

2019년 용퇴했다가 2022년 말 경영에 복귀한 권원강 교촌에프앤비 회장은 치킨시장 포화 속 소스, 한식전문점 등 피보팅(Pivoting·사업방향 전환) 전략으로 외연 확장을 꾀하고 있다. 본업인 치킨을 넘어 글로벌 종합식품외식기업으로 도약하는 게 그의 목표다. 교촌은 작년에 연매출 4000억원대로 몸집이 쪼그라들었다. 경쟁사들이 대형 M&A(인수합병), 빠른 해외 확장 등으로 성장해왔지만 교촌은 상대적으로 킬러 콘텐츠가 딱히 보이지 않아서다. 치킨업계 유일 상장사인 교촌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권 회장의 강력한 추진력이 발휘될 수 있을지 업계 이목이 쏠린다.   

◇강점: 권 회장의 정도경영, '0%대 폐점률' 자부심
교촌은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대표 주자다. 비록 2022년 이후 bhc에 매출액 기준 업계 1위 자리를 뺏겼지만 지난 2014년부터 8년간 부동의 1위였다. 창업주 권원강 회장이 1991년 교촌(校村) 브랜드를 만들고 경북 구미에 10평 남짓 매장을 출점한 것이 교촌치킨의 시작이다. 간장소스를 활용한 짭조름한 ‘교촌 오리지날’로 입소문 나기 시작했고 이후 ‘레드’, ‘허니’ 시리즈가 잇달아 성공하면서 치킨시장에서 입지를 굳건히 했다.

가맹본부 입장에선 공격적인 출점이 유리하다. 프랜차이즈 시장은 특성상 점포 수 또는 매출액으로 순위를 가린다. 교촌은 권 회장의 ‘정도경영(正道經營)’을 기반으로 가맹점 간 상권 보호, 수익성 보전을 최우선으로 한다. 교촌의 최근 5년간 가맹점 수(사업보고서 기준)는 △2019년 1157개 △2020년 1269개 △2021년 1337개 △2022년 1365개 △2023년 1378개다. 경쟁사들보다 출점 속도는 더딘 수준이다. 하지만 폐점률은 같은 기간 △0.2%(2곳) △0.1%(1곳) △0%(0곳) △0.1%(2곳) △0.7%(10곳)로 0%대를 꾸준히 유지했다. ‘0%대 폐점률’은 교촌의 자부심이다. 본사 매출은 경쟁사보다 뒤질지언정 가맹점당 매출액은 작년 기준 평균 7억5000만원으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bhc(5억9800만원), BBQ(4억3500만원)보다 앞선다. 

권 회장은 작년 3월 창립 32주년 기념행사에서 “가맹점과 본사가 동반성장 구조를 확고히 해 고객 감동을 만들어내는 것이 우리의 일”이라 말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 수는 700여개(2022년)에 이른다. 치킨시장이 포화된 가운데서도 교촌의 성장은 가맹점, 소비자 모두에게 신뢰를 얻고 있다는 방증이다. 
 
◇약점: 치킨 가격인상 주범 '꼬리표'…주가는 하향세
경쟁사인 bhc와 BBQ는 수년 동안 오너 간 잇따른 소송전(戰)으로 힘을 빼왔다. 반면에 교촌은 별다른 리스크 없이 성장을 지속했다. ‘간장·레드·허니’라는 확실한 베스트셀러에 ‘신뢰의 교촌’이란 이미지가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교촌의 ‘배달비’ 선언은 브랜드 이미지에 금이 가게 된 계기가 됐다. 권 회장은 2018년 주문 건당 2000원의 배달비를 받는 데 이어 코로나19가 한창인 2021년에는 배달비 1000원 인상을 단행했다. 또 그 해 치킨 가격을 평균 8.1% 올렸다. 배달비와 가격인상, 요 근래 업계에서 가장 먼저 나선 대형 브랜드가 교촌이다. 

권 회장은 2019년 3월 용퇴했다가 45개월 만인 2022년 12월 회장으로 복귀했다. 교촌은 이후 5개월도 채 안 돼 고금리·고물가로 어려움이 컸던 작년 4월 주요 메뉴 가격을 최대 3000원 상향 조정했다. 배달료를 포함해 ‘치킨 3만원 시대’ 포문을 연 셈이다. 신뢰의 교촌에서 졸지에 ‘치킨값 인상 주범’이 돼버렸다. 교촌의 가격인상은 이후 마트, 편의점이 저마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치킨을 들고 나오는 불씨가 됐고 치킨시장 전반에 경쟁이 심화되는 계기가 됐다. 

서울의 한 교촌치킨 매장. [사진=박성은 기자]
서울의 한 교촌치킨 매장. [사진=박성은 기자]

교촌은 프랜차이즈 업계 첫 ‘코스피 직상장’이란 타이틀을 갖고 있다. 상장사는 주주가치 제고가 최우선이다. 가격인상 이슈는 대체로 주가 호재로 작용한다. 외식기업 입장에서 가맹점 수익 보전, 원·부자재 값 부담 가중 등 가격인상 이유들은 많다. 교촌에겐 가격인상 이슈가 도리어 악재로 작용한 분위기다. 상장 첫 날인 2020년 11월 12일 교촌에프앤비 시초가는 공모가의 약 2배인 2만3850원, 종가는 3만1000원이었다. 약 3년 4개월이 지난 올해 3월 29일 현재 교촌 종가는 8140원이다. 일각에서 경영 판단과 타이밍이 아쉽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기회: 핫소스·메밀단편 新성장동력…상반기 신사옥 이전 
동네 골목마다 치킨 가게가 흔할 정도로 시장은 포화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국내 치킨 가맹점 수는 2022년 2만9373개로 한식(3만6015개)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전체 외식업종의 17.5%에 이른다. 교촌은 코로나가 한창인 2021년 연매출(연결기준) 5000억원을 처음으로 돌파하고 2022년에는 전년보다 약 2.0% 늘어난 5175억원으로 성장했지만 작년에는 4450억원으로 다시 주저앉았다. 

