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수1위' 제주삼다수, 선제적 투자 친환경 '초격차'
'생수1위' 제주삼다수, 선제적 투자 친환경 '초격차'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2.05.23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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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그린 홀 프로세스' 발표, '탈플라스틱' 박차
탄소절감 제품 생산·수거·새활용 전 생애주기 실현
제주삼다수 본사 내 스마트 팩토리 전경. [사진=박성은 기자]
제주삼다수 본사 내 스마트 팩토리 전경. [사진=박성은 기자]

국내 먹는 샘물 1위 제주삼다수가 친환경 경쟁에서도 ‘초격차’를 이룬다는 계획이다. 1600억원 가량 재원이 투입되는 ‘친환경 팩토리’와 CR-PET를 포함한 ‘재생페트’ 기술을 통해 ‘탈(脫) 플라스틱’에 박차를 가한다는 전략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제주삼다수를 생산하는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는 지난해 2월 친환경 경영비전 ‘그린 홀 프로세스(Green Whole Process)’를 발표한 후 탈 플라스틱 실현에 나섰다. 그린 홀 프로세스는 2030년까지 플라스틱 사용량 50% 절감을 목표로 한다. 라벨 제거와 분리 배출 편의성을 높이는 1차적인 해법을 넘어 탄소절감 제품 생산부터 수거, 새활용(업사이클), 신재생에너지 도입 등 전 과정에 걸친 친환경 사업모델로 업계 표준이 된다는 구상이다.    

김정학 제주개발공사 사장은 비전 발표 당시 “그린 홀 프로세스는 그간 전개한 친환경 경영에서 진일보한 것으로 플라스틱 저감화를 위한 근본적인 정책”이라며 선도적인 탈 플라스틱 경영을 선포했다. 

◇1600억 투입, 친환경 팩토리 2024년 준공

제주삼다수는 기존의 L1·L2를 통합해 4개의 생산라인을 운영 중이다. 이르면 2024년에 친환경 팩토리(L6)를 추가 준공한다. 이 곳은 친환경 원료 적용과 무라벨 생산, 페트 경량화 등의 설비 인프라를 갖춰 삼다수 친환경 초격차의 대표작이 될 전망이다. 

구체적으로는 무라벨 2리터(ℓ) 전용 라인 구축과 바이오페트를 활용한 생수 몸체(병)·병뚜껑 생산, 친환경 원료 저장창고 설치, 질소 충전, 페트 무게 10% 감축 등 제품 생애 전반에 친환경 요소가 적용된다. 또 사업장에서 사용하는 모든 전력을 친환경 재생에너지로 대체하고, 온실가스 배출량을 기존 대비 50% 감축한다.

이경호 제주개발공사 기획이사가 친환경 경영비전의 추진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박성은 기자]
이경호 제주개발공사 기획이사가 친환경 경영비전의 추진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박성은 기자]

지난 20일 제주삼다수 본사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이경호 기획이사는 “친환경을 포함한 ESG(친환경·사회·지배구조)가 기업의 존립가치가 됐다”며 “삼다수의 친환경 팩토리는 설계 단계부터 리사이클 밸류체인(재활용 가치사슬) 확대와 자원순환을 목표로 플라스틱 사용을 최대한 줄이는데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궁극적으로 재활용 비중을 갈수록 높여 새로운 플라스틱을 적게 만드는 것이 친환경 팩토리의 지향점”이라고 덧붙였다. 

◇화학적 재활용 페트, 2024년 이후 본격 상품화

제주삼다수는 친환경 경영의 일환으로 지난해 6월 무라벨 ‘제주삼다수 그린’을 선보였다. 330밀리리터(㎖)부터 500㎖, 2ℓ까지 전 용량으로 라인업을 갖췄다. 제주삼다수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사탕수수 원료의 ‘바이오 페트(Bio-PET)’와 ‘화학적 재활용 페트(CR-PET)’, ‘물리적 재활용 페트(MR-PET)’ 등 다양한 친환경 재생페트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이중 SK케미컬과 손잡고 업계 처음으로 선보인 CR-PET는 반복적인 재활용이 가능해 지속가능한 자원순환 모델로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식품 접촉면에 사용해도 안전성에 문제가 없어 플라스틱 자원순환 경제 핵심인 ‘보틀 투 보틀(Bottle to Bottle, 페트병을 다시 페트병으로 사용하는 것)’의 대표 사례로 꼽힌다. 환경부와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안전성과 적합성을 인정받았다. 

