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회장의 고심…롯데 임원인사 '안갯속'
신동빈 회장의 고심…롯데 임원인사 '안갯속'
  • 김소희 기자
  • 승인 2023.11.2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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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계열사 대표 재신임·교체 여부 관심집중…이르면 12월 초
신용등급 강등·실적 부진 지속…성장·혁신 꾀할 인재 발굴 분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롯데월드타워 전경.[사진=롯데지주, 그래픽=김다인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롯데월드타워 전경.[사진=롯데지주, 그래픽=김다인 기자]

롯데그룹은 통상 11월 넷째 주에 내년도 임원인사를 단행해 왔으나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이를 넘겼다. 신세계그룹 등 유통 경쟁사가 평년 대비 빠른 임원인사로 내년을 준비하는 것과 대비된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를 두고 신동빈 회장이 좀 더 확실한 인적 쇄신을 위한 고민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에서는 ‘새로운 롯데(New Lotte)’를 위한 인재 발굴 자체가 난항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의 2024년도 임원인사는 빨라야 12월 초에 나올 전망이다.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주요 임원으로는 △신동빈 롯데지주 대표 △김상현 롯데쇼핑 대표 △정준호 롯데쇼핑 대표 △이영준 롯데케미칼 대표 △김용석 롯데정밀화학 대표 △노준형 롯데정보통신 대표 △나영호 롯데쇼핑 이커머스사업부(롯데온) 대표 △최홍훈 호텔롯데 월드사업부(롯데월드) 대표 등이 있다.

롯데는 지난 9월부터 이들을 포함한 각 계열사의 주요 임원과 승진 대상자 등을 대상으로 인사평가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10월경에 평가가 이뤄졌는데 이를 앞당겨 실시한 만큼 일부는 신세계처럼 좀 더 빠르게 내년을 대비하려는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내놨다. 신세계는 올해 9월 조기 임원인사로 대표이사의 약 40%을 교체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임원평가의 후속인 계열사별 이사회 일정이 정해지지 않았다. 게다가 신동빈 회장이 윤석열 대통령 영국 순방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한 데 이어 현재 프랑스 파리에서 2030년 부산엑스포 막판 유치전에 화력을 보태고 있다.

재계 안팎에서는 자체 점검과 검증의 시간을 더 길게 갖고 롯데의 위기를 타개하면서 미래 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인물 발탁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데 무게를 싣는다. 실제 롯데는 지난해 평년 대비 늦은 12월 중순께 단행한 임원인사와 관련해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고 기존 사업의 변화와 혁신을 실현하기 위한 정밀한 검증과 검토 과정을 거쳤다고 설명했다.

롯데는 올해 재계순위가 6위로 10여년 만에 한 단계 하락했다. 또 △롯데케미칼 AA+→AA △롯데지주 AA→AA- △롯데렌탈 AA-→A+ △롯데캐피탈 AA-→A+ 등 주요 계열사들의 신용등급이 무더기로 하향됐다. 지난해 주요 계열사 10곳의 대표를 교체하며 쇄신을 꾀했지만 즉각적인 효과를 얻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더욱이 주요 계열사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핵심으로 꼽히는 롯데케미칼은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9%가량 줄었다. 특히 지난해 2분기 영업손실을 기록한 후 상반기까지 이를 이어오다 올해 3분기 국제유가 상승에 힘입어 이익을 냈지만 여전히 적자다. 유통사업을 담당하는 롯데쇼핑은 마트·슈퍼가 나름 선방하고 있으나 하이마트와 홈쇼핑, 컬처웍스 등의 상황이 녹록치 않다.

이에 일각에서는 이런 위기를 극복할 인물을 찾는 것 자체에 어려움이 많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롯데는 최근 몇 년간 외부 인재 영입, 조직 개편 등으로 승부수를 띄웠지만 기대 이하의 결과를 받아들었다. 이는 조직 내 긴장감과 피로도만 높이는 셈이 됐다.

롯데 관계자는 임원인사와 관련해 “아직까지 방향이든 일정이든 어느 것도 정해진 건 없다”고 말했다.

ksh333@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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