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스캔들⑥] 대장동 땅값, 개발 계획 이후 7년간 32%↑
[대장동스캔들⑥] 대장동 땅값, 개발 계획 이후 7년간 32%↑
  • 남정호 기자
  • 승인 2021.10.13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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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경기 호황'으로 지가 급등…민간사업자 배당 증가
성남시 내 개발지역 판교동·창곡동도 비슷한 오름폭 보여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일대. (사진=신아일보DB)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일대. (사진=신아일보DB)

대장동스캔들이 대선판을 뒤흔든다. 여권 대선 주자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발목을 잡는가 싶던 스캔들은 시간이 갈수록 가지를 뻗쳐 야권, 법조계까지 들쑤신다. 대장동 사업은 지자체 주도 개발의 모범사례인가? 권력과 돈이 함께 빚어낸 종합비리세트인가? 신아일보가 논란의 중심으로 들어가 흩어진 퍼즐 조각을 맞춰 본다. <편집자 주>

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 배당 수익이 애초 성남시 예상보다 많이 늘어난 원인으로 급격한 지가 상승이 언급된다. 대장동 땅값은 개발 계획 이후 약 7년간 32% 상승했다. 사업 진행 과정에서 찾아온 부동산 호황이 지가 급등을 불러왔고, 민간사업자 수익도 크게 늘렸다. 같은 기간 성남시 내 다른 개발지역인 판교동과 창곡동도 대장동과 비슷한 지가 오름폭을 보였다.

13일 한국부동산원 지가지수 통계에 따르면, 성남 판교대장 도시개발사업(이하 대장동 개발사업)이 진행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땅값은 개발사업 계획 시기인 2015년 1월부터 올해 8월까지 약 7년간 32.32% 올랐다. 

이는 같은 기간 경기도(25.26%)와 성남시(28.35%), 분당구(25.66%) 땅값 상승률을 웃도는 수치다. 

연도별로 대장동 땅값은 사업자 선정과 계약을 마친 2015년에 전년 대비 0.20% 상승했다. 이후 개발사업 실시계획인가가 고시된 2016년과 단지 조성 공사가 시작된 2017년에는 각각 2.57%와 3.58% 올랐다. 제1공단 부지 토지소유권을 100% 확보하는 등 사업이 탄력을 받던 2018년에는 9.73% 급등했고, 분양이 본격화한 이후 △2019년 6.98% △2020년 3.58% △올해 1~8월 2.22% 올랐다.

개발 추진 이후 대장동 땅값은 이미 개발을 마친 '성남시 분당구 판교동'이나 위례신도시 개발이 진행 중이던 '성남시 수정구 창곡동'과 비슷한 수준으로 올랐다. 판교동 땅값은 2014년 말부터 올해 8월까지 35.42% 뛰었고, 창곡동도 35.13% 올랐다. 두 지역 모두 2018년에 땅값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지난 2015년부터 올해 8월까지 경기도와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땅값 상승률 추이. (자료=부동산원)
지난 2015년부터 올해 8월까지 경기도와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땅값 상승률 추이. (자료=부동산원)

전문가들은 분당과 판교 등 인근 지역 기반시설을 활용할 수 있는 대장동을 택지개발 측면에서 양호한 입지로 평가했다. 이런 상황에서 2018년 부동산 가격 상승 시점과 맞물리며 대장동 땅값이 급등한 것으로 분석했다.

서진형 경인여자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대한부동산학회장)는 "2018년 당시는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는 시점이었고, 대장동의 경우 주변 그린벨트가 택지로 개발되면 전체적으로 가격이 상승하는 효과 등이 반영돼 땅값이 그 시점에 많이 상승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사업이 본격화한 이후 부동산 경기 호황으로 크게 오른 땅값은 대장동 개발사업에 참여한 화천대유자산관리(이하 화천대유)와 천화동인 1~7호 등 민간사업자에 대한 수익 증대로 이어졌다. 성남시가 사업 초기에 1800억원 규모로 예상했던 민간사업자 배당금은 4040억원으로 급증했다. 애초 성남시는 대장동 개발사업을 통해 환수할 개발이익 배당금을 1822억원으로 확정했기 때문에 사업 진행 과정에서 발생한 땅값 상승으로 인한 초과 이익은 화천대유와 천화동인 1~7호에 돌아갔다.

이와 관련해 부동산 전문가인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대장동만 가격이 오른 것이 아니라 서울을 비롯해 수도권 웬만한 곳이 다 올랐다"며 "'민간사업자들의 운이 좋았다'는 얘기도 아예 틀린 말은 아니라고 봐야겠다"고 말했다.

다만 송 대표는 "특정 소수만 이익을 누렸다는 것이 국민 공분을 사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south@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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