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건설사 3분기 도시정비 신규 일감 '뚝'…선별 수주 심화
10대 건설사 3분기 도시정비 신규 일감 '뚝'…선별 수주 심화
  • 남정호 기자
  • 승인 2023.10.05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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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적 기준 1년 전 대비 60% 감소…사업 여건 악화
작년보다 실적 확대 '포스코이앤씨·삼성물산' 2곳뿐
서울시 서대문구 아파트 공사 현장. (*기사 특정 내용과 무관). (사진=신아일보DB)
서울시 서대문구 아파트 공사 현장. (*기사 특정 내용과 무관). (사진=신아일보DB)

시평 상위 10대 건설사들의 올해 3분기 누적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이 1년 전보다 60%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시장 침체와 인허가 지연, 비용 증가 등 사업 여건이 악화한 가운데 건설사들이 수익성 위주 선별 수주에 나선 영향이다. 작년보다 도시정비 수주 실적이 늘어난 10대 건설사는 포스코이앤씨와 삼성물산뿐이다.

5일 시공능력평가 기준 상위 10대 건설사들에 따르면 이들 회사는 올해 3분기 누적으로 재건축과 재개발, 리모델링 등 도시정비사업(이하 도정) 부문에서 총 11조5153억원 규모를 수주했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 10대 건설사 도정 수주액 28조8051억원 대비 40% 수준에 불과한 수치다. 2021년 동기 17조5739억원과 비교해도 34.5% 적다.

지난해 3분기 누적 8조3521억원 규모 도정 사업을 따냈던 현대건설은 올해 1조5804억원을 수주해 1년 전보다 수주액이 81.1% 줄었다. GS건설도 올해 3분기까지 1조4489억원 규모 사업을 확보하는 데 그쳐 1년 전 4조874억원보다 64.6% 수주액이 줄었고 DL이앤씨 역시 작년 3분기 누적 1조6555억원에서 28.6% 감소한 1조1824억원 규모 수주 실적을 기록 중이다. 

대우건설(8353억원)과 SK에코플랜트(7220억원), 현대엔지니어링(6290억원), 롯데건설(5173억원)은 아직 올해 도정 수주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작년과 비교해 대우건설 수주 실적은 68.6% 줄었고 SK에코플랜트는 36.9% 감소했다. 현대엔지니어링과 롯데건설은 각각 70.9%와 롯데건설은 86% 줄었다. 올해 시평 10위권에 진입한 호반건설은 올해 들어 아직 도정 부문 마수걸이 수주를 하지 못했다.

지난해 대비 도정 수주액이 늘어난 10대 건설사는 포스코이앤씨와 삼성물산 건설부문 2곳에 불과하다. 이들 회사는 각각 3조1870억원과 1조4130억원 규모 사업을 따내며 1년 전보다 6.1%와 39.1%씩 수주액이 증가했다. 

올해 대부분 건설사의 도정 수주 실적이 감소한 것과 관련해 부동산 시장 침체와 인허가 지연 등에 따른 발주 감소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리와 원자잿값, 인건비 인상에 따른 비용 상승과 기대수익 하락도 한몫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인허가가 안 되거나 지연되면서 발주가 줄었고 원자잿값이나 인건비가 많이 올라 조합과 건설사 간 공사비가 맞지 않는 경우도 많은 상황"이라며 "건설사들이 수익성 위주로 선별 수주에 나서고 출혈경쟁 등도 최소화하려다 보니 압구정이나 여의도 같이 입지적 상징성이 있지 않는 한 수주 경쟁도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앞으로 도정 시장에선 지역과 입지 등에 따라 양극화가 심화할 전망이다. 

이태희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서울 등도 어느 정도 사업 지연이 발생할 수 있겠지만 입찰이나 수주에는 큰 문제는 없을 것 같다. 그러나 지방은 미분양이 걱정되는 상황이라 어려울 수 있다고 본다"며 "서울 안에서도 시장성이 좋은 곳과 안 좋은 곳이 있어 양극화는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봤다.

south@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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