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권' 김병준 "전경련 환골탈태"각오…기대반 우려반
'친정권' 김병준 "전경련 환골탈태"각오…기대반 우려반
  • 최지원 기자
  • 승인 2023.02.23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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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웨이 구상' 공개…소통·선도·도약 3가지 제시
출범 이래 첫 정치권 인사…'정부의식' 인사 지적
김병준 전경련 회장 직무대행. [사진=전경련]
김병준 전경련 회장 직무대행. [사진=전경련]

“어깨가 무겁다. 환골탈태를 이끌겠다.”

김병준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이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장직무대행으로 발탁됐다. 김 직무대행은 앞으로 6개월 간 전경련을 이끌며 본격적인 쇄신 작업에 돌입한다. 다만 과거 '정경유착' 온상으로 여겨지던 전경련이 위기 타개를 위해 또 다시 ‘친정권 인사’를 내세웠다는 지적도 함께 제기됐다.

전경련은 23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2023년 정기총회’를 개최하고 김 회장을 회장직무대행 겸 미래발전위원장으로 추대했다.

전경련 측은 “김 회장은 풍부한 경험과 학식 뿐만 아니라 전경련이 지향하는 자유시장경제에 대한 신념을 공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전경련을 과도기적으로 맡아 혁신을 이끌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추천배경을 밝힌 바 있다.

김 직무대행은 이날 총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전경련은 선배 기업인들이 쌓아올린 위대한 유산이고 그 자산을 버리는 건 나라에 큰 손실이라 생각하는만큼 미력하지만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그는 “전경련을 창립한 선배 기업인들이 전국경제인연합회 이름에 ‘기업인’이 아닌 ‘경제인’이란 단어를 쓴 건 ‘경세제민’ 즉 세상을 이롭게 하고 국민을 돕는 사람들의 모임이란 숭고한 의지를 담은 것”이라며 “이런 창업자들의 마음을 되새기며 전경련의 환골탈태를 이끌겠다”고 강조했다.

김 직무대행은 이날 전경련 미래 발전안인 ‘뉴 웨이 구상’ 2차 내용도 공개했다. 뉴 웨이 구상은 △국민 소통 △미래 선도 △글로벌 도약 등 3가지 주요 발전 방향으로 이뤄졌다. 여기에는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을 글로벌 수준의 싱크탱크로 업그레이드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또 여의도에 경제인 명예의 전당 조성 방안도 검토한다. 전경련은 기업들의 대표 단체라는 정체성을 바탕으로 이를 랜드마크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김 직무대행은 앞으로 6개월 간 전경련 위상 회복 과제도 함께 안게 됐다. 전경련은 지난 2016년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되며 비난을 면치 못했다. 이후 LG를 시작으로 삼성, SK, 현대차 등 4대 그룹이 탈퇴하면서 재계 내 위상은 추락했다. 회원사도 600여곳에서 400여곳으로 감소했다. 주요 정부 행사에서 배제되는 ‘패싱’ 굴욕도 겪었다.

전경련 수장으로 경영인이 아닌 정치권 인사가 발탁된 건 1961년 출범 이래 처음이다. 이번 인사는 진정한 변화와 쇄신 대신 현 정권을 의식한 것에 그쳤다는 분석이다.

실제 김 직무대행은 2018∼2019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으로 활동했다. 또한 지난 대선에선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캠프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다. 윤 후보 당선 이후에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장을 역임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비록 6개월 남짓이지만 정치인에게 민간 경제단체 수장을 맡긴다고 하니 적절치 못하다는 반응이 나온다”며 “주요 그룹 총수들이 모두 전경련 차기 회장 자리를 부담스러워한 만큼 전경련으로서는 고육지책이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23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장에서 ‘제63회 정기총회’가 진행되는 모습. [사진=최지원 기자]
23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장에서 ‘제63회 정기총회’가 진행되는 모습. [사진=최지원 기자]

[신아일보] 최지원 기자

frog@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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