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야당, '이동관 지시' 언론 사찰 문건 두고 충돌
정부·야당, '이동관 지시' 언론 사찰 문건 두고 충돌
  • 진현우 기자
  • 승인 2023.06.14 16: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고민정 "보도지침 망령 다시 부활한 치욕스러운 문건"
한덕수 "질문 48시간 이전에 문건 요지 전달 못 받아"
여야 의원 거친 설전... 국회부의장 중재 나서기도
14일 국회 본회의 대정부 질문에서 고민정 의원에 대한 한덕수 총리의 답변에 여야 의원들이 서로 항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4일 국회 본회의 대정부 질문에서 고민정 의원에 대한 한덕수 총리의 답변에 여야 의원들이 서로 항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회는 14일 본회의를 열고 교육·사회·문화 분야에 대한 대정부질문 마지막날 일정을 진행했다. 이날 대정부질문에서는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의원이 이명박 정부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이었던 이동관 대통령실 대외협력특보가 지시했단 언론 사찰 문건을 공개하자 한덕수 국무총리 역시 문건을 미리 확인하지 못했다고 목소리를 높이며 답변을 거부하는 등 양측간 설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여기에 국민의힘 의원과 민주당 의원들도 거친 말싸움을 이어가면서 대정부질문이 잠시 중단되기도 했다.

고민정 의원은 이날 한덕수 총리를 상대로 지난 2010년 6·2 지방선거 당시 국정원에서 작성한 '방송사 지방선거기획단 구성 실태 및 고려사항' 문건을 공개하며 "(군사독재시절) 보도지침의 망령이 다시 부활한 치욕스러운 문건"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해당 문건에는 '좌편향 인물 포진으로 왜곡 편파 보도 우려'란 단어가 분명히 써있다"고 한 총리에게 따져물었다.

이에 대해 한덕수 총리는 "국회법에 보면 (대정부질문) 48시간 이전에 그 요지를 국회의장한테 전달하고 국회의장은 48시간 이전에 관련되는 자에게 전달해야 한다고 돼 있다"며 "지금 물어본 것에 대해 (답변을) 원하신다면 나도 돌아가서 검토를 해서 1~2주일 뒤에 답변을 드리도록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후에도 고 의원이 지속해서 국정원 문건 관련 질문을 이어가자 "대단히 유감스럽고 대단히 비합리적이고 대단히 비상식적인 질문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답변을 거부했다.

이 과정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고민정 의원의 질의에 대해 거칠게 항의했고 민주당 의원들도 한 총리의 답변 태도에 대해 강한 비판을 이어가면서 양측간 거친 말싸움이 이어졌다. 고민정 의원은 마무리 발언에서 여당 의원을 향해 "지난 2010년 당시에 이 문건이 왜 문제냐 바로 홍보수석이 바로 지금 뜨겁게 거론되고 있는 이동관이기 때문"이라며 "여기(문건)에 답변조차 못하고 있는 국민의힘 정부와 여당을 보면서 뭐가 그렇게 숨길 것이 많은지 오히려 궁금해진다"고 반발했다. 

여야간 설전이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자 사회를 맡던 정우택 국회부의장은 "(대정부질문은) 질의하는 의원과 정부의 답변을 듣는 시간"이라며 "양당이 좀 서로 마음에 서로 자기 마음에 안 들더라도 그 감정을 조금 내려놓으면 좋겠다"고 중재에 나서기도 했다.

 

hwji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