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부능선 넘은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LCC 지각변동 촉각
9부능선 넘은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LCC 지각변동 촉각
  • 장민제 기자
  • 승인 2024.02.14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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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승인시, 진에어 중심 '메가LCC' 출범…1위 제주항공 추월
변수는, 유럽 4개 노선 티웨이 양도…화물사업 매각 향배 관심
대한항공 B777.[사진=대한항공]
대한항공 B777.[사진=대한항공]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이 가시권에 접어들면서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업계의 지각도 크게 요동칠 전망이다. 양사 통합에 따른 대형 LCC 출범과 노선 이관,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매각 건 등 업계 판도를 바꿀 요소들이 산재했기 때문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 합병을 마무리 한 뒤 각각 보유한 LCC(진에어, 에어서울, 에어부산)의 통합을 추진할 예정이다. 아직 구체적인 통합방식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덩치가 제일 큰 진에어 중심으로 통합이 유력하다.

양사의 통합 LCC가 출범하면 업계 순위가 뒤바뀐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국적사 기준 LCC 중 국내외 여객 점유율 1위는 제주항공(15.3%·15.6%)이 차지했다.

국내선에선 진에어가 14.8% 점유율로 2위에 올랐고 티웨이항공(13.9%), 에어부산(11.9%), 이스타항공(5.3%), 에어서울(2.3%) 순으로 뒤를 이었다. 국제선에선 티웨이항공이 11.5%로 2위에 올랐고 진에어(10.7%), 에어부산(7.7%), 에어서울(3.2%) 순으로 집계됐다.

보유기재만 봐도 통합LCC가 선두에 오른다. 진에어(27대), 에어부산(21대), 에어서울(6대) 등이 보유한 기재를 더하면 54대 규모로 1위인 제주항공(42대)을 뛰어넘는다.

다만 단순 합계로 규모증대를 예상하기엔 무리가 있다. 중복노선이 많은 만큼 조종을 통한 효율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세 회사 모두 국내·국제에서 비슷한 노선을 운항 중으로 (통합되면) 모두 끌고 가는 것 자체가 비효율적”이라며 “효율화를 위해 조정이 예상된다. 그럴 경우 노선 수 정리, 항공기 규모 축소 등이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이 양사 합병에 내건 조건들도 LCC업계 변수로 작용한다. EU는 13일(현지시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조건부 승인했다. 그중 하나는 국내 LCC 티웨이항공이 대한항공으로부터 유럽 4개 중복 노선을 이관받아 실제 운항하는 것이다.

또 화물 부문 조건으로 제시된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분리매각도 LCC 판도를 흔들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 화물부문 매출은 지난해 3분기 기준 누적 1조1310억원이다. LCC로선 덩치를 2배 가량 키울 수 있는 기회다. 현재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에어프레미아, 에어인천 등 LCC 4곳이 인수후보로 거론된다. 다만 아시아나항공 보유 화물기 11대 중 약 절반이 노후화됐고 인수 시 약 1조원의 부채도 같이 넘겨 받아야 한다는 부분은 부담이다.

한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은 현재 미국 심사만 남겨놓고 있다. 합병 심사가 완료되면 대한항공은 아시아나 항공 화물사업 매각과 함께 브랜드 단일화를 추진할 전망이다. 대한항공은 이를 통해 글로벌 10위권의 초대형 국적 항공사(메가 캐리어)로 거듭나게 된다.

jangstag@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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