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3세 신유열, 승진과 함께 신사업 '중책'…계열사 CEO 14명 '물갈이'
롯데 3세 신유열, 승진과 함께 신사업 '중책'…계열사 CEO 14명 '물갈이'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3.12.06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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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정기 임원인사' 단행…혁신·인재·글로벌·여성 키워드
신유열 전무 승진, 그룹 신설 '미래성장실' 초대 실장
이훈기 사장 화학사업 총괄, 이영구 식품군 부회장 승진
'애물단지' e커머스 박익진, AMC 박소연 '외부 수혈'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겸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 전무. [제공=롯데]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겸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 전무. [제공=롯데]

롯데그룹이 6일 ‘2024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한 가운데 오너 3세 신유열 상무가 전무로 승진하고 그룹의 미래성장동력 발굴을 주도할 미래성장실장을 맡는다. 

그룹 화학군 신임 총괄대표에는 이훈기 롯데지주 ESG경영혁신실장(사장)이 부임한다. 이영구 식품군 총괄대표 사장은 부회장으로 승진한다. 유통사업 ‘애물단지’ 롯데e커머스 대표에는 박익진 어피니티 에쿼티 파트너스 글로벌 오퍼레이션그룹 총괄헤드가 외부 수혈됐다. 

롯데그룹은 이번 임원인사 방향에 대해 △혁신 지속을 위한 젊은 리더십 전진 배치 △핵심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 위한 핵심 인재 재배치 △외부 전문가 영입 확대 △글로벌 역량 및 여성 리더십 강화 등으로 압축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전체 임원 규모 변화는 크지 않았지만 작년과 비교해 주요 경영진이 대폭 교체됐다. 

◇신 전무, 중장기 비전·미래성장동력 총괄 
이날 발표된 롯데그룹의 2024 정기임원인사에서 가장 주목할 부문은 신동빈 회장 아들이자 그룹 3세 신유열 전무다. 

신 전무는 그룹의 글로벌 및 신사업을 전담하는 미래성장실 초대 실장을 맡게 됐다. 그는 바이오, 헬스케어 등 신사업 관리와 제2의 성장 엔진 발굴에 나선다. 롯데 측은 “신 전무는 다양한 글로벌 투자 경험을 토대로 그룹 중장기 비전과 신성장동력 발굴, 미래 신사업 확대의 중책을 수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신 전무는 지난해 롯데스트레티직인베스트먼트(LSI) 대표이사, 롯데파이낸셜 대표이사 등 투자 계열사 대표직을 역임하며 재무 전문성을 키워왔다. 롯데케미칼 동경지사에서도 새로운 사업기회를 발굴하는데 기여했다.

신 전무는 기존의 롯데케미칼 기초소재 사업과 함께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도 겸직한다. 그룹의 미래성장 핵심인 바이오사업 경영에 직접 참여함으로써 글로벌 CDMO(위탁생산) 기업으로의 성장을 성공적으로 이끌 계획이다.  
 
◇화학사업 5년 이끈 김교현 부회장 용퇴
그룹 핵심 축으로 자리 잡은 화학사업 총괄은 이훈기 사장이 맡게 됐다. 1967년생의 이 사장은 1990년 그룹 기획조정실로 입사해 2010년 롯데케미칼 기획부문장, 2019년 롯데렌탈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2020년부터는 롯데지주 ESG경영혁신실장을 맡아 M&A(인수합병), 미래 신사업 발굴을 총괄했다. 

이 사장은 전략·기획·신사업 전문가로서 화학 계열사의 시장경쟁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사업 다각화를 추진할 최적의 인물이라는 게 롯데그룹의 설명이다. 직전까지 그룹 화학사업을 5년간 진두지휘했던 김교현 부회장은 용퇴한다. 