이는 브랜드 난립과 ‘레드오션’ 치킨시장에 확실한 돌파구를 찾지 못한 영향이 큰 탓이다. 경쟁사인 bhc는 대형 패밀리 레스토랑 ‘아웃백’을 인수하며 업계 첫 ‘1조 클럽’에 입성했고 BBQ는 일찌감치 공격적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면서 성장을 지속했던 것과 대비된다. 권 회장은 가맹점의 안정적 수익, 상권 보호라는 ‘상생경영’을 최우선으로 삼는다. 가맹점 수익성은 업계 최상위권이지만 막상 본사 외형은 쪼그라들었다. 교촌 측은 “가맹점 확장 전략을 추구했다면 매출이 큰 폭으로 올라 업계 순위 회복이 어렵지 않았겠지만 권 회장의 경영철학이 작년 실적에서도 뚜렷하게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촌은 최근 정기주주총회에서 권 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면서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한편 ‘올드보이’ 송종화 부회장을 신임 수장으로 내세웠다. 송 부회장은 2003년부터 2012년까지 교촌에프앤비 총괄상무 및 사장으로 재직했다가 지난해 9월 부회장으로 경영일선에 복귀했다. 교촌은 권 회장-송 대표 체제에서 글로벌 매장 확장과 함께 핵심 신사업으로 밀고 있는 ‘K1 핫소스’ 중심의 소스사업, 한식 전문점 ‘메밀단편’, 발효공방 1991의 ‘프리미엄 막걸리(은하수)’ 등 주류사업으로 성장동력을 삼을 계획이다. 궁극적으로는 치킨사(社)를 넘어 글로벌 종합식품외식사로 도약하는 게 목표다. 올 상반기에는 판교 신사옥으로 본사를 이전해 새롭게 마음을 다잡는다. 권 회장은 ‘꿋꿋이, 그리고 꾸준히’라는 올해 경영 슬로건처럼 재도약 발판을 마련하는데 집중할 방침이다.

◇위기: 후속 히트작 안 보이고 높은 내수 의존도 
교촌치킨하면 소비자들은 오리지날(간장, 1991년)·레드(2004)·허니(2010) 시리즈를 바로 떠올린다. 베스트셀러는 본사-가맹점이 안정적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원동력이다. 다만 교촌은 허니시리즈를 끝으로 확실한 히트작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2020년 매운맛의 ‘신화’와 ‘후라이드’, 2022년에는 동양의 다섯 가지 맛을 강조한 야심작 ‘블랙시크릿’ 등을 선보였으나 시장에서 영향력을 주진 못했다. 교촌 본업은 치킨이다. 오리지날·레드·허니를 이을 후속작 발굴이 시급하다. 

교촌의 사업 확장은 양적으로 꾸준히 팽창하고 있다. 2021년 5월 LF 자회사 인덜지의 수제맥주 제조사업 인수에 이어 그 해 8월 강원 고성 문베어브루잉 공장 가동으로 수제맥주 사업을 본격화했다. 2022년엔 발효공방 1991을 통해 경북 영양 양조장에서 막걸리 생산·판매에 나섰다. 지난해에는 서울 이태원에 ‘치킨 오마카세(맡긴 상차림)’ 특화매장 ‘교촌필방’을, 올 들어선 K1 핫소스를 미국 아마존과 이마트 등에 입점하는 한편 메밀요리 중심의 한식 전문점 ‘메밀단편’을 출점했다. 

교촌이 최근 서울 여의도에 문을 연 메밀요리 전문점 '메밀단편' 메뉴들과 또 다른 신사업으로 꼽을 수 있는 '은하수 막걸리' [사진=교촌에프앤비]
교촌이 최근 서울 여의도에 문을 연 메밀요리 전문점 '메밀단편' 메뉴들과 또 다른 신사업으로 꼽을 수 있는 '은하수 막걸리' [사진=교촌에프앤비]

좀 더 내밀하게 보면 수제맥주시장은 침체일로다. 제주맥주, 세븐브로이 등 한 때 잘 나갔던 수제맥주사 실적은 고꾸라지고 있다. 교촌필방은 비싼 가격 대비 적은 양으로 혹평이 많았다. 오픈 한 달 만에 운영을 중단할 정도였다. 리뉴얼 오픈했지만 존재감은 미약한 편이다. 교촌은 올해 신사업 확대로 매출과 이익 모두 성장하겠단 포부를 밝혔다. 소스와 메밀단편의 안착 여부가 관건이다. 특히 메밀단편은 권 회장이 메뉴 등에 직접 관여할 만큼 관심이 크다. 시장 반응이 괜찮을 경우 가맹사업도 추진할 방침이다. 교촌은 신규 한식 브랜드와 글로벌 디저트 수입 등도 검토 중이다. 

해외사업 속도는 다소 더뎌 보인다. 교촌은 2020년 상장 당시 5년 뒤인 2025년까지 해외 25개국 537곳의 매장을 출점하겠단 목표를 밝혔다. 전체 매출에서 해외 비중은 같은 해 10%까지 높이겠다고 했다. 2023년 현재 교촌의 해외 진출국은 8개국 74곳이다. 매출 비중은 전체의 4.0% 수준이다. 

[신아일보] 박성은 기자

parkse@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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