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윳값 처음으로 ℓ당 1000원↑…'흰우유 3000원' 임박
원윳값 처음으로 ℓ당 1000원↑…'흰우유 3000원' 임박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3.07.28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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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진회, 음용유용 인상 폭 ℓ당 88원 결정…996원→1084원
물가부담 완화 위해 적용 시기 두 달 미룬 10월1일 적용
작년 흰우유 가격 평균 10% 인상…'밀크플레이션' 우려
어느 마트에서 우유 제품을 고르는 소비자. [사진=박성은 기자]
어느 마트에서 우유 제품을 고르는 소비자. [사진=박성은 기자]

올해 원윳값 인상을 두고 낙농가와 유업계 간 줄다리기가 이어지다가 합의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음용유용 원윳값은 전년 리터(ℓ)당 996원 대비 88원 올린 1084원, 가공유용 원유는 전년 ℓ당 800원에서 87원 인상한 887원으로 결정됐다. 

28일 낙농진흥회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유업계와 낙농가 등으로 구성된 낙농진흥회 소위원회는 앞서 27일 ‘용도별 원유기본가격 조정 협상’ 제 11차 회의에서 용도별 원유기본가격 인상안에 대해 최종 합의했다. 

우유 재료가 되는 원유(原乳) 기본가격의 올해 인상 범위는 음용유용 기준 ℓ당 69~104원으로 유업계는 시장상황을 고려해 최소 금액을, 낙농가는 늘어나는 생산비용 때문에 최대 인상 폭을 기대했다. 지난달 9일부터 원유기본가격 인상이 논의됐으나 양측 이견 차가 커 협상이 지지부진했다. 

하지만 이날 열린 11차 회의에서 음용유용 원윳값 인상 폭을 88원으로 결정하면서 최종적으로 ℓ당 1084원으로 책정됐다. 원유가격이 ℓ당 처음으로 1000원을 웃돌게 된 것이다.

낙진회 측은 "음용유용 가격은 생산비 상승 및 흰우유 소비감소 등 낙농계와 유업계의 어려움을 모두 감안했다"고 밝혔다. 이어 "가공유용 가격은 협상범위가 87~130원이나 수입산 유제품과의 가격경쟁을 위해 협상 최저 수준에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올해 원윳값 인상을 기정사실화 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앞서 25일 공식 입장을 통해 “국내 원유가격은 작년 생산비가 올해 반영되는 상황”이라며 “농가가 1년 이상 감내한 사실을 고려하면 일정 수준의 인상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생산비용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사룟값’ 등의 부담이 주 원인이다. 젖소 먹이인 조사료(풀사료), 농후사료(곡물사료)는 수입에 의존한다. 여기에 우크라 전쟁 장기화, 환율 상승 등의 영향으로 작년 생산비는 전년보다 13.7% 상승했다. 

원유기본가격은 통상적으로 2013년 이후 매년 8월1일 생산분부터 적용했다. 작년에는 11월이 돼서야 합의안이 나왔다. 낙진회는 올해의 경우 물가부담 완화 차원에서 원윳값 인상 시기를 두 달 연기한 10월1일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낙진회는 내달 10일 이사회를 개최해 협상 소위원회에서 합의한 사항을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원윳값이 인상되면 흰우유(백색시유) 가격이 오르는 건 당연한 수순이다. 현재 서울우유·매일유업·남양유업 등 국내 유업계 빅(Big)3의 흰우유 제품(900㎖~1ℓ) 소비자가격은 마트 기준 평균 2800원대다. 작년에는 원윳값 인상에 따라 흰우유 제품이 평균 10% 인상된 것을 감안하면 이르면 올 하반기 중에 ‘흰우유 3000원 시대’가 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럴 경우 유제품은 물론 빵, 커피 등 우유 사용이 많은 연관 제품 가격까지 잇달아 오르는 ‘밀크플레이션’도 점쳐진다. 

농식품부는 다수의 제품이 수입 멸균유를 사용해 밀크플레이션 확산까지는 아닐 것이라고 선을 그었으나 지난해 흰우유 가격 인상 이후 주요 아이스크림과 빵, 과자 등의 가격은 줄인상 된 바 있다.  

parkse@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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