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스캔들④] 출자금 대비 1150배 수익과 '꼬리 무는 의혹'
[대장동스캔들④] 출자금 대비 1150배 수익과 '꼬리 무는 의혹'
  • 남정호 기자
  • 승인 2021.10.05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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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대유·천화동인, 총 3억5000만원 출자해 '총 4040억원 배당'
수익 정당성 논란부터 각종 특혜설에 언론·법조·정치인 도마 위
화천대유 본사가 있는 성남시 분당구의 한 빌딩. (사진=신아일보DB)
화천대유 본사가 있는 성남시 분당구의 한 빌딩. (사진=신아일보DB)

대장동스캔들이 대선판을 뒤흔든다. 여권 유력 대선 주자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발목을 잡는가 싶던 스캔들은 시간이 갈수록 가지를 뻗쳐 야권, 법조계까지 들쑤신다. 대장동 사업은 지자체 주도 개발의 모범사례인가? 권력과 돈이 함께 빚어낸 종합비리세트인가? 신아일보가 논란의 중심으로 들어가 흩어진 퍼즐 조각을 맞춰 본다. <편집자 주>

대장동 개발사업에 5개 금융기관과 함께 민간사업자로 참여한 화천대유와 천화동인 1~7호는 이 사업으로 총 4040억원을 배당받았다. 모두 합해 7% 지분, 출자금 3억5000만원으로 1150배 넘는 수익을 낸 화천대유와 천화동인에 대한 정당성 논란과 함께, 언론·법조·정치인을 둘러싼 각종 특혜 의혹이 꼬리를 문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언론 보도 등에 따르면, 성남 판교대장 도시개발사업(이하 대장동 개발사업)에 참여한 민간사업자는 5개 금융기관과 자산관리회사(AMC)인 '화천대유자산관리(이하 화천대유)', SK증권을 통해 특정금전신탁 방식으로 참여한 '천화동인 1~7호'다. 

대장동 개발사업에 지분 '1%-1'주를 가진 화천대유와 6%를 가진 천화동인 1~7호는 출자금 3억4995만원으로 4040억원 배당 수익을 올렸다. 출자금 대비 1154배에 달하는 수익이다.

대장동 개발사업 PFV인 '성남의뜰' 출자 현황. (자료=경기연구원)
대장동 개발사업 PFV인 '성남의뜰' 출자 현황. (자료=경기연구원)

화천대유는 지난 2015년 2월6일 설립됐으며,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의 자산관리, 운용, 처분사무 및 일반사무에 대한 업무 수탁업 등을 영위하고 있다. 자본금은 3억1000만원이며, 법조 기자 출신 김만배 씨가 지분 100%를 소유했다.

대장동 사업에 참여한 천화동인 1~7호는 화천대유와 연관 있다. 천화동인 1호는 화천대유가 지분 100%를 가진 종속기업이다. 2~3호는 각각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 씨의 부인과 누나가 대주주인 것으로 알려졌다. 4~6호는 각각 남욱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 조현성 변호사, 7호는 김 씨의 후배인 전직 기자 배모 씨인 것으로 전해진다.

화천대유와 천화동인은 주역 64괘에 속한 괘로, 화천대유는 '하늘의 도움으로 천하를 얻는다', 천화동인은 '마음먹은 일을 성취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와 관련해 이성문 화천대유 대표는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동양철학을 전공한 김 씨가 주역에도 관심이 많아 이렇게 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화천대유는 법조계와 정치권의 여러 인물과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박근혜 국정농단 사건에서 특별검사를 맡았던 박영수 전 특검과 권순일 전 대법관, 김수남 전 검찰총장, 강찬우 전 수원지검장, 이경재 변호사 등이 화천대유 법률고문을 맡았고, 국민의힘의 전신인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였던 원유철 전 의원도 이 회사 고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씨. (사진=연합뉴스)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 씨. (사진=연합뉴스)

특히 박영수 전 특검의 딸은 화천대유에서 근무했으며, 회사가 보유한 대장동 아파트를 분양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만배 씨가 박 전 특검의 인척인 분양대행사 대표에게 100억원을 건넸다는 보도도 나왔다.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의 아들도 화천대유에서 근무했고, 퇴직금 50억원을 받은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었다.

주요 대선주자들의 이름도 거론된다. 대장동 개발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재명 경기지사는 천화동인 1호 대표인 이한성 씨가 이 지사의 측근으로 알려진 이화영 전 의원의 보좌관 출신인 것으로 알려지며 측근 연루설이 제기됐다.

해당 논란에 대해 이 지사는 "알지도 못하는 보좌관을 어떻게 저한테 엮느냐"며 "차라리 같은 국적이다. 같은 이씨다. 이렇게 엮는 게 훨씬 나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에 대해서는 2019년 부친의 주택을 김만배 씨의 누나가 구입한 사실이 알려지며 뇌물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윤 전 총장 측은 해당 의혹을 제기한 인터넷매체 취재진을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 혐의로 형사 고발했다.

대장동 개발 사업 관련 의혹을 풀 중심인물로는 대장동 사업 관련 실무 책임자로 알려진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거론된다. 유 전 본부장은 지난 3일 뇌물 수수와 배임 혐의로 구속된 상태다. 

south@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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