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75% "연장근로 개편해도 60시간 미만 근무"
기업 75% "연장근로 개편해도 60시간 미만 근무"
  • 윤경진 기자
  • 승인 2023.03.24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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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 '정부 근로시간제도 개편방안에 대한 기업의견 조사'
연장근로 관리단위 확대시 활용계획.[그래픽=대한상의]
연장근로 관리단위 확대시 활용계획.[그래픽=대한상의]

국내기업 75%는 연장근로 관리 단위가 확대되더라도 주 69시간 장시간 근로하는 경우는 극히 예외적일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연장근로하는 302개사를 대상으로 근로시간제도 개편방안에 대한 기업 의견을 조사한 결과를 24일 발표했다.

연장근로 관리단위가 주단위에서 월·분기·반기·연 단위로 확대될 경우 기업의 56%가 바뀐 연장근로제도를 활용하겠다고 답했다. 활용기업의 72.2%가 납품량 증가, 설비고장, 성수기 등의 사유가 발생한 경우 일시적으로 활용하겠다고 답했다. 반면 평상시 연장근로방안으로 활용하겠다는 기업은 27.8%에 나타났다.

연장근로제도가 개편되더라도 많은 기업들은 주 60시간 미만으로 운영할 것으로 나타났다. 연장근로 관리단위를 변경할 경우 주 최대 예상근로시간을 묻는 설문에 ‘52시간~56시간 미만’이라는 응답이 40.2%로 가장 많았고 ‘56시간~60시간 미만 응답’이 34.3%로 뒤따랐다.

이어 ‘60시간~64시간 미만’(16.0%), ‘64시간~68시간 미만’(5.9%)의 순이었으며, ‘68시간 이상’이라는 기업은 3.6%에 불과했다. 

연장근로 개편시 ‘주 60시간 이상 근로할 것’라고 응답한 기업 상당수는 인력난을 겪는 제조업이거나 중소기업으로 조사됐다. 응답기업 90.7%는 제조업이었다. 규모로는 중소기업이 76.7%로 가장 많았다.

연장근로 관리단위 확대시‘월 단위로 운용하겠다’는 응답 (46.7%)이 가장 많았다. 이어 `분기(3개월) 단위'(27.8%), `연 단위'(16.6%), `반기 단위'(8.9%)의 순이었다.   

연장근로 관리단위 확대시 건강권보호를 위해 도입하는 ‘11시간 연속휴식제’와‘주 64시간 근로상한제’의 정부개편안에 대해 보완을 요구하는 기업들이 많았다. 건강권보호조치에 대한 보완으로 기업들은 `선택가능한 더 다양한 건강권 보호제도 마련'(32.5%)과 `노사자율로 건강권 보호방안 선택'(30.8%)을 주문했다. 이어 정부개편안처럼 법적 의무로 도입을 강제(19.5%), 건강권 보호제도가 불필요(17.2%)의 순이었다.

장시간근로 논란과 함께 불거지고 있는 연차소진에 대해 기업의 실태를 물어본 결과, 기업의 45.4%가 ‘휴가로 전부 소진’한다고 응답했다. 금전보상을 실시하는 기업은 54.6%로 조사됐다.

연차휴가를 소진하지 않고 수당으로 보상하는 이유로 기업들은 `업무량이 많아 휴가 사용 어려움'(32.7%)을 가장 많이 응답했다. `노사합의로 금전보상에 대해 제도적 설계'(24.2%), `소득 보전 필요성'(22.4%), `휴일이 많아 휴가 소진 필요성 낮음'(15.2%), `상사 눈치 등 경직적 기업문화'(5.5%) 등의 순이었다.

초과근로보상을 임금이 아닌 시간으로 저축해 휴가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근로시간저축계좌제를 `적극 활용'(9.9%)하거나 `제도 활용 검토할 것'(37.8%)이라 답한 기업은 47.7%로 나타났다. 반면, 응답기업 절반 이상은 `도입 다소 소극적'(28.1%)이거나 `전혀 활용 않을 것'(24.2%)이라고 답했다. 

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근로시간 개편이 입법논의도 하기 전에 장시간근로 논란으로 기업혁신과 근로자 휴식보장이라는 개편취지가 훼손된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근로자의 건강보호와 근로시간 효율적 운용이라는 취지가 균형감 있게 작동될 수 있도록 건강권보호조치의 예외사유를 좀 더 확대하는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youn@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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