이영구 롯데 식품군 총괄대표 부회장(좌), 이훈기 롯데 화학군 총괄대표 사장(우). [제공=롯데]
이영구 롯데 식품군 총괄대표 부회장(좌), 이훈기 롯데 화학군 총괄대표 사장(우). [제공=롯데]

부회장으로 승진한 이영구 식품군 총괄대표 사장은 롯데제과와 롯데푸드의 합병, 식품군 포트폴리오 개선, 글로벌 사업 확대, 미래 먹거리 발굴을 통한 신성장동력 확보 등을 총괄 지휘하면서 안정적인 흑자 수익구조를 만들어 낸 성과를 인정받았다.

롯데는 경영 역량과 전문성이 검증된 내부 전문가들을 그룹 내 전략 재배치해 기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신사업 추진 속도를 높여 나갈 방침이다. 이런 일환으로 롯데정보통신에서 신사업 및 IT·DT사업을 주도한 노준형 대표를 신임 롯데지주 ESG경영혁신실장으로 내정했다. 노 실장은 롯데정보통신 대표이사로 재임 시 메타버스, 전기차 충전, UAM, 자율주행, NFT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대했다. 롯데그룹의 비즈니스 전환을 주도한 만큼 그룹 포트폴리오의 전략적 완성을 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롯데쇼핑 이커머스 사업부 신임 수장으로 선임된 박익진 부사장은 커머스플랫폼 기업 관리 및 마케팅, 상품, 신사업 등 다방면의 컨설팅 경험을 보유한 전문가다. 박 부사장은 롯데e커머스의 턴어라운드와 오카도(OCADO) 시스템과의 시너지 창출이라는 임무를 맡았다. 

부동산 투자·운영 업무를 담당하는 롯데AMC(에이엠씨) 신임 대표에는 마찬가지로 외부 수혈을 통해 김소연 HL리츠운영 대표(전무)가 내정됐다. 김 전무는 국내 첫 부동산 자산운용 여성 CEO(최고경영자)다. 약 30년 이상 부동산개발시행, 컨설팅, 자산운용 등 관련 분야에서 경력을 쌓아왔다. 

◇'세대교체' 40대 CEO 전면 배치, 여성 임원 비중↑ 
롯데는 이번 임원인사로 계열사 대표이사 세대교체를 더욱 가속화했다. 60대 대표이사 8명을 포함해 계열사 대표이사 14명이 교체된다. 또 롯데헬스케어 대표이사로 우웅조 상무(승진)를 선임하면서 40대 대표이사는 기존 롯데바이오로직스 이원직 대표, 에프알엘코리아 정현석 대표까지 총 3명이 된다.

이와 함께 롯데지주 경영개선실장 고수찬 부사장, 롯데지주 재무혁신실장 고정욱 부사장, 롯데백화점 정준호 부사장 등 3명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이는 그룹 최근 3년 내 사장 승진 중 가장 큰 규모다. 사장 직급의 경우 전년과 비교해 5세 더 젊어졌다.

(사진 왼쪽부터) 노준형 롯데지주 ESG경영혁신실장 부사장, 박인직 롯데쇼핑 e커머스사업부 대표 부사장, 김소연 롯데AMC 대표이사 전무. [제공=롯데]
(사진 왼쪽부터) 노준형 롯데지주 ESG경영혁신실장 부사장, 박인직 롯데쇼핑 e커머스사업부 대표 부사장, 김소연 롯데AMC 대표이사 전무. [제공=롯데]

여성 임원 규모도 확대됐다. 전무 이상 고위임원 중 여성 비중은 지난해 7.4%에서 올해 9.8%로 2.4%p 증가한다. 또 5명의 여성 임원(상무보)을 상무로 승진시켜 조직 전면에 배치했다. 신규 여성 임원은 백화점 김지수 상무보, 홈쇼핑 조윤주 상무보, 호텔 김현령 상무보, 정보통신 오혜영 상무보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 4명이 배출됐다. 그 결과 그룹의 여성 임원은 지난해 47명(전체의 7%)에서 올해 54명(8%)으로 7명이 늘었다.

롯데 측은 “여성임원 비율을 지속적으로 올리기 위해 여성인재 발굴 및 임원 육성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parkse@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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