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에 호텔을 담다"…PB 마케팅 공들이는 특급호텔
"내 집에 호텔을 담다"…PB 마케팅 공들이는 특급호텔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4.01.15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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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김치, 신라 화장품, 조선 간편식, 한화 핸드크림…상품군 확장
매출 성장세…인지도·충성도 제고, 소비자 소통, 사업 다각화 효과
롯데 시그니엘 호텔의 디퓨저. [사진=롯데호텔앤리조트]
롯데 시그니엘 호텔의 디퓨저. [사진=롯데호텔앤리조트]

특급호텔을 중심으로 PB(자체브랜드) 사업이 활발하다. ‘롯데호텔 김치’, ‘신라호텔 화장품’, ‘조선호텔 간편식’, ‘한화 더 플라자 핸드크림’ 등 종류도 갈수록 다양하다. 호텔들은 PB 사업으로 브랜드 충성도 제고와 소비자 소통 강화는 물론 포트폴리오 다각화 효과를 기대하는 모습이다.    

15일 한화호텔앤리조트가 운영하는 더 플라자에 따르면, 이 호텔은 최근 PB 상품군에 ‘더 플라자 퍼퓸 핸드크림’을 추가했다. 호텔 시그니처 향인 ‘퍼퓸 데 브와’와 유칼립투스 향, 우디 향을 조합한 제품이다. 겨울철 늘어나는 핸드크림 수요를 겨냥한 것으로 바를 때마다 더 플라자 호텔 특유의 향을 느낄 수 있다.

더 플라자는 ‘P-Collection(컬렉션)’이란 브랜드로 핸드크림 외에 디퓨저, 룸스프레이, 양말, 유아샤워가운 등 상품군을 늘려가고 있다. 특히 연말인 지난해 12월 관련 매출은 작년 동기보다 80%가량 신장할 정도로 반응이 좋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관계자는 “PB 상품 인기가 꾸준하다”며 “향후 관련 상품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비단 한화뿐만 아니라 롯데, 신라, 조선 등 특급호텔의 PB 사업영역은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롯데호텔은 작년에 론칭한 김치를 비롯해 가정간편식(HMR), 커피와 차(茶), 디퓨저, 룸스프레이, 침구, 타월 등을 내놓았다. 이중 김치는 지난해 8월 배추김치, 총각김치에 이어 10월에는 갓김치와 파김치를 한데 묶은 ‘갓파김치’를 선보였다. 호텔 셰프의 레시피와 국산 식재료를 사용한 프리미엄 김치라는 점을 강조했다. 앞서 배추김치는 그룹 계열의 롯데홈쇼핑에서 방송 15분 만에 완판 되면서 출시 한 달 만에 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또 자체 최고급 호텔 ‘시그니엘’을 앞세운 원두커피와 디퓨저 구독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신라호텔은 글로벌 뷰티그룹 ‘로레알’과 손잡고 화장품 브랜드 ‘시효(SHIHYO)’를 유통하고 있다. 지난 2022년에 호텔신라, 로레알, 사모펀드 앵커에쿼티파트너스와 함께 설립한 합작법인 ‘로시안’이 브랜드 운영 주체다. 로시안을 통해 시효 스킨케어와 헤어케어 상품 등을 순차적으로 출시했으며 서울신라호텔과 제주신라호텔 등에서 판매 중이다. 시효 전 제품에는 쌀뜨물과 인삼수를 24가지 자연 원료와 배합했고 특허 성분인 ‘시효24(Shihyo24)’가 함유됐다. 신라호텔은 고급스러운 브랜드 이미지를 화장품과 접목시켜 마케팅하고 있다. 

이마트 계열의 조선호텔앤리조트도 PB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장 중이다. 대표적으로 가정간편식(HMR)이 있다. 조선호텔은 중식당 ‘호경전’을 간판으로 간편식을 2018년부터 출시해왔다. 2020년에 선보인 ‘조선호텔 유니짜장’은 현재까지 판매량 62만개를 웃돌 정도로 호응을 얻었다. 이 외에 삼계탕, 바베큐 폭립, 게살볶음밥, 뉴욕치즈케이크를 비롯한 50여종에 육박하는 먹거리를 온·오프라인 채널에 판매하면서 인지도를 높였다. 또 조선호텔 김치와 침구 브랜드 ‘더 조선호텔’, 럭셔리 플라워 ‘격물공부’ 등 일찍부터 PB 다각화를 꾀했다. 

한화 더 플라자의 핸드크림 [사진=한화호텔앤리조트]
한화 더 플라자의 핸드크림 [사진=한화호텔앤리조트]
신라호텔 시효의 안티에이징 케어 3종 [출처=시효 홈페이지]
신라호텔 시효의 안티에이징 케어 3종 [출처=시효 홈페이지]
조선호텔 유니짜장&삼선볶음밥 간편식 [사진=조선호텔앤리조트]
조선호텔 유니짜장&삼선볶음밥 간편식 [사진=조선호텔앤리조트]

특급호텔의 PB 마케팅은 앞으로도 치열할 전망이다. 호텔 브랜드 인지도와 충성도 제고, 신사업 측면에서 성장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호텔업계 한 관계자는 “호캉스(호텔과 바캉스)가 대중화되고 상시적으로 호텔 체험을 원하는 니즈(Needs)가 늘면서 관련 수요를 충족시키는 PB 판매가 꾸준하다”며 “룸스프레이, 디퓨저 등은 인테리어 용품으로, 호텔 침구는 젊은 부부들을 중심으로 찾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기존 설·추석 선물세트에서 벗어나 생일과 같은 기념일에 카카오톡 선물하기 등으로 호텔 PB 상품을 구매 또는 선물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며 “호텔도 이 같은 트렌드를 반영해 PB 개발에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parkse@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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