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난' 커피빈, 가격인상 궁여지책…소비자 이탈 우려
'경영난' 커피빈, 가격인상 궁여지책…소비자 이탈 우려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2.05.10 05: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올해 들어 4개월간 세 차례 가격 UP…아메리카노 5000원
적자 260억 부담 전가…"멀리할 것 같다" 소비자 볼멘소리
서울의 한 커피빈 매장. [사진=박성은 기자]
서울의 한 커피빈 매장. [사진=박성은 기자]

커피빈코리아가 올해 들어서만 약 4개월간 세 차례 가격을 조정했다. 주요 대형 카페 브랜드 중 가장 잦은 가격인상이다.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외형과 수익성 모두 쪼그라들자 이를 타개하기 위한 궁여지책(窮餘之策)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선택지가 다양한 카페업계 특성상 커피빈의 잦은 가격인상이 소비자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커피빈은 10일부터 ‘아메리카노’와 ‘카페라떼’ 등 음료 50종 가격을 100~300원 인상한다. 판매 최상위 메뉴인 아메리카노는 스몰(S) 기준 기존 4900원에서 100원 오른 5000원, 카페라떼(S)는 5400원에서 5600원으로 인상된다. 

커피빈은 온·오프라인 공지를 통해 “(커피) 원두와 우유를 비롯한 각종 원·부자재의 지속되는 물가 급등으로 부득이하게 일부 메뉴 가격을 추가 인상하게 됐다”고 밝혔다.

커피빈의 가격인상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1월17일부터 ‘잉글리쉬 브렉퍼스트’ 등 10종의 티 음료 가격을 최대 20% 인상하며 6000원대로 조정했다. 이어 한 달도 채 안된 2월8일부터는 아메리카노와 카페라떼를 비롯한 커피류 가격을 100원씩 올렸다. 

특히 아메리카노는 이번을 포함한 두 차례 가격인상으로 한 잔에 5000원이 되면서 유사 용량의 스타벅스(톨·4500원)와 투썸플레이스(레귤러·4500원), 할리스(레귤러·4500원) 등 주요 경쟁 브랜드보다 500원을 더 내야한다. 

커피빈은 그간 무료였던 ‘디카페인’ 원두 옵션도 지난해 11월부터 유료(300원 추가) 전환했다. 디카페인 아메리카노와 카페라떼는 각각 5300원, 5900원을 지불해야 한다. 

올 들어 스타벅스를 시작으로 대형 카페 브랜드들의 가격인상은 줄이었다. 스타벅스는 약 7년 만에, 투썸과 할리스는 각각 10년과 8년 만에 가격을 조정했다. 커피빈의 경우 2018년 이후 4년여만으로 가격인상 주기는 상대적으로 짧다. 

커피빈은 온·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이달 10일부터 음료 메뉴 50종을 대상으로 최대 300원 인상한다는 공지를 했다. [사진=박성은 기자]
커피빈은 온·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이달 10일부터 음료 메뉴 50종을 대상으로 최대 300원 인상한다는 공지를 했다. [사진=박성은 기자]

카페업계에서는 커피빈의 잦은 가격인상이 코로나19 이후 역성장 영향 때문으로 봤다. 실제 커피빈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매출 1650억원에서 지난해 1359억원으로 21.4% 줄었다. 코로나 2년간(2020~2021년) 260억원의 영업 손실을 냈다. 매장 수(전 매장 직영)는 코로나 이전인 2019년 291개에서 지난해 말 256개로 쪼그라들었다. 국내 진출 시기와 운영방식이 유사한 스타벅스가 지난해 매출 2조원 첫 돌파와 영업이익 2400억여원을 낸 것과 대비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원래 타사보다 커피 가격대가 높았는데 잦은 가격인상이 소비자에게 부담을 전가하는 것으로 보여 브랜드 이미지 악화와 충성고객 이탈이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커피빈의 잦은 가격인상에 불만을 가진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한 소비자는 “(인상 전에도) 커피빈 아메리카노 가격이 비싸다고 생각했는데 이젠 정말 못 사먹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소비자는 “3개월 만에 가격인상은 좀 그렇다. 커피빈을 멀리할 것 같다”고 볼멘소리를 냈다.

커피빈은 최상의 품질을 갖춘 음료 서비스를 지속하기 위한 부득이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커피빈 관계자는 “향후 메뉴 교환권 등 온라인 마케팅으로 소비자 혜택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parkse@shinailbo.co.kr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