친환경 재생페트 2종. 왼쪽은 화학적 재활용 페트, 오른쪽은 물리적 재활용 페트. [사진=박성은 기자]
친환경 재생페트 2종. 왼쪽은 화학적 재활용 페트, 오른쪽은 물리적 재활용 페트. [사진=박성은 기자]
강경구 제주개발공사 R&D혁신센터장이 재생페트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사진=박성은 기자]
강경구 제주개발공사 R&D혁신센터장이 재생페트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사진=박성은 기자]

삼다수는 CR-PET를 사용한 ‘제주삼다수 RE:Born(리본)’ 생산 체계를 올 1월 구축하고, 2만여병을 생산해 전주국제영화제·키자니아 등에 시범 납품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강경구 제주삼다수 R&D혁신센터장은 “현재는 소규모로 생산되지만 원료의 대량 공급체계가 갖춰지는 2024년 이후부터 상품화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최고 품질 위한 'R&D 혁신센터' 신설

제주삼다수는 지난해 업계 최초로 연매출 3000억원 시대를 열었다. 지난해 400여개가 넘는 국내 생수시장에서 42.5%(닐슨)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2위 브랜드와 30%포인트(p) 가량의 격차가 날 정도로 압도적이다. 이 같은 초격차의 이유 중에는 삼다수 그린 영향도 컸다. 삼다수 그린은 무라벨·무색캡·무색병 등 3무(無) 원칙이 반영된 제품이다. 특히 무색캡은 의무가 아니지만 삼다수의 친환경 의지를 담기 위해 과감히 적용됐다. 삼다수 그린은 출시 6개월 만에 전체 생수 판매량의 30%까지 차지할 정도로 소비자 반응이 좋다.

무라벨 제품은 현재 낱개 판매가 되지 않고 있다. 국내법상 의무인 제조사·용량·영양정보 등 필수표시 항목을 라벨 없이 개별 페트병에 기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주무부처인 환경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QR코드로 식품 표시를 제공하는 범위를 확대하도록 검토 중이다. 삼다수도 정부 방침이 확정되면 이를 충분히 반영하겠다는 계획이다. 

제주삼다수의 품질 분석 업무를 맡고 있는 '먹는물 수질연구소' 내부. [사진=박성은 기자]
제주삼다수의 품질 분석 업무를 맡고 있는 '먹는물 수질연구소' 내부. [사진=박성은 기자]
제주삼다수의 스마트팩토리 L5 내부. [사진=박성은 기자]
제주삼다수의 스마트팩토리 L5 내부. [사진=박성은 기자]
제주삼다수 스마트팩토리 모니터링 시스템. [사진=박성은 기자]
제주삼다수 스마트팩토리 모니터링 시스템. [사진=박성은 기자]

삼다수는 또 환경부가 추진하는 페트 경량화에 맞춰 용기를 더욱 얇게 만들면서 안전성과 품질을 확보하는 방법을 어느 정도 마련했다.

다만 라벨이 없는 생수 수요가 늘면서 경쟁사와 어떻게 차별화할지는 삼다수도 고민이다. 결국 가장 자신 있는 ‘품질’로 무라벨 경쟁에서 초격차하겠다는 결론을 냈다. 지난해 신설한 R&D혁신센터가 이 같은 노력의 일환이다. 환경부 지정의 ‘먹는물수질연구소’ 등 연구소 1곳과 4개팀으로 편성해 최고의 품질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쏟고 있다. 

강경구 R&D혁신센터장은 “고객의 소리를 제품 개발·개선 활동에 적극 반영하고 품질관리에 집중 투자해 차별화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parkse@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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