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보적' 김기문·'임시직' 김병준…경선없이 체제구축, '신발끈' 조인다
'독보적' 김기문·'임시직' 김병준…경선없이 체제구축, '신발끈' 조인다
  • 윤경진·이성은 기자
  • 승인 2023.03.07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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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대 경제단체장 다시 새롭게 전략 구상, 위기극복 ‘방점’
중앙회, 16년 체제…납품단가 안착·기업승계 활성화 추진

전경련, 한·일 가교 임무 ‘첫역할’…6개월간 차기회장 찾기
최태원·손경식·구자열·최진식, 경제개선 정책구상 ‘심혈’
(왼쪽부터) 김병준 전경련 회장 직무대행,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손경식 경총 회장, 구자열 무협 회장, 김기문 중기중앙회 회장, 최진식 중견련 회장.[사진=각 단체]
(왼쪽부터) 김병준 전경련 회장 직무대행,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손경식 경총 회장, 구자열 무협 회장, 김기문 중기중앙회 회장, 최진식 중견련 회장.[사진=각 단체]

중소기업계를 계속 이끌게 된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과 전국경제인연합회 구원투수로 등판한 김병준 회장직무대행이 신발 끈을 조여맨다. 동시에 기존 체제를 이어간 나머지 4대 경제단체장(대한상공회의소·한국경영자총협회·한국무역협회·한국중견기업연합회)장도 경제위기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전략을 새로 짠다.

7일 재계에 따르면, 중기중앙회 제27대 회장과 전경련 제39대 회장은 모두 경선 없이 각각 김기문 체제와 김병준 체제로 이변 없이 구축됐다.

다만 김기문 회장은 경쟁자 없이 독보적으로 당선된 반면 전경련은 아무도 나서지 않아 김병준 직무대행이 임시방편으로 맡아다는 점에서 다르다.

김기문 회장은 지난달 28일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개최된 제61회 정기총회에서 전원 만장일치로 제27대 회장으로 선출됐다. 김 회장은 제23·24대(2007~2014년), 제26대(2019년~현재)에 이어 4번째 중기중앙회장직을 역임하게 됐다. 김 회장은 앞으로 2027년 2월까지 4년간, 총 16년간 중기중앙회를 이끌게 됐다.

김 회장은 당선 후 가진 첫 기자간담회(6일)에서 “중소기업들이 코로나 이후에 원자재가격 폭등과 인력난, 최근의 고금리까지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이번 임기도 중소기업을 위해 다시 한번 열심히 뛰겠다”고 다짐했다.

김 회장은 새 임기 4년 동안 3대 공약인 △중소기업은 글로벌 전문기업으로 △협동조합은 중소기업의 성장 플랫폼으로 △중기중앙회는 정책지원의 메카로를 실천할 계획이다. 또한 ‘윤석열 정부 2년차 중소기업 정책과제’로 6대 분야 15개 실행과제도 제시했다. 6대 분야는 △고용 친화적 노동개혁 추진 △대·중소기업 상생문화 정착 △중소기업 성장 및 투자 촉진 △중소기업 금융정책 선진화 △중소기업 수출 활성화 △협동조합의 중소기업 성장 플랫폼화다.

특히 김 회장은 납품단가 연동제 안착과 기업승계 활성화를 적극 추친할 방침이다. 그는 “대기업들이 진정성을 갖고 변해야 한다. 동참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또한 기업승계에 대해서도 “지난 연말 사전증여와 사후상속 공제한도를 모두 1000억원까지 키우고 사전증여 연부연납 기간을 현재 5년에서 20년까지 늘려야 한다”며 “독일이나 일본처럼 계획적인 승계가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김병준 직무대행은 전경련 쇄신의 초석을 다진다. 한·일 협력부터 미래 비전까지 국내 대표 경제단체로 다시 발돋움할 반석 마련에 집중하며 동시에 차기 회장 찾기에 나선다..

우선 김 직무대행은 정부의 일본 관계 정상화에 발맞추며 첫 역할을 맡는다. 전경련과 일본경제단체연합회 게이단렌(經團連)은 지난 6일 ‘미래청년기금’(가칭)을 공동 조성·운영 등 미래지향적 한·일관계 구축 방안에 대한 구체적 논의를 시작하기로 했다. 이로써 한·일 교류의 가교 역할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또한 김 직무대행은 지난달 전경련이 발표한 중장기 발전안과 뉴 웨이(New Way) 선언의 준비를 진두지휘한다. 그는 정해진 임기 6개월이란 짧은 기간 내 전경련의 미래 비전을 다지고 차기 회장 인선에 속도를 붙인다.

김 직무대행이 준비하는 첫 번째 프로젝트는 ‘한국판 버핏과 점심식사’다. 김 직무대행은 전경련의 최우선 과제로 꼽은 ‘국민 소통’을 위해 다음달 중 이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한국판 버핏과 점심식사는 전경련 회장단 등 대기업 회장, 전문경영인, 성공한 스타트업 창업자 등 기업인 3명과 MZ세대 30명을 선발해 소통하는 프로그램이다.

이와 함께 김 직무대행은 대·중소상생위원회 설립, 중소기업 경영자문사업 등을 추진해 체계적인 대·중소기업 상생의 초석도 다진다. 또 한국경제연구원의 국제적 수준의 싱크탱크 육성 방안도 검토한다.

김 직무대행은 이러한 미래 전략를 기반으로 전경련 기초를 세우고 4대 그룹 재가입에 나선다. 김 직무대행은 지난달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에게 지지받는 전경련을 만들면 4대 그룹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기업을 하는 사람이면 전경련과 함께 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도록 하는 것이 가장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새롭게 구성을 마친 중기중앙회와 전경련 외 나머지 4대 경제단체장들(대한상공회의소·한국경영자총협회·한국무역협회·한국중견기업연합회)은 위기극복을 위한 정책 만들기에 초점을 맞춘다.

중소기업부터 대기업까지 아우르는 국내 최대 종합경제단체인 대한상의를 진두지휘하는 최태원 회장은 당면한 국가적 현안에 대한 해법 모색에 적극적으로 나선다. 특히 재계에서 주도적으로 추진하는 2030 부산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에 역량을 집중한다.

재계 입장을 대변하는 전경련과 달리 경총은 노사관계를 맡는다. 손경식 경총 회장은 노사관계 화합을 통한 기업활력 제고와 경제위기 극복에 전력을 다한다. 대립적 노사관계를 상생의 관계로 변화해 노사관계 체질을 개선하는 구조개혁 원년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국내 7만 기업들이 회원사로 참여한 최대 무역조직을 이끄는 구자열 무협 회장은 급변하는 무역환경 변화에 대응해 수출 역동성을 높이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구 회장은 2023년 수출기업 애로 해소와 미래 수출기반 강화, 수출 외연 확대 등 3가지에 집중한다.

한국경제 허리 역할을 하는 중견기업계를 이끄는 최진식 중견련 회장은 중견기업 육성 법적 토대인 ‘중견기업 특별법’ 안착에 공을 들인다. 최 회장은 ‘중견기업 특별법’ 일몰을 폐지하고 내용을 실질화하는 전면 개정 작업에 박차를 가한다.

youn@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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